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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뇌물파동의 불똥 어디로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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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뇌물파동의 불똥 어디로 튀나

김영길의 '남미 리포트' <85>

옛말에 "아침에 까치가 날아와서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올 징조이고 까마귀가 울면 불길한 징조"라는 말이 있다.
정치적인 위기를 맞고 있는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브라질 현지 유력언론들을 향해 까마귀, 즉 '불길한 징조를 물고 오는 새들'이라고 지칭하면서 "대다수 국민들은 내가 신문을 보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브라질언론들은 불길한 징조를 몰고 오는 새들이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말 브라질 북부지역의 한 공장의 준공식 자리에서 한 말이다. 그래서일까 브라질의 유력언론들은 이번 주초부터 일제히 룰라 대통령의 가족과 친인척들의 부정 혐의를 일제히 보도하기 시작했다.

브라질 언론들은 룰라 대통령의 가족과 친인척들, 그리고 현 재무장관 안토니오 팔로치 가족들의 상 파울로~브라질리아 간 여행경비가 수 차례에 걸쳐 집권 노동당의 공금으로 지불되었다고 보도했다. 노동당의 공금이 룰라 가족들의 여행경비로 빠져나간 시기는 지난 2002년 말부터 2003년 1월 사이이며 당시는 노동당이 정권을 인수하던 시절이었다고 언론들은 구체적인 시기까지 언급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들은 브라질 최대의 뇌물파동이 정치권에서 룰라의 가족들에게로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논평을 내놓고 있다. 룰라 가족의 뇌물수수설은 지난달 초 정치권과 일부 언론들에 의해 지적이 됐었다. 당시 언론들은 룰라의 가족들이 브라질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생활비를 받았으며 일정한 직업이 없는 룰라의 아들은 한 전화회사로부터 200만 달러(약 22억 원)를 받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룰라의 러닝메이트였던 조세 알렌까르 부통령은 룰라가 탄핵을 받아 물러나면 "당연히 (헌법에 명시된 대로) 내가 대권을 인수하겠다"고 나서서 화제가 되고 있다. 결국 룰라가 물러나도 자신은 동반퇴진 하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물론 이 발언은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해프닝으로 치부되고 넘어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룰라 가족들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으며 그동안 정가에서 떠돌던 소문들이 사실대로 확인되고 있다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알렌까르 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노동당 내부의 국회 뇌물공여와 당직자들에게 부정한 봉급이 지불된 이중장부의 실체까지 사실대로 밝혀졌기 때문에 룰라의 퇴진이 기정사실화 된 것 아니냐는 설도 들린다.

알렌까르 부통령은 만일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정책으로 브라질호를 이끌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룰라의 금융정책을 비난하면서 "현재의 브라질 경제정책은 지난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대로 가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지난 대선 때 개혁을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룰라 이후'의 브라질 정국을 과도기적으로 이끌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던 세베리노 까발깐띠 하원의장이 국회 구내식당 운영업체로부터 매월 뇌물을 받아 왔다는 브라질 시사주간지 <베하>의 폭로는 최근 사실과 다를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면서 정국의 혼선으로 몰아넣는 요인이 되고 있다.

까발깐띠 하원의장은 12일(현지시간) 일부 언론들이 "12일 사임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 "나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사임 의사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까발깐띠 의장은 자신의 뇌물수수 증거라며 <베하>가 보도한 계약서는 위조된 것이며 자신은 그런 계약서에 서명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문제의 계약서를 전문가에게 의뢰해 진위 여부를 가리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베하>는 9일자 기사에서 까발깐띠 의장이 의회 구내식당의 계약을 연장해주는 대가로 매월 1만 헤알(미화 4500달러)을 받았다며 계약서 사본을 공개했었다. 그러나 만일 <베하>의 보도가 허위로 드러날 경우 브라질의 정론시사주간지라는 평가를 받아 왔던 <베하>의 신뢰도 추락은 물론 뇌물파동 정국의 불똥이 언론계로 튈지도 모른다는 전망마저 대두되고 있다.

밑도 끝도 없이 날로 확대되고 있는 브라질 뇌물파동의 불똥이 룰라 가족으로 튀느냐, 아니면 언론계로 옮겨 붙느냐가 목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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