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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혁신학교, 강남 학부모들까지 들썩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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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소문난 혁신학교, 강남 학부모들까지 들썩들썩"

[공교육의 새 활로, '혁신학교'·⑨] 혁신학교 좌담회 "혁신학교는 '해피 바이러스'"

혁신학교를 경험한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는 이구동성으로 "혁신학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학교를 통한 '교육 혁신'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 3주체인 학생-학부모-교사의 만족도가 매 학기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영한다.

지난 12일 오후 <프레시안>은 서울시 교육청에서 지난 1년 간 시행된 혁신학교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이야기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용환 상원초등학교 교장, 류현진 숭곡중학교 교사, 선사고등학교 학부모 안혜경 씨, 그리고 오류중학교 신승민·김재환 군이 참석했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인 신승민 군은 친구들에게 "혁신학교, 나도 가고 싶다"라는 문자를 자주 받는다며 "그럴 때마다 친구들이 혁신학교에 오고 싶어 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뿌듯해했다. 안혜경 학부모도 주변에서 '"혁신학교가 도대체 뭐냐"고 묻는다며 혁신학교에 쏠린 관심을 전했다.

이들을 매료시킨 혁신학교의 장점은 협력을 강조하는 모둠활동과 문예체 활동 등 다양한 수업 방식에 있다. 류현진 교사는 혁신학교만의 이 같은 수업 방식이 '입시뿐 아니라 대기업에 입사할 때도 요긴하다'고 주장했다. 이용환 교장 역시 2015년부터 바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 '협업 문제해결 능력'이 포함된다며 "혁신학교는 미래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학교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학교폭력에 대해서도 '어떻게 처벌할까'가 아닌 '어떻게 예방할까'의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다. 김재환 군은 전보다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며 "(학교에) 위협적인 폭력서클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보완되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특히 내신과 입시의 점수화가 개선되지 않는 한,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배우는 게 공부다'라는 협소한 사회적 인식이 계속되는 한, 혁신학교는 "절반의 성공"일 수밖에 없다.

혁신학교 덕에 '인간관계가 풍성해졌다'는 학생, '학교에서 차 대접을 처음 받았다'는 학부모, '교사 생활 20년 만에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하는 교사, '혁신학교를 더 많이 만들어 달라'는 요구에 시달리는 교장. 이들은 지금 혁신학교라는 '해피 바이러스'에 걸려 있다.
다음은 좌담회 전문이다. <편집자>
▲ 지난 12일 서울시 교육청에서 이용환 상원초등학교 교장, 류현진 숭곡중학교 교사와 선사고등학교 학부모 안혜경 씨, 오류중학교 신승민·김재환 군이 참석해 공교육의 새 활로인 '혁신학교'에 대해 이야기했다. ⓒ프레시안(이명선)


혁신학교에 주목하다

이용환 : 혁신학교 교장이기 때문에 어디를 가더라도 혁신학교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잘 운영되고 있느냐', '부모와 학생들의 만족도는 어떠냐' 등 많은 관심을 표명한다. 그래서 혁신학교를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른 분은 어떤가.

신승민 : 다른 중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너희 학교 혁신학교라며? 찾아보니 괜찮은 학교 같다. 나도 가고 싶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그럴 때마다 친구들이 혁신학교에 오고 싶어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혁신학교가 주목을 받고 있구나' 생각하고 있다.

김재환 : 인터넷이나 신문에 '혁신학교'가 많이 나온다. 그래서인지 부모님도 혁신학교 다니고 있으니까 잘 해보라고 한다.

안혜경 : 아이가 외국어고등학교 진학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집 옆에 혁신학교가 생긴다고 해서 처음에는 우려가 컸다. 주변 다른 학부모들도 그랬다. 혁신학교의 정신이 '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해서 모두 함께 나가자'는 것인데, 학업에 집중하지 못할 것 같아 걱정했다.

아이가 혁신학교인 선사고등학교(서울 강동구 소재)에 다니면서 '일반 고등학교와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했다. 시간표, 선생님의 태도 등 모든 게 다르다는 것이다. 고등학생이 학교에 가는 일이 즐겁다고 말한다는 게 상상이 되는가. 아이가 그만큼 달라졌다. 그래서 지금은 매우 만족하고 있다. 당연히 주변 학부모들도 '혁신학교가 도대체 뭐냐'라고 묻는다.

