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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통합 아닌 온건개혁세력 결집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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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양당 통합 아닌 온건개혁세력 결집이 목표"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11/21] 민주당 원내대표 이낙연 의원

최근 열린 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여부가 정가의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 뿌리에서 갈라진 정당이니만큼, 어쩌면 재통합이 쉬울 것도 같지만 사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통합에 대한 찬성만큼이나, 반대의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과연 두 당이 앞으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려있는데요. 그런데, 바로 어제 열린 우리당과 민주당의 호남출신 의원 7명이…시내 모처에 모여 통합론등에 대해서, 기탄 없는 대화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나아가 오는 26일에는 두 당에서 4~5명의 의원들이 모여, 1박 2일동안 통합론 등 정계개편에 대해 끝장토론을 가질 예정이라는 언론 보도도 있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어제 모임에 참석했고, 민주당 원내 대표로 활동중인 이낙연 의원을 통해서, 열린 우리당과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통합론, 과연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가 알아보려고 합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민주당 원내대표 이낙연 의원입니다.

이낙연 의원은 광주 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동아일보> 기자 출신의 현재 2선 국회의원입니다..
특히 이의원은, 기자 출신답게 르포 국감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국감 때마다 정책 자료집을 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요.

올해 국감에서는 현장르포인 '2개월 현장취재, 수도권 임대주택 실태보고'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고, 지난해에는 "고속철도 개선 현장보고", 지난 16대 국회에서는, "원자력 발전소 실태 보고서" 등을 내놓아, 발로 뛰는 국정감사란 무엇인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민주당 원내대표이며, 국회 건설 교통위 소속입니다.

박인규 : 안녕하십니까?

이낙연 의원 : 네. 안녕하세요?

박인규 : 어제 정확하게는…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고등학교 동창 모임이셨죠?

이낙연 의원 : 네. 광주 서중이나 일고를 나온 국회의원이 14명인데요. 그 중에서 7명이 어제 참석했습니다.

박인규 : 그런데 때가 때인지라…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호남 출신들 의원들이 모였다…하다 보니까…여러 가지 추측도 많았고요. 혹시 통합론에 대해서 깊이 있는 얘기가 오갔던 건 아니냐…라는 보도가 났는데…실제로 어떤 말씀들을 하셨습니까?

이낙연 의원 : 네. 우선은 어제 있었던 모임은 석 달에 한 번씩 있는 정기적인 모임입니다. 고참 순으로 밥을 사는데…어제는 마침 제가 밥을 사는 차례이어서요. 돈도 없고 해서…아주 싼 집에서 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양당 통합얘기는 별로 안 나왔고요. 그래서 양당통합을 훨씬 뛰어 넘는…정계의 지형을 바꿔서라도 민주개혁세력의 대 결집이 필요하지 않겠냐는…원칙론적인 얘기는 오갔습니다.

박인규 : 민주개혁세력의 대결집은 필요하다? 라는 말씀은 하신 거군요. 구체적으로 열린 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에 관련된 얘기는 없었다?

이낙연 의원 : 양당 통합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사람은…거의 없었습니다. 양당통합은 어렵다는 것을 서로가 알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결의로써 열린 우리당과의 통합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천명했기 때문에…안 되는 것이고요. 또 열린 우리당 내부도 마찬가지…사정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참석자들은…"현재 우리가 이대로 가다가는…역사의 죄인이 될지도 모르겠다…"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필요하다 하면은…한나라당에서라도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이 모여서…민주개혁세력으로 새로 나왔으면 좋겠다는…등의 얘기가 나왔었습니다.

박인규 : 양당 통합이 어렵다는 말씀을 더 본격적으로 여쭤보기 전에…일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어제 모임에 이어서…26일날 양당에서 4~5명의 의원들이 모여서…양당 통합에 관한 1박 2일 동안의 끝장토론을 할 예정이다…라고 보도가 됐는데…그것은 사실과 다릅니까?

