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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중요성

우수근의 아시아워치 <32> 부시ㆍ고이즈미의 경우

최근에 중국당국은 중국주재 일본인학교가 일본에서 들여온 교과서 부교재를 압류했다. 영토관련 기술 등 그 내용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 중국주재 일본인학교의 교재를 압류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이에 따라 이를 둘러싼 중일 양국간의 또 다른 갈등과 외교마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그런데 필자는 이번 사태는 이미 시작된 중국의 대일 이탈현상 속에서 나타날 수 있는 예측가능한 사안중 하나로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대외정책 수립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의 저명한 펑(국제관계학) 교수. 그는 얼마 전 독일에서 있었던 G4(일본ㆍ독일ㆍ브라질ㆍ인도)의 유엔 안보리 진출과 관련한 관련국 회의에 참가하였다. 그곳에서 그는 미국측 대표로부터 일본의 참가 지원을 집요하게 요청받았다. 아울러 브라질로부터도 일본 지지를 요청받았다고 한다. 현재의 미일관계를 고려할 때, 미국에 의한 일본 지지 요청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브라질에 의한 지지 요청에 대해 그는 일본의 집요한 로비와 연관시켜 분석하고 있다. 즉 일본은 브라질에게 각각 자국의 안보리 참가를 반대하는 중국과 미국에 대해 지지해 주도록 상호 교차 로비를 제의, 브라질이 중국에게 일본 지지를 요청하게 된 것이 아닌가라며 일본의 집요함에 머리를 내저었다.

한편 미국과 브라질의 일본 지지 요청에 대해 그를 비롯한 중국대표단은“왜 하필 일본이냐?!”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중국은 독일에 대해서는 이미 명시적으로, 브라질나 인도에 대해서도 반대할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암시적 지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는데 왜 유독‘저 일본’을 함께 들고 나서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펑 교수는 중국은 그 동안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의중을 명확히, 그것도 신속하게 밝힌 적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 회의에서는 기존 중국이 취해 왔던 태도와는 달리 매우 신속하고도 명확하게 자신의 의사표시를(반어적 표현이기는 했지만) 한 보기 드문 회의였다고 자평했다. 그만큼 중국의 대일관은 더할나위 없이 경색되어 있는 것이다….

현재 중국의“삼각관계(Triangle Relationships)는 시시각각 그 애정의 도를 더해가고 있다. 여기서 삼각관계란, 중국과 러시아, 인도와의 상호관계를 의미한다. 이들 국가는 경제적 상호협력 및 의존 필요성 외에, 최근에는 정치외교적 관계강화 필요성으로 서로의 관계를 급속도로 강화시키고 있다. 펑 교수도 독일회의 참가후 귀로길에 베이징에서 중국-러시아-인도간의 전문가 회의에도 참가하는 등, 3국 관계는 전례없는 밀월관계를 구가하고 있다.

그런데 펑교수를 비롯한 중국인 학자들에 의하면, 작금과 같은 중국의 대외정책(삼각관계 강화와 대일 이탈 가속화)은 상당부분이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일본 총리라는 미-일 최고 수뇌 개인의 “국가, 국가권력의 사물화(私物化)”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미국. 부시 취임후 그곳에서는, 중국에서도 이미 70년대 후반에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으로 버림받은 이분법적 흑백론(White and Black Approach)에 의해 부시라는 한 개인이 미 대외정책 설정의 주요 요소로 작용, 선(the good)인 부시에 반하는 악(the evil), 혹은 그 무리들의 하나로서 중국이 규정되게 된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미국의 대중 부정적 외교정책은 중국으로 하여금 그에 상응하는 대미 정책 수립을 촉진시킨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국은 러시아 등, 대국과의 관계를 강화시키게 되었다는 게다. 그런데 중-러 관계의 강화는 미국으로 하여금 미-일 관계 강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게 되니 이 과정에서 중국 또한 또 다른 (잠재)대국들과의 도미노식 관계강화에 나서게 되고 이 과정에서 나온 국가가 바로 인도이다….

한편 중국인들에 의하면 고이즈미 총리 취임 직후, 고이즈미 준이치로라는 한 개인의 성장과정에서부터 그 뇌리속에 뿌리깊은 서구사회 동경(상대적인 동양 비하) 취향 역시 일본의 대외정치에 그대로 반영되게 되었다고 한다. 더우기 고이즈미는 일본 근대화 과정의 슬로건이었던 “탈아(脫亞) 공영”관에 깊이 감명받았다고 하지 않던가. 이러한 그의 개인적 성향, 국제관은 그가 그려내고 있는 일본의 대외정책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과 일본 국내에는 부시와 고이즈미에 반대하는 세력 또한 적지 않다. 하지만 원래 “듣는 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들어왔던 이들은, 권좌에 앉게 되며 더욱“독재자화”되어버렸고(중국인 학자의 표현),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는 하지만 이들의 위압에 눌려 기초적인 세력균형(Check & Balance)조차 이뤄내지 못하는 미국과 일본 양국의 국내정치를 고려할 때, 이들이 권좌에 있는 한 국제관계는 이들 개인의 사감(私感)에 계속 휘둘릴 것이라고 중국인 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은 세계평화뿐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의 국익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지도자의 중요성. 이처럼 한번 잘못 맞이한 지도자의 여파는 국내외 질서를 크게 교란시키며 인류사의 시계바늘을 크게 거꾸로 돌려놓을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어쩌면 우리는 지금, 향후 널리 참고가능한 또다른 중요한 반면교사의 교훈을 만들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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