류현진 : 지난해부터 혁신학교인 숭곡중학교(서울 성북구 소재)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일반학교 선생님들이 "혁신학교, 어때?"라며 굉장히 궁금해한다. 숭곡중은 성북구 인근에 처음 생긴 혁신학교인데 '어떻게 전학 갈 수 있느냐'는 문의 전화도 많이 온다. 불행하게도 학급당 30명으로 인원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누가 전출을 가지 않는 한 전입을 받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학부모들의 전화가 꾸준히 오는 점, 또 일반학교 선생님들이 혁신학교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 것으로 봐서는 주목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입시에 불리하다고? "미래교육을 하고 있다"

이용환 : 혁신학교가 이렇게 주목받고 있는 반면, 대학입시에서 불리하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학부모들이 있는 것 같다. 학부모의 생각을 먼저 들어보고 싶다.

안혜경 : 일반학교와 다르게 아이들이 학교 가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혁신학교가 절반은 성공했다고 본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가장 우려되는 것이 학업 부분이다. 서울 혁신학교가 올해로 시행 2년째이기 때문에 아직 대학 합격률과 같은 결과가 안 나왔기 때문이다. 인성교육도 좋고, 여러 가지 다양한 활동도 좋지만, 이런 학습 방법이 입시에서 어떤 성과를 낼까가 나머지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본다. 지금 아무리 '좋다, 나쁘다' 얘기해도 그 결과에 따라 진짜 결론이 나올 것이다.

신승민 :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물론 불안한 것도 있다. 하지만 사회에 나가면 혼자 생활하는 게 아니라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 혁신학교 자리배치 이유가 학생들끼리 협동하라는 의미인 만큼 장기적으로 봤을 때 효과가 있을 것이다.

김재환 : 마주 보고 앉아 모둠수업을 하다 보니, 친구들과 허물없이 얘기할 수 있게 됐다. 다양한 의견이 모여 어떤 것이든 더 큰 생각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여겨진다.

류현진 : 혁신학교는 '공부를 안 시키는 학교가 아니라 시키는 공부를 안 하는 학교'라고 본다. 억지로 시켜서 하는 공부는 진정한 공부가 아니다. 선생님이 설명하고 외우고 하는 방식이 우리 머릿속에 들어 있는 공부라면, 혁신학교는 그런 공부는 안 시킨다.

수능만 봐서 대학을 가는 과거 방법이 무너지고 있다. 학생의 자질을 다양하게 평가하고 있고, 입시제도 또한 바뀌고 있다. 앞으로는 인성도 점수가 된다고 한다. 학업을 하는데도 인성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사회에 나가서든, 고등학교나 대학을 가서든 스스로 문제해결 능력을 갖췄을 때 장기적으로 보면 불리한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본다. 세계적인 추세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렇게 가고 있다.

▲ 이용환 상원초등학교 교장 ⓒ프레시안(이명선)
이용환
: 수능도 교과서적인 지식이 아니라 종합적인 사고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종합적인 해결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자 하는 혁신학교 교육방법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또 학생이 학교에 다니는 게 즐겁다는 것은 지적호기심이나 학업흥미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입시 결과가 나오지 않았어도 이미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2015년 시험부터 학생들이 팀을 이뤄 과제를 수행하는 '협업 문제해결 능력(CPS)' 영역을 추가한다. 이것은 지금까지 한 번도 평가되지 않았던,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역량이다. 그런데 혁신학교에서는 이 부분에 주목하고 교육을 하고 있다. 사실 앞서나가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입시에 전혀 불리하지 않다. 미래교육에 있어서는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 상당히 많다.