이낙연 의원 : 그것은, 제가 참석자가 아니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양쪽 합쳐서 4~5명 정도가 낮에는 골프를 함께 하고, 저녁에는 맥주 한 잔을 하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1박 2일은 안 할 것이고요. 끝장 토론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 문제가 토론을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또 토론이 없어서 안 되는 문제도 아니거든요. 그 뿐 아니라 비슷한 고향 사람들끼리…자기들끼리 토론을 한들 뭐하고, 안 한들 뭐합니까? 그래서 약간은 재미있게…누군가 재미있게 말을 해서…그런 보도가 나온 것이 아닌가…싶습니다. 약간은 과장된 거 같습니다.

박인규 : 그러니까…26일 모임에는 이낙연 의원은 가시지 않고…염동연의원…?

이낙연 의원 : 네. 열린우리당에서 염동연, 주승용의원, 그리고 민주당에서는 신중식, 최인기위원, 이정일 의원 이렇게들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골프 모임이다?

이낙연 의원 : 낮에는 골프 하시고, 저녁에는 술 한잔 하시는 것으로…

박인규 : 큰 의미는 둘 수 없다?

이낙연 의원 : 네.

박인규 : 지금 말씀하시는 중에요. 양당통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온건개혁세력의 정치개편이 중요하다? 라고 말씀하시는데…그 부분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실 수 있습니까?

이낙연 의원 : 우선은 작년부터 금년 사이에 재보궐 선거가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수도권의 경우는…민주개혁세력의 분열로 인해서…한나라당에게 어부지리를 주는 그런 결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이런 일이…차기 대통령 선거, 그 전에 지방선거까지 계속 되어서…한나라당에게 정권을 넘겨주는 일이 생기면, 이것은 이 시기에 정치를 하는 민주개혁세력을 자처하는 사람들…저희 같은 사람들이…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되지 않겠나…그런 생각들을 어제 같이 했었습니다. 그래서 양당의 통합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양당만의 통합여부가 아니라…현재의 정치 지형을 전제로 한 얘기가 아니라…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다시 뭉치는 정계개편…그것을 통한 민주개혁세력의 대 결집이 더 바람직하고, 더 올바른 방향이 아닌가…대체로 그런 얘기들이었습니다.

박인규 : 정치지형의 근본적 재편이 필요하다? 이런 말씀이신데요…미리 말씀하신 것 중에서…다음 번 대선에서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넘겨주는 것은 민주개혁세력에서는 문제가 있는…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라고 말씀 하셨는데…최근에 여론조사를 보면, 이전까지는 한나라당이 37%, 예전에 이회창 후보가 확보했던 그 선을 넘기기가 어렵다 라는 것이 믿음처럼 되어 있었는데…최근에 한국 사회조사연구소에서 조사한 것에 따르면, 11월 15일 한 겁니다. 그런데 40%대가 되었거든요? 물론 95% 신뢰범위에 오차범위는 ±3.7%인데…40%가 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이 전에는 한나라당이 싫었는데…지금은 좋다" 라는 이른바 유입층이…29.5%...거의 폭발적인 인기를 지금 누리고 있는데…이 한나라당의 지지율 40%대를…어떻게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고 보십니까?

이낙연 의원 : 네. 양쪽이 있겠죠? 하나는 청계천 복원같은…한나라당의 업적, 잘 한 일 때문에 지지도가 오른 것도 있을 것이고…또 하나는 현 정부의 실책 때문에…한나라당이 반사 이익을 얻는…그런 면도 있을 겁니다. 지난번 재보선 직후에 어떤 여론조사를 보면…"당신은 왜 한나라당을 찍었습니까?" 라는 질문에 대해서 약 70% 가량이…"현 정부가 너무 못해서 그렇다…" 이런 응답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양쪽 다인데…한나라당이 잘해서 지지도를 많이 얻는 것은…이거야말로 박수 칠 일이지요. 그러나 현 정부가 잘못해서…한나라당의 지지도가 올라간다 하면…비록 헤어졌지만…대단히 참 착잡하고요. 조금 원망스럽고…그렇습니다.

