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국정감사 기간 동안 피감기관 관련자들과 폭탄주를 마시고 주점 여사장과 여종업원들에게 폭언과 성희롱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대해, 대구지역 시민단체연합은 24일 주 의원의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추태 부린 주성영, 의원직 사퇴하라" **
피해 여성으로부터 해당 사건을 제보 받은 대구여성회를 비롯해 대구여성의 전화, 대구참여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4개 시민단체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국정감사를 마친 후 동료의원과 피감기관의 검사와 함께 술을 마시며 여종업원들에게 모욕적인 성희롱 발언과 추태를 부린 사건을 보면서 대구시민으로서 주성영을 국회의원으로 당선시킨 것을 후회하며, 분노와 비애감을 느낀다"며 "국회의원의 임무를 방기하고 성희롱 발언을 한 주성영은 대구시민에게 사과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는 논란이 된 폭언과 성희롱 등 주 의원의 '추태' 외에도 △국정감사 기간 중에 국회의원이 피감기관의 당사자와 술자리를 했다는 점 △술자리 배석 검사를 통해 성희롱 피해자를 만나 사건을 무마시키려 한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특히 "지위와 권력을 가진 주성영 의원이 끝까지 진실을 은폐하려고 한다면 이 사건도 해프닝으로 덮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경계했다.
시민단체는 또 "국정감사 기간 중에 피감기관의 검사를 배석하고 술자리를 한 다른 여야 국회의원들의 문제도 함께 직시할 것"이라며 주 의원의 국회 윤리위 제소와 주 의원의 사과, 사퇴 등을 거듭 요구했다.
민주노동당 대구시지부도 성명을 통해 "최소한의 윤리의식도 가지지 못한 인물이 지역의 국회의원으로 버젓이 행세하고 있는 데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주 의원은 즉각 피해자와 대구시민에게 사과하고 의원직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성영 "폭탄주 안 먹었고 폭언도 안 했다" **
한편, 주 의원 측은 이날 반박자료를 통해 '추태'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사건의 전말을 알린 매체에 대해서도 법적조치 등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주 의원은 "그날 본인은 소위 폭탄주를 한 잔도 마시지 않았고, 만들지도 않았다"며 '폭탄주를 마셨다'는 보도 부터 부정했다. 주 의원은 "돌아오는 폭탄주의 맥주잔 속에 들어 있는 양주잔을 빼내고 마시거나, 따로 빼내어 마신 사실은 있으나, 이는 회식 분위기를 고려해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이마저도 폭탄주를 마셨다고 하면, 나도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주 의원은 '폭언'과 관련해서는 "주인의 강권으로 해당 주점에 내려갔으나 자리를 준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모두가 바닥에 서서 기다리는 상황에서 '야 XX, 준비가 다 됐다더니 이거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적은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 말은 특정인에 대한 욕설이 아니라 일행에게 미안한 나머지 내뱉은 말"이라고 해명했다.
주 의원은 '성희롱'에 대해서도 "여종업원 2명이 주인을 돕고 있었지만 내 앞자리에는 열린우리당 다른 의원이 앉고 다른 손님 한 분이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그런 자리에서 성희롱이 있을 수 없는 환경이었다"고 강력 부인했다.
주 의원은 특히 "술집 여사장이 욕설을 들었다면 당사자에게 항의하는 것이 일반인의 상식인데 친여적 시민단체 등 외부로 알려 사건화하려고 시도한 것은 대구 동구을 재선거와 연계된 모종의 음모가 있다는 것이 본인의 판단"이라며 사건과 관련한 다른 배경을 의심하기도 했다.
주 의원은 해당 사건을 첫 보도한 <오마이뉴스>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의 독버섯으로서 이번 기회에 끝까지 추적하여 진실이 살아 있음으로 입증하겠다"며 지나친 적개심을 드러냈고, "평소 <오마이뉴스>의 성격을 잘 알면서도 사실 확인도 없이 인용보도 형식으로 부화뇌동하여, 본 의원의 명예를 훼손한 기타 언론에 대하여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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