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이수일)이 오는 12일 오후로 예정돼 있었던 서울집중 연가투쟁을 2주 뒤로 연기했다. 이수일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장교사들의 고난에 찬 결단에 대해 이젠 정부가 해답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위원장 "오는 25일까지 연기…정부의 성의 기다린다"**
이 위원장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 전교조 본부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현 사태를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해 깊은 고뇌 끝에 12일로 결정됐던 조합원 연가투쟁을 오는 25일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기간 동안 정부 당국의 올바른 해결 방안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연가투쟁과 관련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74.5% 참여에 71.7%의 찬성이 나왔다는 것은 교육부의 일방적인 교원평가 강행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입증한 것"이라며 "앞으로 전교조 위원장으로서 이번 투표에서 확인된 조합원의 뜻을 존중해 정부의 교원평가 일방 강행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이어 개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전교조와 국민들이 이간질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주장이 단지 교원평가를 받지 않기 위한 변명으로 치부되고 있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에게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연가투쟁을 연기했으며, 조합원들도 이에 동요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연가투쟁 시행 시기는 위원장의 권한이자 의무라고 본다"며 "만약 이 기간 동안 정부 당국의 입장표명이 없다면 25일에는 더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수도 있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이 위원장은 기자회견 직후 단식 삭발투쟁으로 인해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며 언론과의 개별인터뷰를 모두 사양한 채 전교조 본부 사무실을 나갔다.
***집행부도 11일 아침에야 인지, 내부 반발 일 듯**
이 위원장의 이번 결단은 11일 새벽 개표 종료 직후 측근 집행부와의 논의 끝에 전격적으로 내려졌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긴급 투쟁본부 회의를 소집했고, 이 자리에서 △대외적으로 여론이 불리하고 △수능시험을 앞둔 상황에서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집행부들을 설득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또 전국 16개 시·도지부장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일일이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따른 전교조 내부의 혼란은 지금 상황으로서는 누구도 가늠하기 힘든 실정이다. 한 집행간부는 "아침 긴급회의에서 이같은 입장을 전달받고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며 "위원장이 모든 내부 반발을 안고 가겠다고 했지만 여러 반발을 무릅쓰고 투표에 참여했던 조합원들이 과연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전교조 본부 상근자들도 이 위원장의 연가투쟁 연기 결정 소식에 한동안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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