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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시대'에 소박한 대안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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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시대'에 소박한 대안찾기

[화제의 신간] 대안사회를 일구는 이들의 <행복한 실천>

몇해 전 새해벽두를 달군 유행어는 "여러분, 부~자 되세요" 였다. 사람들은 이 유쾌한(?) 덕담에 호응했고, 신문들은 서둘러 경제면의 '부자 되는 법'으로 세간의 관심을 반영하며, 다투어 명품 광고를 싣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부에 대한 소망에도 여전히 돈궤짝을 꿰찰 집단은 한정돼 있고, 한국사회의 빈곤율은 빈곤층이 5백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나날이 기록을 갈아치우며 가진 것 없는 이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밀어넣고 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최소한의 안전망 없는 경제적 고통과 사회적 무관심에 대한 좌절을 호소하는 이들에게는 '무능'할 뿐이다.

<사진 1>

<행복한 실천>(우리 교육 간)은 '꼭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 다른 방식의 삶은 없을까'라고 고민하지만 '실천으로 연결하는 방법도 모르겠고, 같이 할 사람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이들에게 하나의 이정표를 제시하려는 책이다.

***대안 화폐, 도심속 생태 공동체, 인권분만, 의료생협...**

지은이인 서화숙 <한국일보> 기자는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사람들의 잘 살려는 노력을 부정할 생각은 없으나 과연 한국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이 그것뿐일까 의문이었다. 혹시 있는데, 그리고 이미 그 운동이 시작됐는데 신문이 이들을 모른 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서 시작한 기획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일보>에 2003년 9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연재된 <어떻게 살까-한국의 대안운동> 기획물 중 10개를 추려내 새로운 취재를 더해 엮어낸 이 책은 대도시의 한 가운데 고향마을을 만드는 서울 마포 두레 사람들, 대안 화폐로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대전의 '한밭레츠', 지역주민들이 만든 동네 병원 안성의료생활협동조합, 편안하게 낳을 권리를 주장하며 인권 분만 운동을 벌이는 여성들, 재개발을 극복한 도심 생태마을 부산 물만골 공동체등 '행복한 실천'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꼼꼼히 담고 있다.

저자는 지역공동체, 대안화폐, 인권분만, 대안생리대, 의료생활협동조합, 대체의학, 차함께 쓰기, 조합형 기업등 '대안운동'의 배경과 현황, 문제점등을 조목조목 짚으며, 무엇보다 대안운동하는 이들을 새로운 각성으로 이끈 힘이 무엇인지,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지난 94년 생긴 안성의료생협은 농촌 봉사를 하던 의사들이 아예 지역에 뿌리를 내려 농민들과 함께 병원 설립을 주도해 대안운동계에 귀감이 되는 경우다. 일본생협을 본 뜬 의료생협의 특징은 입구에 들어서면 '환자권리장전'이 붙어있을 정도로, 조합원들이 주체적으로 자기 건강을 지키는 것이며, 생협활동도 진료와 조합원 활동으로 나뉜다.

"슈바이처야 그 지역 사람들이 신처럼 떠받들어주고 주변의 유혹도 없지만 이곳 의사들은 주변의 동창생들이 수억씩 버는 것을 보면서 조합원들의 요구사항마저 많은 곳에서 의사노릇을 하는 훌륭한 사람들"이라는 지역 주민의 자부심과 칭송, 그리고 반대편에는 언제든지 문 닫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압박하는 경영난은 엄연한 대안운동의 양면이다.

***"취재하면서 기자도 미래에 대한 턱없는 근심에서 벗어나"**

저자는 "때로는 훨씬 잘 살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가난을 선택한 이들이 안쓰럽고, 취재를 마칠 때까지도 풍요로움이란 어느 정도 물질의 수반을 필요로 하지 않나라는 의문이 계속 떠올랐지만, 시속에서 손해라고 보는 것이 이들에게는 손해가 아닌 행복한 실천 그 자체였다"고 취재과정의 깨달음을 말한다.

그는 "이들을 취재하면서 당시 생활인으로서 돈의 무게를 절감하던 기자 역시 우선 미래에 대한 턱없는 근심에서 벗어났다"며 "미래란 결국 나 같은 사람 하나하나가 하기 나름이라는 걸 실감했기 때문"이라고 취재결과 얻은 소중한 체득을 말하기도 했다.

"세상이란 이악스럽게 제 이익을 챙기기 위한 경쟁 덕분에 발전한다고 믿는 이들에게는 이들의 운동이 대책 없는 순진함으로 비칠지 모르겠다. 그러나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마음이고, 이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세상에도 적용되는 원리일 것이다. 그 마음이 다른이들에게도 전달되길 바란다"는 저자의 바람은 꼼꼼한 취재와 '살가운' 글쓰기로 온전히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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