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주변 사람이나 젊은 부부들에게 항상 하는 얘기가 하나 있다. 가급적이면 여름이나 겨울에 아이를 낳는 것은 피하라고. 사주명리학적 견지에서의 우생학(優生學)이라 할까.
물론 좋은 부모를 만나고 좋은 환경 하에서 태어나는 아이는 여름에 낳건 겨울에 낳건 타고나는 사주도 좋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여름이나 겨울에 나는 아이들은 약점을 지니게 된다. 그리고 그 약점은 나이가 들어 살아가면서 커다란 시련을 겪거나 힘든 삶의 시기를 맞이하는 것으로 확대되어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 생이란 양력 5월 5일 입하(立夏)부터 8월 23일경의 처서(處暑), 즉 더위가 멎는 기간까지를 말한다. 그리고 겨울 생이란 11월 8일경의 입동(立冬)으로부터 그 다음해 2월 20일경의 우수(雨水)까지를 말한다.
아이의 임신기간은 대략 40 주이니 여름 생을 피하고 겨울 생을 피하려면 임신 시기가 언제가 되어야 하는지 산출할 수 있다.
여름 생을 피하려면 양력 8월 8일의 입추(立秋)부터 대략 15주가 지난 11월 중순경까지 임신을 피하라는 것이 된다.
또 겨울 생 아기를 피하려면 양력 2월 4일경의 입춘(立春)으로부터 5월 중순 경까지 임신을 피하라는 얘기가 된다. 종합하면 봄과 가을에 아기를 가지지 말라는 것이다.
따라서 임신 시기는 5월 중순부터 8월 8일 입추 전까지와 11월 중순부터 다음 해 입춘 전까지가 가장 좋다고 하겠다. 이 말은 아이는 여름이나 겨울에 가지는 것이 좋다는 결론이 된다.
여름에 가진 아기는 봄에 태어나고, 겨울에 가진 아기는 가을에 태어난다. 봄이나 가을이나 모두 좋은 기후이지만, 그 개성은 다르다. 봄에 태어난 아기는 발전성이 크고 가을에 태어난 아기는 건실하다.
그러면 여름이나 겨울에 태어난 아기가 갖는 약점이나 문제점에 대해 좀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왜 이 계절을 피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먼저 여름 생에 대해 얘기한다.
여름 생은 선천적으로 화기(火氣)가 강한 탓에 사주 배합이 좋지 못할 경우, 간양상항(肝陽上亢)이 되기 쉬우니 이른바 화병(火病)에 걸리기 쉽고, 순간적으로 혈기가 치밀어 해서는 안 될 말이나 실수를 저지르기 쉬우니 그로 인해 구설수나 재앙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여름 생이 사고를 치면 그 역시 여름인 경우가 많다. 열이 성한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름 생이 걸릴 수 있는 가장 무서운 질병은 역시 당뇨병(糖尿病)이라 할 것이다. 당뇨병이란 기본적으로 인체의 수기(水氣)가 약한 데에서 오는 것으로서 폐와 비장, 그리고 신장(腎臟)이 허할 경우 생기게 되는데 모두 수기(水氣)가 약하면 그런 것이다. 그런데 물의 기운이란 여름철에는 본시 약하고 허한 것이라, 당뇨가 생기기 쉬운 것이다.
또 기질적으로 여름 생은 열이 많아서 진득하게 한 직장이나 한 가지 일에 붙어있지 못하고 다른 생각이 나면 금방 달아올라 이직하거나 다른 일에 손대기 쉽다보니 그로 인해 인생의 중년을 고생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 직장이 안정되지 않는 세상이 되다보니 미리 알아서 좀 더 좋고 확실한 대비책을 마련한답시고 스스로 직장을 그만 두고 다른 것에 손을 대다 오히려 꼬박꼬박 월급 타먹는 편한 일을 버리고 어렵게 고생을 하는 일이 더 많아졌다.
30대는 한창 혈기 왕성할 시기인지라 현 위치나 직업에 불만을 가지기 쉽고, 40대는 직장에서 언제 물러날지 모르니 직장에서 나가라 소릴 하지도 않았건만 알아서 사표를 내고 자신의 일을 시작하기도 한다. 하지만 새로운 일이 쉬울 리 만무.
이 세상은 어딜 가도 그 분야에서 수 십 년간 내공을 쌓은 고수들이 있기 마련이니, 공연히 어설프게 대안을 찾는다는 것이 그냥 직장에 눌러 있는 것만 못한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더하여 여름 생들은 성미가 급한 편이어서 결단도 비교적 쉽게 내리는 편이다. 경거망동하는 것이 여름 생의 약점이 된다.
여기 케이스를 한번 살펴보자.
연 을사(乙巳)
월 임오(壬午)
일 병오(丙午)
시 을미(乙未)
양력 6월이니 여름 생이다. 직장 잘 다니다가 뜻한 바 있어 사표를 내고 사법고시에 매달렸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근 10 년을 허송하다가 2001년 가을부터 당뇨가 생기더니 이제는 병 치료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다보니 부인이 벌어오는 것으로 겨우 생활하기도 힘겨운 터라 치료가 잘 될 턱이 없다.
대운이 무인(戊寅)운이라 무토가 와서 천간의 임수(壬水)를 상극하고 있다. 당뇨의 전조가 생긴 것은 지난 1998년 무인(戊寅)년의 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성미는 더 거칠어지고 세상은 날 알아주지 않으니 얼마나 그 마음이 황량하겠는가!
