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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수의 '오랑캐꽃']<553>

태국인 키티탓이 귀국 인사차 왔다.
그는 한 공장에서만 일한 이른바 '성실 근무자'다.
시험 볼 필요도 없이 3개월 후 다시 한국에 올 수 있다.

내가 물었다.
"다시 올 거야?"
"글쎄요. 가서 보구요."
"왜 오고 싶지 않은가 보지?"
"솔직히 그래요. 6년 동안 자동차 배기관만 용접했는데 너무 뜨겁고 지겹고 지쳤으니까요. 이제는 고향 코랏에서 농사나 지으면서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오손도손 살고 싶어요. 원래 제가 벼농사 전문인데다가 농토도 넉넉하니까요."

그가 떠나고 나서,
직원들 간에 내기가 벌어졌다.
그가 과연 다시 올 건가, 안 올 건가?

미혼인 여직원들은 안 온다는 쪽에 걸었다.
"첫째, 마흔두 살이면 나이가 너무 많구요. 둘째, 아내가 안 보낼 거예요. 남편과 너무 오래 떨어져 지내서."

나는 온다는 쪽에 베팅했다.
"첫째, 나이가 너무 젊고. 둘째, 아내가 보낼 거야."
"왜요?"
"부부라는 게 그렇잖아."
"어떤데요?"
"헤어지면 그리웁고 만나보면 시들하고."

나는 돈을 땄다고 생각한다.
시월 말에 보면 알겠지만.

▲ 키티탓 ⓒ한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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