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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소총 발명자 칼리시니코프, 무기통제 캠페인에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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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소총 발명자 칼리시니코프, 무기통제 캠페인에 나서다

인권단체들, UN 소형무기 평가회의에 요구 전달

국제앰네스티, 옥스팜 등의 국제적 인권단체틀은 2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UN 소형무기 평가회의를 맞아 전세계 160여 개국 100만 명이 서명한 사진 탄원서를 코피 아난 UN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100만명의 얼굴, 하나의 메시지'라는 모토와 함께 △무기 거래에 대한 통제 강화 △국제 무기거래조약(Arms Trade Treaty)의 설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진행해 왔던 켐페인인 <콘트롤암>을 통해 "현재 전세계에는 약 6억4000만 개의 소형·경량 무기가 존재하고 있으며 해마다 800만 정 이상의 화기가 새로 쏟아져 나온다"면서 "매년 50만 명, 60초당 한 명 꼴로 남성, 여성, 어린이들이 이러한 총기에 의해 죽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 무장폭력 생존자인 케냐의 줄리에스 아릴레(오른쪽) 씨가 코피 아난 UN 사무총장(왼쪽)에게 '무기통제를 위한 100만 명 얼굴 서명 탄원서'를 전달하고 있다. ⓒControlarms

옥스팜의 제레미 홉스 집행국장은 "총기에 의해 매일 1000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죽고 수 천명의 사람들이 부상 당하고 있다"면서 "희생자들 외에도 부모와 자식을 잃은 가족들, 혹은 심각한 장애를 입은 친척을 돌봐야 하는 가족들은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 아이린 칸 사무총장은 전달식에서 "100만 명 얼굴 탄원서는 무기통제의 강화를 바라는 평범한 시민들의 강력한 요구"라고 말했다.

탄원서를 전달받은 코피 아난 UN 사무총장은 "통제되지 않은 불법 소형무기의 확산은 셀 수 없는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 책임이 있다"면서 "국제 무기거래조약의 설립에 대한 요구를 평가회의의 의장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이어 "160개 국 이상에서 서명을 보내 온 100만 명의 '얼굴' 탄원서를 받는 것을 영예로 생각한다"면서 "이 탄원서가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이번 UN 평가회의의 본질적인 목적을 위한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도 유통은 통제 가능하지만 총기는 안된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김명식 팀장은 "우리의 요구는 무기의 소지나 판매 자체를 아예 금지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이스라엘 군에 의해 사살된 지하드 조직원의 시체와 그가 소지하고 있던 AK-47을 비롯한 각종 소형 무기들. ⓒEPA

김명식 팀장은 "여러 분쟁지역에서 인명을 살상하는 것은 핵무기 등의 대량 학살무기(WMD)가 아니라 소총 등의 소형 무기"라며 "그러나 이러한 소형 무기가 아무런 제약 없이 아프리카 등의 분쟁지역에 흘러들어가 엄청난 생명을 죽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세계 분쟁지역에서 가장 많이 애용되고 있는 소총인 AK-47의 경우 아프리카에서 미화 30달러 정도면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소총 등의 재래식 무기의 거래와 유통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관리, 통제할 수 있는 국제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예를들어 칠례산 포도는 최초 생산자부터 유통업자, 수출입업자, 구매자까지 통제와 추적이 가능하지만 총기 거래에 대해서는 이를 위한 국제적 기준 자체가 없다"면서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분쟁지역에서 사용된 총기가 어떤 경로로 유통됐는지를 명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적 무기 통제에 가장 미온적인 나라는 미국"

김명식 팀장은 "G-8과 안전보장이사회 등에 소속된 국가들 대부분이 무기 수출국이기 때문에 규제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면서 "특히 미국은 조약에 대해 '아직 때가 아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은 경제적인 이익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랑학살무기를 견제하겠다며 이라크 전쟁까지 일으킨 미국이지만 막상 인명 살상에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소형 무기 거래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2000년 부터 5년 동안 약 259억3000만 달러어치의 재래식 무기를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해 온 미국 총기협회는 <콘트롤암>의 켐페인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UN 소형무기 행동계획'을 심의하고 평가하기 위해 열린 이번 UN 무기회의는 현지 시간으로 오는 7월 7일 까지 계속된다.
"칼리니시코프를 아세요?"
▲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소총인 AK-47. ⓒ국제앰네스티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자동소총은 무엇일까?

바로 AK-47('칼리니시코프', Avtomat Kalashnikova)다. AK-47은 냉전 당시 미군의 M-16과 쌍벽을 이뤘던 개인화기로서 총구가 진흙으로 막히거나 모래밭에 묻었다가 꺼내도 발사가 가능한 안정성으로 유명하다.

이 소총의 개발자인 구소련의 칼리니시코프 전 육군준장이 <콘트롤암>의 캠페인에 동참을 선언하고 나서 화제를 낳고 있다.

26일 진행된 <콘트롤암>의 얼굴서명 탄원서 전달식과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칼리시코프는 "TV에서 AK류의 소형무기가 강도들의 손에 들려있는 것을 볼 때 나는 '어떻게 저들이 저 무기를 갖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소총의 발명자로서 통제받지 않는 상황, 즉 범죄나 학살 등에 내가 만든 총이 사용되는 것을 보면서 무기 거래에 대한 국제적 통제가 필요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냉전 시기에 자국의 군대가 쉽고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총을 만들겠다는 칼리니시코프의 애국심과 발명가로서의 능력이 과했던 것일까. 뛰어난 안전성과 파괴력을 자랑하는 AK-47는 경쟁상대인 미국의 M-16보다 10배 이상 생산되고 유통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약 1억 정 이상 존재하는 개인화기 중 80% 정도가 AK-47이라고 추정하고 있지만 이 소총은 자세한 집계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테러리스트나 국제적 범죄조직을 다룬 영화에서도 단골로 등장한다.

국제앰네스티 등의 인권단체를이 AK-47을 '세계에서 가장 규제하기 어려운 무기'로 규정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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