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7일 "북한이 핵을 고수한다면 6자회담에 참석하는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5개국이 공동보조를 취해야 한다"면서 경제제재를 가하는 것도 포함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플랜B, 한 나라가 주장한다고 되는 것 아니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6자회담과 관련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면 어떤 이득이 있고, 핵으로 치달으면 어떤 냉험한 현실과 불이익이 기다리는지 5개국이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플랜A 가 있으면 플랜B가 있어야지, A만 있고 B는 없다는 것은 어떤 국제회의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취할 조치를 의미하는 플랜B의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질문에 "어떤 것이 가장 좋은 플랜B인지는 5자가 잘 모여서 연구를 해야 된다. 어느 한 나라가 주장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고 5개국의 공동보조를 거듭 강조하고, "그것을 내가 만들어 내야할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런 것을 하려고 정부도 있는 것 아니냐"고 즉답은 피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어 "꼭 군사적인 조치 같은 것만을 얘기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북한이 핵을 갖고 있다면 남북한 전면교류도 굉장히 제한될 것이고, 북한도 금융지원과 기타 지원이 끊겨진 폐쇄적인 상태에서, 북한이 경제에 대해 희망을 가질 수 있겠냐. 이런 노력을 포함해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가 있다"고 경제제재 수단을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박 대표는 6자회담의 7월 개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7월에 6자회담이 재개가 되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6자회담의 최종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는 것으로, 그 시작은 회담에 북한이 복귀하는 것으로부터 돼야 되는데, 그렇게 되면 다시 희망을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6자회담의 성공을 위해선 무엇보다도 한국정부가 중심을 잡고 당사자로서의 책임 있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된다"며 "미국을 비롯한 당사국들간의 공고한 협력관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또, 대북 식량, 비료 지원 등을 언급하며 "우리의 정성에 대해 북한 쪽에서도 인도적인 차원의 답례가 꼭 있어야 된다"며 국군포로, 납북자 생사확인 등을 거론했다.
***"어떤 역할도 하겠지만, 대북 특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
한편 박 대표는 김대중 전대통령과 함께 대북특사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고, 평화 정착과 긴장완화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면서도 "특사 같은 것은 정부가 있고, 난 야당 대표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 대표는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엔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상설면회소, 국군포로에 대한 생사확인 등 여러 가지 약속한 사항이 있다"며 "약속들은 거의 지켜졌고, 북한쪽에서도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대표는 "이런 것으로 다른 모든 문제가 어떻게 될지 얘기할 수 없지만, 상대가 약속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외교적으로 노력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본, 외교문제를 국내정치 위해 발언해선 안돼"**
한편,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 인사인 산케이 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 서울지국장은 박 대표를 "3년 뒤에 꼭 대통령이 돼야 하는 사람"으로 지칭해 참석자들의 실소를 유발시키기도 했다.
구로다 지국장은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통과의례식으로 일본에 대해 사과와 반성을 요구해왔고, 노무현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며 박 대표에게 "대통령이 되면 일본에 대해 사과와 반성을 요구할 의향이 있나"고 물었다.
이에 박 대표는 "최근의 문화교류로 두 나라를 보는 젊은 세대들의 시각은 상당히 호의적으로 변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과거의 역사로 인해 앞으로 나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큰 짐을 지어줘선 안된다. (역사문제는) 기성세대가 깨끗하게 정리해야 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간 한국에서 사과를 많이 요구했다고 했는데, 한국 국민들은 사과의 진정성을 상당히 예민하게 보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일본 천황이나 총리 등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역사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면, 그 밖에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분들은 더 이상 문제가 안되도록 말을 신중하게 하는 것이 두 나라의 우의를 위해 굉장히 중요하다"고 일본 각료들의 망언을 비판했다.
박 대표는 "유감표명이 있고 나서 그 반대 되는 말을 하니 국민들은 또 상처를 받고 아물 날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국도 굉장히 조심하고, 국민의 감정을 잘 생각해서 아픈 역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유효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한국이나 일본이나 국내정치를 위해 외교문제와 관련된 발언을하는 것은 굉장히 조심하고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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