박인규 : 지금까지 민주당의 행보를 보면서…일반의 어떤 인식은, 어쨌든 민주당이 현재 11명…의원11명이…어떻게 보면, 작은 정당인데…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국민중심당과의 연대모색에 대한 관측이 있었고, 상당한 국민적 지지를 누리고 있는…고건 전 총리와의 어떤 결합…그런 말씀도 있었는데…그런 부분에 대해서 민주당에서는 어떻게 보고 계시는 겁니까?

이낙연 의원 : 네. 저희들로서야 문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당장 가시적인 연대가 취해지거나, 협력관계를 공개적으로 구축을 한다거나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봅니다. 국민중심당과의 협력문제는…온건개혁세력,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으로 가는…하나의 징검다리의 의미를 지닐 것으로 봅니다. 그것 자체가 저희들의 최종 목표이기는 어렵고요. 고건 전 총리와는 아직 구체적인 논의를 해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공통된 점이 매우 많지요? 온건개혁세력의 결집이 있어야만…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저희 민주당도 고건 전 총리도…비슷하지 않느냐…하는…그런 점에서는 앞으로 함께 하지는 않더라도 그런 공통된 전략의 모색, 이런 것은 필요하지 않나…생각합니다.

박인규 : 현재 많은 사람들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는데요. 그것이 안 되는 이유는 뭡니까?

이낙연 의원 : 우선, 민주당은 전당대회의 결의로써…열린 우리당과의 통합은 안 된다고 되어 있고요. 그리고 엊그제에 의원 간담회에서는 노무현대통령의 탈당을 포함한…여권의 정비, 그리고 열린 우리당의 정책적 노선의 정리…이 두가지를 요구한 바가 있습니다. 이 두가지 모두 열린우리당으로서 받아 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많겠지만, 그것에 대해서 거부감을 가지시는 분들도 꽤 있으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것 또한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정리해야 …문제이기 때문에…쉽지는 않을 것이다…흔히 하는 말처럼…부부가 이혼하기도 어렵지만요. 이혼한 부부가 재결합하기는 이혼보다 더 어려운 것입니다.

박인규 : 그렇죠. 그렇다면 말씀대로라면…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탈당하신다면, 재통합은 가능한 겁니까?

이낙연 의원 : 그 얘기를 한 것은…전제 조건으로서 얘기를 했다기 보다는…일종의 전망입니다. 그렇게 되어야…정계재편이 좀 더 원활하게 되지 않겠냐는…얘기죠. 현재의 정치지형을 만드신 분이 노무현대통령이신데…그 분이 그대로 계신 한…이 정치지형이 유동적으로 변하기는 어렵지 않겠나…그런 전망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박인규 : 지금까지 말씀 하신 것을 들어보면, 단순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을 넘어서 온건개혁세력의 결집이라는 좀 더 근본적인 정계재편이 필요하다 라는 말씀이신데…그런 정치재편이 일어나기 위한 조건이나 시기 같은 것은 대략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이낙연 의원 : 우선은 내년 초로 대통령 스스로 말씀하셨지만…노무현대통령께서 내년 초에 진로를 밝히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그 내용에 따라서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봅니다. 정계개편을 하라는 말씀이야 안 하시겠지만…어떤 식으로든 대통령의 입장을 밝히시면…그것에 따라서 정치권 전반이 반응을 하게 될 것이고, 열린 우리당도 또한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생각합니다.

박인규 : 그것은 말하자면, 열린우리당 내부의 어떤 자체 정비라고 할까? 그것을 기다리신다는 말씀이신가요?

이낙연 의원 : 그렇습니다. 우선은 가장 규모가 큰 쪽이…덩치가 큰 쪽이 열린우리당이니까…그 쪽의 변화가 선행되는 것이…다음 일에 더 편하겠죠?

박인규 :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겠지만…특히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 수는 없겠지만…지금 예를 들면…1월 달에 노무현대통령이 어떤 복안을 내 놓을 거라고 예상하십니까?