이는 예를 든 것이고, 실은 여름 생으로서 중년에 고생했거나 고생할 사람들의 사주를 컴퓨터 하드에 보관중인 것이 족히 몇 백은 될 것이다.
그러면 겨울 생은 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겨울 생은 선천적으로 화기(火氣)가 약한 것이 문제가 된다. 사주 배합이 좋지 못할 경우, 양기(陽氣)가 허하고 저혈압이 될 가능성이 크다. 화병에 걸리는 일은 없지만 그에 못하지 않게 골치 아픈 우울증에 걸릴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서 겨울 생은 각종 신경증세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정신병 또한 일종의 신경 질환인데, 다행히 우리나라는 열기가 많은 편이어서 정신병 환자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정신병에 걸린 사람들 중에는 겨울 생이 압도적이다.
그리고 자신의 성(性)에 대해 혼란을 겪는 사람들도 겨울 생이 많다. 모두 양기가 허한 탓이 아닌가 싶다.
물론 겨울 생 중에는 당뇨병에 걸리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문제는 사회적응력이다. 겨울 생들은 열이 부족하다 보니 소심하거나 지나치게 내성적인 사람들이 많아서 사회생활이나 직장 생활에서 정치적 고립을 자초하기도 한다.
얼굴색이 핏기가 별로 없거나 창백한 사람 중에는 겨울 생이 많은 것이다. 기본적으로 인체의 열이 부족한 탓이다. 이런 분들은 일반 생활에는 별 지장을 받지는 않아도 장기간 스트레스를 견뎌야 하는 환경에서는 대단히 고전한다.
기본적으로 간(肝)이나 심장, 심포와 같은 기능의 양기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 되는데, 줄여 말하면 화기(火氣)가 약한 탓이다. 그렇기에 이런 분들은 섭생에서 열을 내는 향신료, 고추나 후추, 마늘, 생강과 같은 양념들을 남보다 더 넣어서 드시는 것이 좋다.
여름 생은 열이 많아서 진득하게 한 일에 매달려 있지 못한 것이 흠이라 했는데, 반대로 겨울 생은 기회가 와도 어물거리다가 그만 그 기회를 놓치거나 무산시키는 것이 문제가 된다. 성격 역시 보수적인 편이어서 세상의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분들은 경제적으로 큰 고생을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소심하고 보수적이어서 주어진 여건과 환경에 맞추어 살기에 고생이 없고, 또 억지 사업을 하다가 재산을 탕진하고 부채를 지는 법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나 어딜 가나 1등은 어렵고 남들 뒤를 힘겹게 따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것이 본인도 답답하고 주변에서 보기에도 그런 것이다.
여기 겨울 생의 경우를 하나 보기로 하자. 참고로 필자가 글에서 소개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허락을 얻었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주 오래 전에 경험한 일들임을 밝혀둔다. 개인의 사생활이라 조심하는 것이다.
연 갑진(甲辰)
월 을해(乙亥)
일 병자(丙子))
시 경인(庚寅)
11월생이니 겨울에 태어난 1964년 남자이다.
성격이 너무 소심해서 학교 다니던 시절에 왕따를 당했던 좋지 못한 기억을 지니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로서 그 해가 1981년 신유(辛酉)년이었다고 한다. 수기가 많은 한습한 사주인데, 금기가 와서 다시 수기를 생하니 좋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이치.
이 분은 다행히도 26 세부터 무인(戊寅)운을 맞이하여 상황이 나아졌지만 내성적인 성격은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 분은 56 세부터 맞이하는 신사(辛巳)대운에 가서야 지지(地支)에 따뜻한 기운이 오니 그간의 여러 신경 증세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역시 사례를 들었을 뿐이다. 겨울 생으로서 신경 증세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의 사주를 필자는 가지고 있다.
물론 여름이나 겨울에 태어났다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여름에 나도 좋은 사주가 있고 겨울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여름 생은 가급적이면 한습한 곳, 서울이면 일산 등지에 사는 것이 좋고, 겨울 생은 강남에 사는 것이 좋다는 얘기를 덧붙인다. 이 말은 추운 계절에 태어났으니 따뜻한 곳이 좋다는 것이고 조열한 계절에 태어난 사람은 한습한 곳이 좋다는 말이다. 음양의 균형을 잡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왕지사 아기를 볼 생각이라면 여름이나 겨울을 피하라는 얘기이다.
이처럼 음양오행의 이치나 사람의 운명 역시 불과 물의 조화를 떠나지 못하는 법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시사에 대해 재미난 얘기를 하나 하겠다. 노대통령과 박 대표가 회동을 한다는데, 두 사람은 모두 태어난 날이 무인(戊寅)일이다. 전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두 사람이 만나면 정치적 입장을 떠나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것이다.
(알리는 말씀; 음양오행과 명리학 클라스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이번이 드디어 제 11기가 됩니다. 추석 지나고 난 후 시작할 예정이니 9월 24일부터 입니다. 장소는 아직 미정이지만 시간은 토요일 오후 4시부터 4시간 동안 연속 강의입니다. 주 1회로서 3개월간 진행됩니다.
이 방면에 기초가 없다면 더욱 좋습니다. 공연히 시중의 변변치 못한 책으로 익힌 것은 공부에 방해가 되니 말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메일이나 전화를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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