류현진 : 협동적 문제해결 능력은 혼자서 책을 보고 공부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친구들과 선생님과 계속 관계를 맺어가면서 만들어야 하며, 1·2년 만에 가능한 게 아니다. 그런 면에서 초중고를 혁신학교에서 보낸 학생들이 미래교육에는 더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입시뿐 아니라, 대기업에 입사할 때도 마찬가지다. 필기, 영어 등도 보지만 최근에는 면접 비중이 훨씬 높다. 일대일로 보는 면접이 아니라, 집단 면접을 본다. 연수원 등에서 몇 박 며칠을 보내면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집중해서 관찰한다. 문제를 풀 때 주위 사람과 협동하는 사람들이 명문대를 나온 사람보다도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학교폭력 예방대책? "혁신학교를 많이 만들면 된다"

이용환 : 학교폭력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혁신학교는 학교폭력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류현진 : 학교가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한 장소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게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교사들이 제일 힘들어하던 학생이 있는데, 최근 놀라운 경험을 했다. 그 학생의 지난해 담임이 선생님들 모두에게 '○○를 사랑하는 사람들, 한번 모입시다'라고 메일을 보냈다. 그랬더니 교감 선생님과 상담 선생님, 보건 선생님, 올해 담임, 그 외 이 군을 가르쳤던 선생님 등 열 명 정도가 왔다. 다 같이 모여서 대책회의라며 한 시간을 그 학생 한 명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혁신학교가 말로만 '학생 한 명도 놓치지 않겠다'라고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자발적으로 학생 한 명을 위한 모임이 이뤄지는 것을 봤다.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적시한 것이다. 그 덕분인지 학교폭력이 전보다는 줄어들었다.

이용환 : 접근법이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을 어떻게 처벌할까'라는 측면에서 보는데, 혁신학교는 '어떻게 해결할까'의 측면에서 학교폭력의 근본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법도 교사들이 협력적으로 논의해 처벌보다는 예방하는 쪽으로 접근한다.

집단으로 모여 있기 때문에 학교에 학교폭력이 없을 수는 없다. '학교폭력이 왜 일어나는지', 그 원인을 탐색해보면 학교가 주는 스트레스, 공부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려고 약한 학생을 괴롭힌다. 따라서 다양한 방식의 즐거운 수업을 도입해 아이들이 서로 배려하고 협력적인 수업을 하면 괴롭히기보다는 도와주고자 하는 인성이 길러진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문화 자체가 바뀌면 학교폭력은 없어진다.

북유럽 교육 방식이 혁신학교와 비슷한데, 그곳에서는 학교폭력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는 문화 자체에서는 친구를 괴롭히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경쟁'이다. 옆의 친구도 밟고 일어서야 하는 경쟁적인 문화이기 때문에 누구 한 명이 약하면, 만만하게 보고 괴롭히며 스트레스 해소 수단으로 삼는다.

▲ 오류중학교 2학년 신승민 군 ⓒ프레시안(이명선)
신승민
: 선배들 폭력서클이 있고 그 밑에 후배들 폭력서클이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폭력서클이 또 하나의 폭력서클을 낳아 세습된다. 해가 거듭돼도 졸업하고 입학하면서 그 체제가 유지된다.

초등학교 때는 선생님을 만나면 인사만 하고 친구들과만 어울렸는데, 혁신학교인 오류중학교를 와서는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도 하고, 유머도 나눌 만큼 부담이 줄었다. 친구-친구, 선생님-친구 사이 과거 경직된 분위기가 풀어졌다. 그래서인지 지금 학교에서는 과거 형들 같은 일진이 아니라 '그냥 조금 사고 치는 애들' 정도로 순화됐다. 위화감도 많이 없어졌다.

김재환 : 승민의 말대로 일진이라기보다는 '그냥 좀 노는 친구들'이라는 정도다. 서로 이야기도 많이 하고 같이 어울리기도 한다. 위협적인 폭력서클은 없다. 수업할 때도 분리되고 경직된 게 아니라, 서로 놀면서 대화하며 어울리게 돼서 '왕따 당한다'고 느끼는 친구들도 줄었다.

안혜경 : 참, 신기하다. 왜냐하면 우리 아이에게 듣는 것과 같은 이야기를 지금 학생들이 하고 있다.

교사 두 명이 전근을 갈 정도로 중학교 때 '문제아'라고 불리던 학생이 있었는데, 혁신학교인 선사고등학교에 와서 평범한 학생이 됐다는 것이다. 아이가 학기 초에 집에 와서 "엄마, 이제 그 아이 아무렇지도 않아. 문제없어"라고 하더라. 이 말을 듣고 혁신학교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바뀌었다.

