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살고 있는 삶의 흐름을 알고 싶은가? 또 나아가서 내가 몸 담고 있는 이 세상의 변화를 알고 싶은가?
사람은 누구나 예견하려 하고 예측하려 한다. 자신의 삶이 더 나아질 것인지, 하고 있는 사업이 언제쯤이면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인지,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 언제까지 잘 다닐 수 있을 것인지, 잘 나가는 기업이 언제까지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 내가 산 주식이 언제까지 상승 흐름을 보여줄 것인지 등등 인간은 지능을 가졌기에 끊임없이 앞날을 내다보려고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또 그러한 시도가 그다지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과 어쩌면 그런 시도가 부질없다는 생각도 멈추지 않으면서도 부단히 앞일을 예측하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하지만 전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그 유력한 도구로서 과학과 함께 음양오행이 있는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음양오행의 여러 초식(招式)중에서 그 위력이 대단한 무공 한 가지를 소개하는 것이 이번 글의 의도이다.
세상을 지배하는 절대반지 얘기가 '반지의 제왕'에 나오듯이 세상을 규율하는 숫자가 있으니 바로 60이다.
60이란 숫자는 약수(約數)를 가장 효율적으로 지닌 가장 적은 숫자이다. 60 속에는 약수가 무려 열 개가 들어있다. 1을 제외하고, 2와 3, 4와 5, 그리고 6, 10, 12, 15, 20, 30 이 그것이다. 이에 비해 60보다 더 큰 100이란 숫자를 보면 그 속에 약수는 2, 4, 5, 10, 20, 25, 50 으로 7개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60은 100보다 적은 숫자이지만 약수는 3개가 더 많다.
30이란 숫자의 약수는 2,3,5,6,10,15 의 6개에 불과하지만 60으로 바뀌면 약수가 갑자기 4개가 더 불어 10개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60이란 숫자는 약수를 가장 효율적으로 지닌 가장 적은 숫자이기에 세상의 변화를 설명하는 데 이보다 나은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60은 세상을 규율하는 절대 숫자가 된다.
(지금 필자가 약간 머리 아픈 얘기를 하고 있다고 여겨지더라도 좀 더 따라와 주기 바란다. 보상을 얻을 것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약수(約數)얘기를 왜 하는가?
그것은 우리가 이 세상의 변화를 인지하고 파악하는 것은 리듬감이기 때문이다. 리듬(rhythm)이란 바로 박자(拍子)이고 약수(約數)란 바로 그 리듬인 것이다. 60개의 음 길이를 2박자로 진행되는 곡이 있을 것이고, 3박자, 4박자, 5박자, 6박자, 이런 것들이 바로 약수로 표현되는 것이다.
따라서 60이란 숫자는 그 속에 가장 다양한 박자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인 것이다.(그러고 보니 지난 월드컵 때 우리가 열심히 손바닥으로 치던 것은 5개로 된 엇박자 박수였다.)
우리 심장은 2박자 리듬이고 월츠는 3박자이며, 송대관의 노래는 네 박자이다. 이 속에는 물론 음양이 존재한다. 2박자는 처음이 양이고 뒤가 음이며, 3박자는 처음이 양이고 나머지 2개가 그에 따르는 음이다. 4박자는 처음 2개가 양이고 나머지 2개는 음이며, 그 속에 다시 음양이 들어있다.
이런 식으로 어떠한 박자라 하더라도 음양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몇 개의 박자 묶음이 끝나면 우리는 어떤 것의 종결을 느끼게 되고 다시 새로운 박자의 시작을 감지할 수 있듯이 음양오행으로 나누는 자는 세상일의 어떤 마디가 끝나고 새로운 마디가 시작됨을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돌아와서 60은 그런 박자 묶음이 가장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는 그릇이기에, 60이란 숫자만 잘 이해해도 능히 이 세상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10개의 반지(약수)를 규율하는 절대반지와 같다고 하겠다.
그리고 이런 통찰은 물론 음양오행을 연구했던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며, 예를 들자면 저 먼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도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우주는 수(數)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와 수의 조화, 즉 코스모스야말로 우주의 본질이라고 설파했던 것이다.
나중에 피타고라스의 제자들은 비개방적 신비주의로 접어들어 그 심원한 통찰의 가치를 충분히 발현하지 못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필자가 이런 칼럼을 쓰는 것은 다름 아니라, 그런 옛 사람들의 통찰과 그 이후에 발전된 음양오행의 체계를 현대적 합리성으로 잇고자 하는 노력의 일부인 것이다.
그러면 좀 더 60이 지닌 숫자의 효용성에 대해 본질적으로 들어가 보자. 기초 작업은 이루어졌으니 말이다.
60이란 숫자 역시 음양오행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60은 고대 수메르 문명에서부터 신비의 숫자로 인정받아 왔었다. 그 대표적인 증거로서 원의 내각은 360도인데 이는 60이 6번 거듭되는 숫자이다. 60이란 숫자가 중요시되었던 것은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데 걸리는 날자가 대략 360일이라는 사실에 근거한다.
