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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는 비방'에서 '검찰 수사중이므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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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는 비방'에서 '검찰 수사중이므로···"까지

리크게이트 관련 백악관의 거짓말 행진

9.11테러를 틈타, 이라크가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거짓정보를 앞세워 이라크 침공을 강행했던 부시행정부. 이라크 침공 3개월여가 지난 2003년 7월, 한 전직 대사가 이같은 부시행정부의 주장이 거짓임을 주장하는 기명칼럼을 뉴욕타임스에 싣자 온갖 수단을 동원해 그의 주장을 무력화하기 위한 공작을 펼친다.

그(조셉 윌슨 전 대사)의 부인이 중앙정보국(CIA) 대량살상무기 분야에서 일하는 비밀요원이며, 그의 2002년 2월 아프리카 현지조사(이라크가 니제르로부터 핵물질을 구입하려 한다는 의혹에 대한)는 바로 부인의 주선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수면 하를 맴돌던 비밀공작의 실체가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인 칼 로브 현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바로 이 공작의 주역 중 하나임이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행해진 백악관의 발언을 보면 '거짓말의 행진'이라고나 해야 할 만큼 거짓과 위선에 가득 차 있다.

처음 로브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2003년 가을에는 '터무니 없는 비방' '로브는 전혀 관련이 없다' '누구든 관련자는 백악관에서 해임될 것'이라고 말해왔던 백악관 대변인 매클랠렌은 로브가 변호사를 통해 신원 유출 사실을 시인한 이제 와서는 "검찰 수사 중인 사건이므로 논평하지 않겠다"며 발뺌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시 성명을 통해 "현 행정부에서 비밀 정보를 유출한 자가 있다면 그가 누구인가를 밝혀낼 것이며, 만일 그가 법을 위반했다면 적법하게 처벌하겠다"던 부시 대통령도 이제 와서는 "로브를 해임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부인의 신원이 밝혀지던 2003년 당시 윌슨 전 대사는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 과정에서 "칼 로브가 수갑을 차고 백악관을 나서는 장면을 보게 될지 어떨지"는 매우 흥미로운 관심거리라고 발언했다가 발언의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취소한 바 있다. 이제 그의 발언은 상당히 근거가 있는 문제제기가 됐다. 미국 사회의 건강함이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 한번 지켜볼 일이다.

다음은 로브의 관련 혐의에 대한 최초 문제제기가 있었던 2003년 가을 백악관 정례 브리핑과 로브가 관련 사실을 시인한 2005년 7월 11일의 브리핑 내용 중 일부다. 부시행정부의 거짓말 행진을 음미해 보자. 원문은 http://www.commondreams.org/headlines05/0712-01.htm에서 볼 수 있다.

***2003년 9월 29일 백악관 정례브리핑**

문: 칼 로브가 (CIA 비밀요원 신분 누설에) 관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대통령이 알고 있다고 말했는데, 대통령이 그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된 겁니까?

답: 제가 분명히 말했듯이 우선 이같은 주장은 터무니가 없는 것입니다...여러 차례 말했듯이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내가 칼 로브와 얘기봤다니까요.

문: 로브씨와 얘기할 때 "이런 정보를 들은 적이 있습니까?"라고 물었습니까?

답: 제가 아주 분명히 말씀드렸듯이 로브는 관련되지 않았습니다. 그가 관련됐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2003년 10월 7일**

문: 대변인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직접 스쿠터 리비(체니 부통령 비서실장), 칼 로브, 엘리옷 아브람스(국가안보회의 간부)를 만나 당신들이 정보유출자인가를 물어봤다"고 했죠. 왜 만난 겁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죠? 대변인은 어떤 질문을 했습니까?

답: 불행하게도 워싱턴에서는 수많은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근거 없는 비방이 많습니다. 이 세 사람에 대한 비난이 바로 그러한 경우에 해당됩니다. 이 사람들 다 좋은 사람들입니다. 백악관의 중요한 간부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제가 이 사람들하고 얘기한 것이고 이렇게 돌아와서 여러분들에게 이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저는 처음부터 이같은 비난을 믿지 않았지만 여러분들에게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분명하게 검증해 봐야겠다고 생각한 겁니다.

***2003년 10월 23일**

문: 이번 주 초에 대변인께서는 칼 로브, 엘리옷 아브람스, 루이스 리비 중 누구도 비밀 요원에 관한 기밀정보를 유출하지 않았다고 말했죠. 이들 중 누구도 기자들에게 발레리 플레임이 CIA 요원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겁니까?

답: 제가 이미 말했듯이 저는 이 분들과 대화를 나눴고, 이 분들은 제게 자신들은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이게 제 입장입니다.

문: 이들 중 누구도 기자들에게 발레리 플레임이 CIA 요원이란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답: 이 분들은 자신들이 이 사건에 관련되지 않았다고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문: 어떤 사건이요?

답: 비밀 정보의 유출 말입니다.

***2005년 7월 11일**

문: 칼 로브가 발레리 플레임의 신원 노출에 관련되지 않았다는 이전의 발언을 철회할 용의가 있습니까?

답: 좋은 질문입니다. 현재 이 사건은 검찰 수사 중입니다. 대통령께서는 수사에 전폭 협조하라고 지시하셨는데, 수사에 전폭 협조한다 함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은 이 사안에 대해 논평하지(comment)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 하지만 로브는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자신이 분명히 이 사건에 관련됐다고 말한(comment)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요.

답: 현재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논평하라고 요구하고 있군요.

문: 내 말은 로브가 관련되지 않았다는 과거 대변인의 논평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겁니다.

답: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저는 논평을 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문: 유감을 표명하실 의향은?

답: 또한 백악관도 논평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통령께서 수사에 대한 전폭 협조를 지시하셨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 입장은 그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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