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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를 덮치는 집요한 '전쟁의 상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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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를 덮치는 집요한 '전쟁의 상흔'

베트남 종전 30주년…'정신의학자가 본 전쟁의 상처'

"일반적으로 국가는 전쟁비용을 돈과 사상자로 세지만, '인간'을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전쟁이 남기는 정신적 상흔'이야말로 가장 비싼 비용입니다."

***'뇌의 변화를 통해 본 전쟁의 상처'**

베트남 종전 30주년을 맞아 평화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www.peacemuseum.or.kr)가 7일 오후 2시 배재대학교 학술지원센터 세미나실에서 '베트남 전쟁과 한국사회-정신의학자가 본 전쟁의 상처'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을 마련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사회로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은 '전쟁'이 인간 내면에 남긴 상처를 정신의학적 접근을 통해 분석하고, 베트남전에 참가한 개인과 집단의 경험이 '한국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볼 예정이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진범수, 조중근 씨가 각각 '베트남 참전자들의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의 특징과 그로 인한 가족의 고통과 치유책', '뇌의 변화를 통해 보는 전쟁이 미치는 영향', '전쟁의 사회심리학-베트남 전쟁이 개인과 집단에게 어떤 방식으로 표출됐나'라는 주제의 발표자로 나섰다.

***"외형적 전쟁은 종전, 그러나 보이지 않는 '집요한 전쟁' 계속돼"**

정혜신 심리분석연구소 대표는 미리 배포한 자료에서 "전쟁을 겪은 인간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이전의 인간과 같은 인간일 수 없다"며 "외형적 전쟁은 30년 전에 끝났지만 그후 지속된 그들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끔찍하고 집요하게 계속돼 왔다"며 '전쟁의 상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들었다.

<사진 1>

특히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는 인간의 의지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파국적·압도적 스트레스'로 인한 병리 현상으로, 정신의학에서는 이를 주로 전쟁, 고문, 강간, 목숨위협 등으로 나타나는 가장 극단적인 스트레스로 규정한다.

정 대표는 "2000년 현재 참전군인 중 최소한 1만5000명 이상이 PTSD를 겪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 동안 우리 사회는 정신력이 약해서 생기는 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 왔다"며 "죽고 죽어나가는 전쟁터에서의 경험은 가해자도 똑같이 인격적 붕괴를 경험케 하고 '영구적인 내적 폭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그 심각성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이들에 대한 어떤 치유의 노력도 행해진 적 없다"고 우려했다.

평화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는 1999년부터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과 '베트남과 한국에 평화박물관 세우기 운동'을 벌여 왔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전문연구자' 조용범 박사(임상심리학자, 이화여대 외래교수)와 김성전 처장(평화군재향군인회), 최남희 교수(서울여자간호대학 간호학과), 윤충로 박사(한성대학교 전쟁과 평화연구소 책임연구원) 등이 토론자로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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