'이유가 뭘까' 하고 생각해봤더니, 선사고는 '작은학급제도'(교육과학기술부의 '복수담임제'와 구별해 사용하고 있다. 편집자)를 운영해 한 선생님이 학생 15명을 돌본다. 선생님들이 조금만 잘못됐다 싶으면, 학생들과 상담을 한다. 운동장을 같이 걸으면서, 또는 교무실에서도 학생들을 데리고 마냥 얘기를 한다. 이런 모습이 '문제아'라고 불리던 학생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 지난 5월 선사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200명 중 109명의 학생이 선사고의 특색 있는 교육활동으로 '작은학급제도'를 꼽았다. ⓒ선사고등학교

이용환 : 직접 이야기를 들어 보니까 혁신학교에서는 확실히 학교폭력 문제가 완화되고 있는 것 같다. 이것만으로도 혁신학교가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교육 당국이 학교폭력 예방대책이라고 따로 만들 게 아니라, 혁신학교를 많이 만드는 게 대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동 웃음)

교사-학생-지역이 함께 만들어가는 수업

이용환 : 혁신학교에서 만족도가 제일 높은 분야가 다양한 체험학습과 교과 과정의 다양화이다. 실제 그런지 먼저 학생들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

김재환 : 지금도 한두 달에 한 번씩 체육활동을 하면서 반 단합력을 기른다. 선생님과 자발적으로 체험활동을 만들어 참가 희망자들과 공룡 화석 체험전 등을 다녀오기도 했다. 강제적으로 하는 게 아니어서 반 친구들 참여율도 높다. 재밌다.

신승민 : 무엇보다 강요하지 않고 선생님과 학생이 합의점을 찾아간다는 점이 좋다. 선생님이 정한 대로 가는 게 아니라 학생과 의견을 교환한다.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정하면 가기 싫어하는 친구들도 많다. 그런데 서로 의견을 모아 체험활동을 하기 때문에 학교를 보는 시각도 좋아졌다. 그래서 수업 외 다양한 활동들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이용환 : 중요한 말이다. 학생 입장에서 체험학습이나 체육활동이 많아지는 것도 좋지만, 교사가 일방적으로 정해서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토론 등 협력해 결정한 사항을 교사가 수용해 진행하는 방식이 좋다는 의견이다.

류현진 : 2학년이 지난 4월에 수학여행을 다녀왔는데, 한 개 반씩 간 학생들의 만족도가 훨씬 높았다. 승민 군 말 대로 선생님과 학생이 '어디를 갈 것인가', '무엇을 볼 것인가', '밤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등을 같이 결정했고, 학생들이 직접 진행한 반도 있었다. 그랬더니 학생들이 "내년에도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며 상당히 만족해했다.

숭곡중은 서울 성북구에 있는 단체와 활동가들이 학교를 찾는 경우가 다른 학교에 비해 많다. 최근에 버려진 물건들로 실생활에 필요한 작품을 만드는 '생태 목공'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성북구에서 활동하는 전문 미술가들이 학교 옥상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학생들과 뚝딱뚝딱 무엇인가를 만들고 있다. 지역 활동가들과 학생들의 문예체 활동이 연계되면서 보다 다양한 활동이 가능해진 사례다.

▲ 선사고등학교 학부모 안혜경 씨 ⓒ프레시안(이명선)
안혜경
: 지극히 개인적 생각인데, 정말 100% 만족한다. (웃음)

선사고는 지난해부터 소 논문을 한 학년에 한 개씩 만들고 있다. 학생들이 잡은 주제가 "암사시장 상인의 행복지수"였다. 참신한 내용이 너무 좋았다. 일부 학부모 중에는 "그 시간에 공부를 시켜야지. 헛된 곳에 왜 시간을 낭비하느냐"라며 안 좋게 보는 경우도 있다. 과거 교육법으로만 생각해서 그런 반응이 나온 것이라고 본다.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데,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이용환 : 상원초는 전문 강사가 와서 문화와 예술 체험활동을 한다. 과거에는 교사와 교과서만으로, 자원이 협소했는데 이제는 전문가가 참여해 연극과 국악 지도를 한다. 학생들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서로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하기도 한다. 전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교육 내용에도 전문가와 협력해 같이 공부하고, 장소도 교실을 벗어나 지역 사회나 다양한 체험 공간을 찾아가기 때문에 학생들이 기대감을 갖고 신나서 학교에 온다. 이 점은 혁신학교만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에 대한 만족도 90%…"있을 수 없는 숫자가 나왔다"

