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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규모는 3위, '뉴스' 속도는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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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규모는 3위, '뉴스' 속도는 꼴찌"

'출금' 김영미PD "외신들은 자이툰 기사 안 써줘"

"우리는 지금 세상에서 제일 느린 (이라크) 뉴스를 듣고 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외신들을 통해서인데, 외신들이 아르빌의 한국군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는지 기사를 쓰지 않아 답답한 노릇이다."

***외신 몇 줄이 자이툰 소식의 전부**

미국, 영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군인들을 이라크로 보낸 한국. 3000명이 넘는 우리의 아들형제들이 더위와 테러의 위협 속에 어떻게 살고 있는지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나. 자이툰 부대가 제공하는 영상, '해외 무슨무슨 통신이 보도했다'는 식의 기사에서 얻어내는 몇줄의 소식이 전부다.

분쟁지역 전문 프리랜서 PD인 김영미씨는 "미군이 2000명이나 죽어나가는 심각한 이라크 상황 한가운데 우리나라 병사들이 있지만 그들이 어찌 지내는지 또 그들을 둘러싼 정세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고 개탄했다.

2003년 이라크전 시작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이라크 현지 종군 취재를 감행했던 김영미PD는 10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 주최 토론회 '이라크 전쟁과 파병, 국민의 알권리'에서 발표자로 나와 "우리는 지금 세상에서 제일 느린 이라크 뉴스를 듣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외신들도 의아해하는 한국의 보도 통제**

김PD는 "한국은 이라크 파병 관련 보도통제를 각 언론사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AFP> 통신의 지난해 8월 4일자 기사를 소개하며 한국의 언론 통제 정책을 비판했다.

아랍 위성TV <알자지라>는 <AFP>의 이 기사를 인용해 "한국 정부는 군인들의 안전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라크에 파병하는 3000 병력 보도 금지를 언론사에 요구했다"며 "이러한 강력한 보도 통제는 미국 주도로 이라크전에 파병한 30여 개 국 가운데 한국만이 유일하다"고 비판했다고 김 PD는 전했다.

김PD는 "외신 기자들 사이에서 '한국의 언론인들은 이라크전에 관해 한국 정부가 엄청난 보도 통제로 이라크에 대해서는 절대로 보도할 수 없는 나라'로 낙인찍혀 버렸다"고 전했다.

***NHK "일본인의 눈으로 이라크 정보 수집 목적"**

김 PD는 이라크 현지 보도에 대한 각국의 상황을 소개하며 우리 정부의 언론 통제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증명했다. 그 중 프랑스의 사례는 우리나라의 보도 통제가 왜 잘못됐는지를 잘 보여준다.

프랑스는 지난해 대통령까지 나서서 언론인의 이라크의 입국을 막았다. 그러자 프랑스 언론인들은 즉각 "우리가 희생당하는 경우가 있더라고 반드시 프랑스인의 뉴스를 전해야 하며 이는 언론의 존재 이유"라는 성명을 냈다. 이에 외무장관이 "이라크의 정보를 위해서 그들(언론인)의 취재활동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안전에 각별히 각 언론사들은 신경을 쓰길 바란다"라는 기자 회견을 함으로써 이라크 취재를 지금까지 원활하게 하고 있다.

그 후 여기자 한 명이 납치돼 프랑스 전역을 가슴 졸이게 하는 사건이 벌어졌어도 취재진의 철수는 고려되지 않았다. 더 많은 프랑스 취재진들이 몰려와서 그 여기자가 무사히 구출되는 과정을 오히려 생생하게 중계했다.

일본의 국영 방송사인 <NHK>도 정부의 취재 철수 권유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정보를 일본인의 시각으로 수집하기 위해' 특파원 두 명을 두고 있다. 이탈리아, 터키, 미국도 마찬가지고 통신사만도 20여 개 회사가 있다.

***"전쟁 당사자인 미국도 많은 취재진 파견했다"**

김PD는 이들 나라들이 이라크에 대한 자국 언론의 취재를 막지 못하는 것은 취재진이 알아내는 정보에 대한 의존도가 크고, 어느 나라건 강제적으로 취재진을 철수시킬 법규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사람들은 외국인들에 대한 경계가 심하지만 저널리스트들에게는 경계를 풀고 많은 정보를 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PD는 올 1월 말 이라크 재입국을 시도했다. 일본, 프랑스 기자들과 같이 요르단 암만 주재 이라크 대사관에 비자를 신청했다. 그러나 모든 기자들이 비자를 받았지만 이라크 정부는 한국 정부의 강력한 요청으로 그에게 비자를 내주지 않았다. 그 후 쿠웨이트와 터키를 통해서 입국을 시도했지만 마찬가지였다. 그러다가 결국 한국 외교관들의 손에 이끌려 그 지역을 나와야 했고 귀국 후 출국정지를 받았다.

그는 "우리 정부는 안전상의 이유로 한국 취재진의 이라크 취재를 불허했지만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인 미국의 취재진들이 이라크에는 더 많다"며 한국 정부의 과도한 보도 통제를 비난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사건들이 알려져서 결코 좋을 것이 없겠지만 국민의 입장에서는 당연하게 알아야 하는 '알 권리'에 속한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막는 것은 역사의 흐름을 막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 취재진이 있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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