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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국민 64% "이라크파병이 런던테러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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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국민 64% "이라크파병이 런던테러 불렀다"

75%는 "추가 테러 예상" - 가디언 여론조사

영국 정부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영국 국민의 3분의 2는 토니 블레어 총리의 이라크 참전 결정이 7.7 런던테러를 초래한 것으로 믿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19일 발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런던테러의 원인에 대해 조사대상자의 33%는 블레어 총리에게 '큰 책임'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31%는 '약간의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영국 국민의 64%가 영국의 이라크 파병과 런던테러가 관련이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반면 런던테러와 영국 정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은 28%에 불과했다. 한편 75%는 추가 테러가 예상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여론조사는 <가디언>이 여론조사전문회사인 ICM에 의뢰해 15일부터 17일까지 영국 전역의 18세 이상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한 것이다.

<가디언>은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영국의 이라크 파병과 런던테러가 아무 연관이 없음을 국민들에게 설득시키려는 영국정부의 노력이 실패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국의 외교관련 싱크탱크 채탐하우스가 영국정부의 대테러전쟁 참여와 런던테러 간에 분명한 연계가 있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잭 스트로 외무장관은 이를 강력 부인했다. 그는 "채탐하우스가 우리의 오랜 동맹국들과 함께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해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에 매우 놀랐다. 테러분자들은 전세계 어느 곳이든 공격목표로 삼는다. 미국의 이라크전쟁을 지지한 국가든, 아무 관련이 없는 국가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블레어 총리는 19일 영국 내 온건 이슬람 지도자 25명을 총리관저로 불러 테러 후속대책을 논의했으나 이 자리에서도 일부 지도자들은 미ㆍ영의 이슬람 침공이 알카에다의 "테러요원 충원에 크게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또 온건 지도자 이브라힘 모그라는 모임 후 기자들에게 "나는 영국의 이라크 파병과 이번 테러가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추악한 범죄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 초청받지 못한 한 강경 이슬람단체의 대변인은 "이번 토론에서는 영국의 대이슬람 정책이 이슬람권 전체의 과격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이 완전히 무시됐다. 대외정책에 대한 정당한 이견 제시마저도 영국에서는 극단주의로 매도되고 있다"며 영국정부를 강력 비판했다.

한편 <가디언>은 별도 기사를 통해 이라크전쟁 이후 2년여간 2만5000명의 이라크 민간인이 폭력행위 등에 의해 사망했으며 이들중 37%는 미군 등 다국적군에 의해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시민단체 '이라크 사망자 집계(Iraq Body Count project)'가 언론보도 등을 종합해 추정한 바에 따르면 이라크전쟁이 시작된 2003년 3월부터 최근까지 폭력행위에 의해 사망한 이라크 민간인은 모두 2만4865명이며 이 가운데 37%는 미군 등에 의해, 9%는 저항세력에 의해, 36%는 일반 범죄행위에 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책임자인 존 슬로보다는 "전쟁이 끝난 지 2년 이상이 지나도록 미국정부든 영국정부든 자신들의 군사행동이 무고한 인명에 미쳐 온 영향에 대해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것은 커다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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