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내습으로 무정부상태에 빠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경찰이 신원 미상의 시민들에게 총격을 가해 최소한 5명이 사망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CNN, BBC, 로이터 등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4일 오전(이하 현지시각) 뉴올리언스 북쪽에 있는 폰차트레인 호수와 미시시피강을 연결하는 덴지거교 위에서 벌어졌다. 이와 관련, W J 라일리 뉴올리언스 경찰부청장은 사건 당시 피격을 당한 사람들이 무기를 소지한 채 덴지거교 위를 지나가고 있었다고 말했으나 이들이 먼저 경찰을 공격했는지 여부 등 총격이 이뤄진 배경과 이유, 정확한 사망자 수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또다른 경찰 간부는 "이들이 약탈꾼이었으며 경찰에게 먼저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하면서 "현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정부당국의 늑장 대응으로 뉴올리언스의 무정부 상태를 초래한 데 이어 무차별총격으로 시민들이 다수 사망함으로써 과잉진압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이크 리비트 미국 보건장관은 4일 고위 당국자로서는 처음으로 카트리나로 인한 사망자 수가 수천명에 이를 것이라고 확인했다. 리비트 장관은 일요일인 이날 CNN에 출연해 "이번 재해로 인한 정확한 사망자 수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수 천명 선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은 카트리나 희생자 수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었다.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도 "뉴올리언스 인구가 50만명이고 카트리나가 강타하기 전에 빠져나간 시민, 대피시설에서 탈출한 이재민 수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수 천명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크레이그 밴더웨건 해군소장도 인터뷰에서 "세인트 개브리얼 프리즌에 있는 한 시체안치소에만 1000-2000구의 시신이 수습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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