이낙연 의원 : 예측하기 어렵습니다만, 노태우대통령 이래…역대 대통령 모두 재임 중에 탈당을 했습니다. 그것의 명분은 초당적 국정운영이라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여당 부의 힘의 관계에서 현직 대통령이 밀리는…그런 결과로 탈당을 했었죠. 그것이 5년 단임제의 숙명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이번이라고 예외가 될 것인지는…저는 자신이 없고요. 또 어쩌면 노무현대통령에게는 전임 대통령보다 더 빨리 오고 있지 않은가...하는 느낌도 듭니다.

박인규 : 탈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신다?

이낙연 의원 : 네.

박인규 : 사실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탈당논의는 지난 8일에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 했을 때…"전통적인 지지세력이 뭉쳐야 한다…" 이런 말씀을 하시면서…무엇인가 통합론에 힘을 실었다…라는 관측이 나왔고, 약 일주일뒤에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창당의 초심으로 돌아가자…" 이런 얘기를 하셨거든요. 어떻게 보면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의 차이가 상당히 있고,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춰지기도 하는데…그 배경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이낙연 의원 : 우선 김대중 전 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권력을 넘겨 주었다는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권력을 넘기시고, 또 그 권력을 받으신…그런 관계입니다만…두 분은 세대가 다르시고, 정치적인 성숙 과정이 다르지요. 바로 그런 차이의 반응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김대중 전 통령은 역시 전통적인 지지계층을 유지하면서…끈임없이 그 위에 하나씩을 얹어가는 방식을 선택했고, 노무현 통령은 큰 이벤트나 큰 결단으로 지지층을 한꺼번에 많이 얻는…그런 방식으로 지금까지 정치를 해 오셨으니까요. 아마도 그런 의식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싶습니다만, 공교롭게도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현재의 곤경, 즉 지지율 하락과 연이은 재보선 참패, 이 곤경을 어떻게 벗어날 것이냐…의 해법과 관련해서 한쪽에서는 전통적인 지지층을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고, 또 한쪽에서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데…전, 현직 대통령이 한쪽씩의 입장에 손을 들어 준 것 같은…형국이 됐어요

박인규 : 그렇다면, 예를 들면 지난 16일날 민주당 지도부가 김대중 전 통령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도청건과 관련해서 임동원 신건 전 정원장을 굳이 구속을 할 필요가 있느냐…하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셨는데…이런 제 역시 현 정권이 전 정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한다? ..그런 것으로 보고 계신건가요?

이낙연 의원 :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차별화라는 것은, 권력의 본능 같은 것이 아닌가…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권력처럼 나누기 어려운 것은 없을 겁니다. 늘 독점하고자 하는 욕망이 일어나는 대상이 권력인데…전 정권이 아무리 훌륭했다고 하더라도, 전 정권과 무언가 나눠 갖는다는 것은 권력의 속성과는 안 맞죠. 차별화라는 것은 권력의 본능이라고 봐야 할 것이고요. 게다가 노무현대통령은 기존의 질서에 대한 문제의식이 굉장히 강한 분이시고, 그 질서를 바꾸려는, 깨뜨리려는, 또는 바로 잡으려는…그런 의지랄까? 욕심이 매우 강하신 분이기 때문에…이런 것들은 거의 예상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그런.. 정권 하에서의 차별화의 문제도 있지만…어제 당시 국정원 전 장 이수일씨가 자살인 것으로 추정되는…것으로 밝혀졌고, 또 그 동안의 조사를 보면…김대중 정부시절에 1800명을 대상으로 도청을 했다는...얘기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이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할지…그 당시 집권당에 계셨던 분으로서 이 부분에 대한 나름대로의 석명이랄까? 정리가 필요한 게 아닙니까?

