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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反 APEC' 수업자료에 한나라당 '총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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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反 APEC' 수업자료에 한나라당 '총공세'

'조용하면 안 되는' 한나라당의 '국민 관심끌기용'?

전국교직원노조 부산지부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바로 알린다는 목적으로 제작한 교육자료 중 APEC에 반대하는 논리를 담은 동영상의 내용을 놓고 정치권이 논란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 "전교조의 편향된 교육이 위험수위 넘어" **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은 1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전교조의 편향된 교육은 이미 심각한 수준으로 위험선을 넘어섰다"고 전교조를 비난했다.

김 의원은 전날 사회교육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전교조 부산지부가 APEC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내용의 수업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하고 학습안을 배포했는데 그 중 긍정적인 효과를 설명한 자료는 단 1쪽에 불과하고 부정적 측면을 강조한 자료는 무려 30쪽에 이른다"며 동영상의 일부를 본회의장에서 직접 공개한 바 있다.

전교조 부산지부가 수업자료로 제작한 20여 분 분량의 이 동영상에는 조지부시 미국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얼굴을 한 출연자들이 '퍽(Fuck)', '새끼', '조져' 등 비속어를 사용하며 "테러하는 새끼들 다 때려잡아야 해", "촛불 든 새끼들 퍼킹(fucking) 테러리스트 아니야" 등 막말을 일삼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 아이를 가진 학부모의 입장에서 그 동영상을 볼 필요가 있다"며 2일 의원총회를 열어 우선 동영상을 함께 '관람'한 후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교육부총리에게 강력하게 현장확인을 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놓고 정책청문회 등을 통해 강력하게 책임을 추궁하자"고 말해, 진상조사를 위한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 개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전교조 "동영상은 수업의 일부, 반대수업이 나쁜 건 아니다" **

그러나 전교조 부산지부 강병용 정책실장은 "동영상은 'APEC 바로알기' 수업 자료의 일부일 뿐"이라며 '교육의 중립성을 침해했다'는 한나라당 측 주장을 반박했다.

전교조측이 마련한 수업계획에 따르면 APEC에 대한 수업은 학생들이 사전지식을 나누는 것으로 시작된 뒤 APEC을 홍보하는 부산시 측의 자료와 반대 입장을 담은 동영상을 같이 보여주며 찬반입장의 요점을 함께 정리하도록 진행된다.

강 실장은 동영상에 '비속어가 많아 교육에 적절치 않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막연한 얘기를 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풀어가다 보니 패러디가 사용됐다"며 "교사가 학생 수준에 맞춰 소화할 수 있는 내용만 재량껏 사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동영상의 내용이 심하다면 주변 얘기를 참조해 뺄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정치권에서는 APEC 반대 수업 자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아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박스 시작>

***눈길 뺏긴 한나라당 "세게, 더 세게" **

전교조의 동영상 수업자료는 반미, 반세계화 논리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마뜩치 않게 여길 수 있는 점들이 포착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립학교법 개정 등을 두고 전교조와 한나라당이 여러 번 대척점에 섰던 예를 봐도, 또 작년 국정감사 당시 불거진 '친북 교과서' 논란을 떠올려 봐도 한나라당이 교육문제에 이토록 조속하고 강경하게 대응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이런 '의외의' 반응에 대한 설명은 "정당은 정치 화제의 중심에 서야 하고 한나라당은 국민의 관심을 끄는 정당이 돼야 한다"는 강재섭 원내대표의 이날 회의 일성에서 찾을 수 있다.

10.26 재선거 완승의 기쁨은 잠시, 열린우리당과 청와대의 갈등이 불거지고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계파 갈등이 재연되면서 온통 언론과 여론의 이목이 열린우리당으로 향하게 되자 오히려 한나라당은 '잊혀지지 않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강 대표는 "그런 점에서 김기현 의원이 APEC과 관련한 자료를 제시해 관심을 끌어온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재선거의 완승이 '손해'를 낳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은 지도부의 것만이 아니다. 소장파 모임인 수요모임 대표 박형준 의원은 이날 개인 칼럼을 통해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는 승전보를 울리기도 전에 여당의 정치적 역동성에 조연을 맡아야 할지도 모르는 달갑지 않은 상황을 맞았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도 상대 당이 정치적으로 꿈틀거릴 때 관망자의 편에 설 것이 아니라, 고도의 긴장감을 가지고 자기 자신의 정치적 엔트로피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노력의 일환일까, 이날 회의에서 김충환 의원은 "저런 교육을 했다면 묵과할 수 없다. 체제를 흔드는 일이므로 조사하고 확인되면 묵과해서는 안 된다"며 전교조의 수업자료를 '체제'와 연결시키는 과잉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박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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