고대 수메르 천문학자들은 실로 안타까웠을 것이다, 지구의 태양 공전이 정확하게 360일로 끊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 왜 자연은 그 속에 수학적 깔끔성을 보여주면서도 완벽하게 수학적이지는 않는 것일까? 이런 의문은 그 이후의 수학자와 철학자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을 가져다주었다.
(필자는 오랜 성찰을 통해 그럴 수밖에 없는 그 이유를 알게 되었지만 이 자리에서 그 보따리를 풀기에는 지면관계상 너무나 버거운 일이라 필자의 개인 클라스에서나 보따리를 풀곤 한다. 단지 결론만 말하면 만일 자연과 우주가 수학적 정수배로 끊어진다면 변화의 모태인 카오스적 창발성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이런 고민을 하는 인간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아무튼 60이란 숫자는 인류의 모든 문명 속에서 발견되고 그 의미가 나름으로 이해되어왔다. 그런데 그중에서 가장 특출한 해석을 해낸 사람들은 중국 고대 문명을 일군 동이족 갈래의 은(殷)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60이란 숫자를 그냥 매기지 않고 갑을병정의 십간(十干)과 12지를 조합하여 60개의 조합을 만들어내었는데 이것이 바로 60 갑자(甲子)의 체계이다.
60이란 수를 이런 식으로 조합하고 보니 천간의 가령 병(丙)이란 코드는 매 열을 셀 때마다 나타나고, 지지의 오(午)란 코드는 열두 번마다 반복되어 되풀이되게 된다.
그 이후, 사람들은 관찰결과를 통해 천간과 지지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음양오행의 정교한 체계가 만들어지는 발판이 되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그런 의미 부분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그냥 60이라는 숫자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통찰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먼저 60의 약수 중에 일부인 2와 3, 그리고 4, 5와 6이라는 박자를 가지고 설명을 시도해본다.
모두들 알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일에 대해 적용해보자.
노대통령은 1996년에 서울 종로구 의원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왔다가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자신의 독립의지를 한껏 보여준 일이었다. 비유컨대 월급쟁이 사원이 자신의 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셈이었지만 투지만을 보여주고 끝난 셈이다.
무론 노대통령은 일간(日干)이 무토(戊土)이니 병자년은 편인운이라 판단착오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이런 명리학적 정보를 모른다 치고 단지 숫자로만 따져보기로 한다.
그런 그는 결국 1998년에 가서 종로구 보궐선거에 다시 도전하여 마침내 당선된다. 이 것이 대통령을 향한 첫 걸음이 되었다. 가수로 치면 성공적인 데뷔를 한 셈이다.
그러다가 2000년에 '노사모'라는 팬클럽이 생기면서 나름의 단단한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가수로 치면 음반만 내었다 하면 고정 판매되기 시작한 것이다.
은연중 다크호스로 등장하더니 2002년 말에 가서 대통령 직에 당선된다. 새 음반이 공전의 대박을 기록한 것이다.
2004년은 대통령으로서 안팎의 시련에 시달린 해이기도 하다. 사업에는 성공했지만 이것저것 관리할 일이 많은 것이다. 그리고 2006년부터는 사실상 쉬면서 다른 구상을 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박자를 적용해보자.
먼저 가장 기본적인 2박자부터 보면 96년과 97년은 뜻은 있으나 묶여있던 기간이고, 98년부터 2년간은 나름대로 기초를 닦은 기간이다. 2000년에 와서 고정 팬클럽이 생기면서 중견가수로서의 위치를 확보했고, 2002년에는 빅 히트를 친다. 2004년부터 2년간은 괸리에 여념이 없다보니 시달려서 눈도 아프고 해서 수술도 치른다.
그러면 3박자로 따져보자.
1996년부터 1999년까지는 독립사업가로서 입지를 굳힌 기간이고 다시 3년이 되는 2002년까지는 고정 팬클럽이 생기면서 마침내 대박을 터뜨렸다. 2005년까지는 관리에 신경을 쓰느라 여념이 없다.
4박자로 따져보자. 4박자는 묶음이 크니 어디서 끊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 여기서는 1998년 종로구 보궐선거 당선이 좋은 마디이다. 따라서 4년이 지난 2002년에는 대통령이 되고 2006년에 가면 쉬게 될 것이다.
5박자로 보자. 1996부터 2001년까지는 도전 기간이었고, 2002년부터 5년간이 되는 2007년간은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한 기간이 된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박자는 사실 6박자이다. 가장 간단하고도 명료하기 때문이다.
1996년에 시작해서 시련도 겪지만 6년이 지난 2002년에 가서 대통령에 당선된다. 이 6이라는 숫자는 사물의 흐름이 크게 변하는 가장 뚜렷한 기간이기에 명료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10박자나 12박자, 15박자, 20박자도 가능하다. 더 살펴보는 것은 다음에 이어가기로 한다. 이번은 결국 예고편이 되고 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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