이낙연 의원 : 네. 진실이 밝혀지면,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도 입장을 밝히시리라 봅니다. 현재는 조사가 진행 중에 있고요. 더구나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전직 국정원장들의 관여는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확고하신 것 같습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입장이 나오기는 좀 어려워 보이고요. 저희 민주당으로서는 도청 자체는 잘못된 것이다…라고 보고 있고, 크게 실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감 표명도 했고…국민들 앞에 사과 같은 것도 했습니다만, 단지 국정원장 두 분을 동시에 구속한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닌가…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은 아닌가…예를 들면 두산 그룹 소유주들이라든가, 강정구 교수는 불구속 수사를 했으면서, 이번은 구속수사를 한 것은 형평이 과연 맞는 것인가? 또 도청의 원조라고 불리는 그 전전정권의 도청은 실효를 문제 삼아 전혀 조사를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김대중정권의 문제만 하는 것은…그 또한 형평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가…이렇게 형평성을 깨뜨려가면서까지 무리하게 구속하는 것은 혹시 다른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가…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만일 검찰 수사를 통해서 김대중 정권 당시 도청이 국정원장 차원에서 됐다는 것이 드러나면, 어떻게 김대중 전대통령께서도 사과를 하실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이낙연 의원 : 입장 표명을 하실 거라고 봅니다.

박인규 : 김대중 전대통령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에 정치권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전직 대통령이 현 정치에 너무 지나치게 영향을 발휘한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는데…어떻게 보십니까?

이낙연 의원 : 이 국정을 좋은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영향력이라고 하면…좋은 거겠죠...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은 지금도 부시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을 맹렬하게 비판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에 대해 나쁘다고 보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요?

박인규 : 네. 알겠습니다.

박인규 : 이 의원께서는 2002년 노무현대통령 당선자의 대변인으로 활동하시면서…상당히 대중적으로 알려지셨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말씀을 정말 잘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갈라진 과정이…참 고통스러웠지 않습니까? 굉장히 시간도 오래 걸렸고, 그 당시 이낙연 의원께서는 민주당을 선택을 하셨습니다. 일반적으로 호남 출신이니까…그런 말도 나올 수 있겠지만…꼭 그것만은 아니라고 보여지는데…민주당을 선택한 나름대로의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이낙연 의원 :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두 가지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아까도 사회자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저를 뽑아주신 유권자 중의 절대 다수가…저에게 민주당에게 그대로 있으라는…주문을 하셨습니다. 여론 조사를 했더니…85% 가 신당에 가지 말라…

박인규 : 지역구에서?

이낙연 의원 : 네. 그렇습니다. 두 번째…보다 근본적인 이유는요. 노무현대통령께서도 두세사람을 저에게 보내서…함께 하는 것이 어떠냐는 말씀도 주셨지만…제가 갈 수 없었던 것은…분열은 옳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옳지 않았다는 것이, 요즘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통합논의는 말하자면, 분당은 잘못됐다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습니까? 특히 정치인들 자기들끼리 헤어지는 것은…자기들 자유니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방일선에 가보면은요…3~40년 같이 뛰었던 동지들이 서로 갈라져서, 서로를 의심하고, 반목하고, 질시하고 있거든요? 이 고통, 이 비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잘못된 것이지요?

박인규 : 지금까지 말씀하신 이낙연 의원의 시각으로 보자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열이 사실은 민주개혁세력의 분열인데…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보십니까?

이낙연 의원 : 그것은 따지면 한이 없지요. 어제 밤에도 참석자 일부가 그런 말씀을 하시길래…"지나간 얘기는 하지 맙시다" 그랬습니다만, 양쪽 다 잘했다고는 보기 어렵죠. 그러나…그래도 어느 쪽이 좀 더 책임이 있느냐고…물으신다면, 그래도 노무현대통령께서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의지만 있었다면…그런 생각을 합니다. 말하자면 노무현대통령께서 분열을 막으려는 의지보다는…분열을 감수하려는 생각이 더 크지 않았나…그 이후에도 그런 말씀들을 하셨죠? 호남당이 싫어서 창당을 했다든가, 민주당을 탈당하는 의원들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는…등의 야박한 말씀들을 많이 하셨는데…그런 것으로 미루어 보면, 대통령께서 모종의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았나…생각합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다시 통합이 되기 위해서는 대통령께서 마음을 바꾸실 필요가 있겠네요?

