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NHK 기자 '연쇄방화' 혐의로 체포

NHK 수뇌부는 '월급 반납'으로 사죄 뜻

일본에서 지난 4-5월 벌어진 11건의 연쇄방화 사건이 공영방송 <NHK>의 한 기자가 저지른 것으로 밝혀져 일본 열도가 충격에 휩싸였다.

일본 경찰은 5일 오사카(大阪)부 기시와다(岸和田)시의 주택 신축현장에서 불을 지르려 한 혐의로 NHK 오쓰(大津)방송국의 기자인 가사마쓰 히로후미(笠松裕史.24.휴직중)를 붙잡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괴로움이 있어 범행" 인정**

가사마쓰 용의자는 지난 6월 5일 오전 1시경 기시와다의 집 근처에서 신축중인 목조 2층 건물 주택의 현관에 있는 종이 상자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다 잠복중인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가사마쓰 용의자는 "여러가지 괴로운 일이 있어 범행을 했다"고 혐의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범행 이유에 대해 "일이 싫어졌다"고 말했다.

가사마쓰의 직장 동료 등은 그가 범행 전 회사 상사 등에게 일 외에도 "개인적인 괴로움이 있다" "밤에 잠을 잘 수 없다" "교제 상대와 잘 되지 않는다" 등의 고충을 토로했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4-5월 오쓰 시내에서 발생한 11건의 연쇄방화도 자신이 저질렀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쇄방화는 가사마쓰 기자가 사는 아파트 근처 250ｍ 이내에서 주로 주말에 발생했다.

가사마쓰 용의자는 지난해 4월 NHK에 입사한 이래 경찰서 취재를 담당했으며 지난 4월께부터는 몸이 아프다며 일주일에 이틀 정도만 출근했고 현재는 휴직중이다.

***'엎친데 덮친' NHK**

NHK는 직원들의 잇단 비리로 시청료 거부 사태가 이어지자 각종 대책을 강구해 왔는데 소속 기자의 방화사건까지 터져나오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NHK는 5일 저녁 7시 뉴스에서 이번 사건을 보도하고, "보도에 종사하는 사람이 이런 범죄로 붙잡힌 것은 극히 유감이며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하시모토 겐이치(橋本元一) 회장의 사과문을 내보냈다.

NHK의 수뇌부는 또 사죄의 뜻에서 석달치 급여의 일부를 반납하기로 했다. 하시모토 회장은 6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이달부터 석달간 자신의 급여 30%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부회장과 방송총국장, 방송부총국장도 각각 10%를 반납하기로 했다.

NHK는 가사마쓰 용의자가 붙잡힌 5일부터 6일 오후 6시까지 전화를 통해 총 523건의 시청자 불만이 쇄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