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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로 막을 '강정구 논란', 박대표가 침소봉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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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로 막을 '강정구 논란', 박대표가 침소봉대"

한나라 고진화 의원 반론…대다수 "박대표 중심으로 나라 구하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강정구 교수를 둘러싼 논란을 국가 정체성과 결부시켜 대대적인 대여(對與) 공세로 전개하고 나선 데 대해 한나라당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박 대표를 '밀어주는' 분위기다. 그러나 "장외투쟁도 불사하겠다"는 박 대표의 강공전략에 당내 소장파 사이에선 "일개 교수의 주장을 이념대결로 끌어갈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고진화 "4.19정신 계승이 국가 정체성이다" **

개혁 성향인 고진화 의원은 19일 의원총회에서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강 교수가 학문, 사상의 자유를 벗어났다고 하는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강 교수와 여권을 향한 성토 일변도인 회의 흐름에 제동을 걸었다.

고 의원은 "강 교수의 발언은 실질적으로 학계에서 논의되는 것 중의 하나"라며 "학계에선 강 교수 외에 다른 수십 명의 교수들이 같은 주장을 펼치는데 그렇다면 이들에게도 모두 국가보안법을 적용해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고 의원은 '강 교수 사건으로 국가 정체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박 대표를 향해서도 "헌법이 규정한 국가 정체성은 이승만의 북침통일론이 아니라 4.19 정신의 계승인 것을 알아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정체성이 아니라 국가의 정체성을 거론하려면 1987년 헌법의 변화된 정신도 인정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고 의원은 또 한나라당이 검찰청법에 대한 천정배 법무장관의 소신변화를 문제 삼는 데 대해서도 "다른 누가 변했다고 비난하려면 먼저 검찰청법에 대한 한나라당의 태도부터 정해야 한다"며 "거리로 나서겠다고 짐을 싸기 전에 검찰청법 개정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 무엇인지부터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도 "박 대표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학문적 논쟁으로 끝날 문제를 정치권이 정체성 논란으로까지 침소봉대해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한심하다"며 "이제는 화해와 협력을 지향해야 할 한나라당이 또다시 통일로 가는 기류에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재섭 "강 교수 사건은 대한민국의 생사가 달린 문제" **

그에 반해 대다수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박 대표를 중심으로 나라를 구해야 한다"며 박 대표의 강공전략에 적극 호응하고 나섰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에서 우리에게 색깔론이라고 얘기하지만 국가 정체성이 걸린 문제에 대해 색깔론을 뒤집어 씌우는 것 자체가 구태의연한 색깔론"이라고 박 대표를 비호하며 "우리는 멋 부리는 이념논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챙기기 위한 생사론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의원들은 "표결과 상관없이 지금 당장 천 장관 해임안을 내야 한다"며 천 장관 해임안 제출을 촉구하거나 "강 교수의 발언은 국보법을 넘어 헌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며 강 교수의 즉각 처벌을 요구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고조흥 의원은 "6.25 전쟁을 지지하는 강 교수의 논리는 대량살인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전쟁찬미, 폭력찬미라고 볼 수 있다"며 "이 점을 잘 알고 한나라당이 TV 토론에서도 좀 더 잘 맞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박 대표는 "오늘은 특별히 의원님들을 동지라고 부르고 싶다"고 고마움을 표하며 "동지 여러분이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한 마음 한 뜻으로 가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표는 또 "지난 4.15총선 때 열린우리당이 이 나라를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갈 때 막아낼 의석을 한나라당에 주어야 한다고 눈물로 호소한 바 있다"며 "국민들은 그 의석을 주었으니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을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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