이낙연 의원 : 어려운 얘기이겠죠? 그러나 현재의 생각, 위치를 갖고 계시는 한,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기 쉽겠죠?

박인규 : 또 한가지 궁금했던 것은, 노무현대통령.. 지난해 3월이죠? 탄핵이 가결되던 날…무엇인가 표수가 안 맞아서…야당에서 반대표가 나왔는데…그 한 명이 이낙연의원이 아니냐는…라는 추측이 많았거든요? 밝혀 주실 수 있으십니까?

이낙연 의원 : 비밀투표였으니까요. 비밀로 남겨 두는 것이 이치에 맞고, 좋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상당히 명석하시고, 말씀을 간결하게 하시는데…일부에서는 말이죠. 우리나라의 당 대변인 제도라는 것이 조금 비생산적이다? 너무 감정적인 언사가 많다? 이렇게 말하는데…어떻게 보십니까? 대변인 제도라는 것이 꼭 필요합니까?

이낙연 의원 : 우선은요, 제가 명석하다든가, 말을 잘한다든가 하는 말씀은 저에게 어울리지 않고요. 제가 굉장히 말을 천천히 하고, 어눌한 편입니다. 대변인이라고 하면은요, 흔히 현란하게 말하는 사람을 연상하기 쉬운데…그렇게 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중에 극소수는 자기 편이고, 극소수는 반대편입니다. 그런데 자기편이나 반대편을 너무 의식해서는 다수, 가운데에 있는…정치에 무관심한 다수의 국민들의 믿음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자기 편이나 반대편을 의식하지 말고, 정치에 무관심한 다수의 국민을 쳐다보고, 그 분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그 분들의 믿음을 얻고자 노력 한다면은, 대변인이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거에요. 대변인제 폐지 문제도 많이 나왔었습니다만, 어려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언론들이 대변인들을 필요로 하고, 정당이 대변인을 필요로 합니다. 양쪽의 수요가 있기 때문에 없애기는 어렵지 않겠는가…생각합니다.

박인규 : 정치부 기자를 오래 하시다가…정치인으로서 거의 6년 하셨기 때문에…잘 아실 거 같은데…정치보도에 대해서 쓴 소리는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으실 거 같은데요?

이낙연 의원 : (웃음) 토마스 오닐이라고 하는 분이 미국 하원의장을 오래도록 하셨던 분이 계셨었죠? 그 분의 회고록에 이런 대목이 나오더군요. 워싱턴에서 정치를 취재하는 수백명의 기자 중에 쓸만한 기자는 7~8명 정도 있는데…그 사람들마저도 물 위의 오리와 같은 존재이다. 물 속 깊이는 못 들어가고, 발로 수면 정도를 헤엄치는…그런 비유를 하는 것을 봤습니다만, 그 정도이기는 하겠습니다만, 역시 정책의 결정 과정이라든가…또는 어떤 정치적 현상의 내막이라든가…하는 것을 조금 더 취재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을 합니다.

박인규 : 심층적인 보도…그런 것들이 필요하다?

이낙연 의원 : 네.

박인규 : 지금 2선 국회의원이신데…당장 말씀하시기는…온건민주개혁세력의 결집이 필요하다 라는말씀도 하셨는데요. 앞으로 정치인으로서 좀 더 이루고자 하시는 것이 있다면…어떤 것이 있는지…부탁 드리겠습니다.

이낙연 의원 : 정치인으로서나, 인간으로서 썩 괜찮은 사람이었다…이렇게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면, 글쎄요…제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하면…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일, 한 두가지 정도는 해야…정치를 했다는 말을 할 수 있지 않을까…생각합니다. 지금으로서는 아까 말씀 드린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에 한 번 숙명을 바쳐 볼까…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좋아하면서도, 정치에 대한 냉소가 많은데…성실한 정치인으로서 정치를 새로운 차원으로 업그레이드 시켜 주시길 부탁 드리겠습니다.

이낙연 의원 : 네. 감사합니다.

박인규 : 감사합니다.

*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에서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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