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의 사퇴에 대한 유감의 뜻으로 금강산 관광객을 절반으로 대폭 줄이는 조치를 취해 파장을 몰고 왔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29일 "북측이 9월 1일부터 금강산 관광객 수를 하루 600명 수준으로 줄인다고 통보해 왔다"면서 "김윤규 부회장과 관련돼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해 왔다"고 말했다.
지난주 구두로 통보된 북측의 이같은 조치로 개성 시범관광과 함께 활기를 띨 것으로 보였던 대북 관광사업이 암초를 만난 셈이다.
***현대아산 "심각한 상황 올지도 몰라"**
이에 앞서 최근 조용필 콘서트 개최차 평양에 다녀 온 SBS는 28일 저녁 <8시 뉴스>에서 김 부회장 퇴진에 대해 남북 경제협력을 담당하고 있는 북측 최고위당국자가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뉴스는 "김 부회장의 사퇴 사실을 현대아산이 전혀 알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회장을 만난 직후 사퇴시킨 것은 신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며 "현대아산이 새로운 협상자로 내세운 윤만준 사장에 대해서는 얼굴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며 직설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뉴스는 또 "특히 이번 일로 개성과 백두산 관광을 비롯한 남북경협사업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까지 했다"고 전했는데 보도가 나온 하루 뒤에 그같은 조치가 전격 취해진 것이다.
금강산에는 현재 하루 1000~1200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어 '600명 수준'은 앞으로 절반만 받겠다는 뜻이다. 북측은 또 2박3일 관광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뜻인 것으로 알려져 대규모 예약 취소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에는 벌써 항의와 취소가 빗발치고 있다.
현대아산은 개성 시범관광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백두산 시범관광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북측의 추가 조치가 있을 경우 장담할 수 없다는 눈치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거취와 관련해) 북측 고위진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이 끼치게 될지는 예상치 못했다"면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개인 비리 혐의로 대표이사직을 박탈당한 김 부회장은 지난 19일부터 중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그가 북한을 상대로 구명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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