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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법관 지명자, 2000년 대선때 부시에 법률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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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법관 지명자, 2000년 대선때 부시에 법률조언"

상원 인준때 중대 쟁점 예상 - 마이애미 헤럴드 보도

조지 부시 대통령에 의해 차기 미 연방대법관으로 지명된 존 로버츠(50) 변호사가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부시 당선의 결정적 승부처였던 플로리다주 재검표 과정에서 부시 대통령의 동생이자 플로리다 주지사인 젭 부시에게 부시 후보의 승리를 위한 법률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 헤럴드 신문은 21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000년 11월 플로리다주 재검표 소동 당시 수도 워싱턴의 민간변호사였던 로버츠 대법관 지명자가 플로리다주 주도 탈라하시의 주지사 회의실에서 젭 부시 주지사와 만나 30-40분간 대화를 나누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공화당측 법률전문가들은 민주당이 플로리다주 선거인단(25명)의 명부를 연방의회에 보내지 못하도록 봉쇄해 나머지 49개주의 선거결과만으로 당선자를 가리게 되는 사태를 우려했는데 로버츠 지명자는 이같은 사태를 피할 수 있는 방안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주지사측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2000년 재검표 당시 로버츠 지명자와 부시 주지사가 만난 사실은 시인했으나 구체적 대화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 신문은 엄격한 공정성이 요구되는 대법관 자리에 정파적 행동을 한 로버츠 현 연방항소법원 판사가 지명된 만큼 야당인 민주당으로서는 그의 인준을 반대하는 데에 중요한 근거를 갖게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의 로버츠 대법관 지명 이후 이렇다 할 공격거리를 찾지 못해 침묵을 지켜 왔다.

마이애미 헤럴드는 당시 로버츠 변호사가 부시 주지사에게 법률조언을 하게 된 것은 그의 절친한 친구 딘 콜슨의 법률회사에서 일하다 부시 주지사의 최측근으로 옮겨간 브라이언 야블론스키의 추천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마이애미의 변호사 딘 콜슨은 로버츠 변호사와 함께 1980년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관의 조수를 했으며 로버츠의 결혼식 들러리를 섰을 정도로 절친한 사이였다.

이 신문은 이어 2000년 재검표 과정에서 로버츠가 부시 주지사에게 법률조언을 한 뒤 둘 사이는 급속히 가까와졌다면서 당시 로버츠가 근무했던 워싱턴의 법률회사 '호간 앤 하트선'은 대선 이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시에 지역사무소를 개설했으며 그 뒤 5년간 플로리다 주정부로부터 중요한 소송들을 여러 건 수임했다고 보도했다. 이 마이애미 법률사무소는 부시 주지사의 초대 법률 고문이던 캐롤 리코와 합작으로 설립한 것이다.

한편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플로리다주 출신의 민주당 의원들은 로버츠 지명자의 대법관 인준을 저지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보카 라톤 지역의 로버트 웩슬러 민주당 하원의원은 로버츠의 대법관 지명은 "2000년 대선에서 표를 강탈당한 유권자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격"이라면서 "로버츠 판사는 부시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노력했고 이같은 당파적 행위의 대가로 이제 이 나라 최고 법관의 자리에 오르는 대가를 받았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2000년 대선 당시 플로리다주 하원의장이던 톰 피니 공화당 하원의원은 재검표 과정에서 법률조언을 했다고 해서 대법관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특히 2000년 대선 당시 부시-체니팀의 법률고문을 지냈던 벤자민 긴즈버그는 "로버츠는 당시 부시-체니 선거팀이 아니었다"면서 "당시 전국의 유수한 헌법전문 변호사들이 플로리다주에 모였는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며 로버츠 지명자를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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