이용환 : 한 교사가 광고 문구 같지만, "혁신학교라 행복해요"라고 말했다. 매학기 만족도를 조사하는데 2012년 1학기 조사 결과 '교사는 95%, 학부모는 90%, 학생은 90%가 만족한다'고 표시했다. 나머지는 '만족하지 못 한다', '불만이다'가 아니라 '보통이다', '그저 그렇다'는 의견이다. 학부모와 학생은 지난해보다 만족도가 5%나 올랐다. 초등학교여서 만족도가 높은 건지 궁금하다.

신승민 : 상원초 통계가 맞는 것 같다. 다만 걸리는 게 있다면, 혁신학교의 수업 방식을 못 따라가는 선생님이 있다는 것이다. 1학년 때 이런 일이 있었다. 혁신학교의 자리배치는 선생님을 보는 게 아니라 친구들을 보게 되어 있는데, 선생님이 이런 배치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자리를 다시 바꾸었다. 학생들끼리 얘기만 하고, 수업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김재환 : 그래도 혁신학교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수업을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노력한다. 지원도 많아져 이번 학기 음악 시간에 젬베(Jembe)와 기타가 마련됐다. 학교에서 전문가 선생님을 모셔 와 배우고 있는데, 늘 악기 소리가 들리니까 방과 후에 친구들과 음악실로 달려간다.

안혜경 : 혁신학교 학부모 네트워크 모임을 준비하고 있다. 거기에 참석한 학부모도 다 똑같은 말을 했다. "아이들이 좋아한다. 행복해한다." 학부모들은 경우에 따라 안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학생들은 성적과 상관없이 대부분 다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고등학교는 입시가 코앞이기 때문에 걱정하는 학부모도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하지만 앞으로 혁신학교가 대학입시에 오히려 더 강점이 있다는 식으로 바뀔 것이라 믿는다.

류현진 : 숭곡중도 만족도 조사를 했는데, 교감 선생님이 "이건 있을 수 없는 숫자가 나왔다"고 말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제일 높았던 항목은 다른 것보다 '선생님'에 대한 것이었다. '선생님들이 열심히 수업하고 학생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항목에서는 만족도가 90% 이상 나왔다. 기분이 뿌듯했다. 교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은 학생과 교사의 관계가 좋다는 말이고, 관계가 좋으면 배움은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교사 입장에서는 수업을 준비하는 데 두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20년 이상 해오던 수업을 바꾸기란 정말 쉽지 않다. 그런데 또 교사들에게 '혁신학교여서 뭐가 좋으냐' 하고 물었더니 '수업이 바뀌어서 좋다'고 답했다. 교사는 혼자 수업하고 학생은 자거나 떠들고, 전혀 소통이 안 되던 수업에서 학생과 소통도 잘 되다 보니 교사도 수업 시간이 좋아진 것이다. 물론 의사결정 할 때 회의를 여러 번 해야 하는 불편한 점이 있지만, '기존 학교로 돌아가겠느냐'고 물으면 '싫다, 혁신학교가 훨씬 좋다'라고 말한다.

'혁신학교는 교사가 퇴근을 못 한다'는 동료 교사의 질문이 많은데, 오해다. 우리 학교의 경우 작년에 늦은 퇴근이 있었긴 하지만 혁신학교이기 때문이 아니라 신설학교여서 퇴근을 못한 것이다. 2년 차가 되면서는 대부분의 교사들이 정시에 퇴근한다. 간혹 퇴근을 늦게 하는 선생들이 있는데, 일이 밀려서 안 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과 무엇을 더 같이 할 수 있을까 연구하기 위해 남아 있는 것이지 일이 밀려서 때문은 아니다. 주변에서 "힘들다며?"라고 물으면 "정시에 퇴근한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이용환 : 선생님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오는 것은 혁신학교의 일반적인 현상인 것 같다. 상원초 학부모들도 그렇게 답한다.(웃음) '교사에 대한 무한신뢰'로 교사가 달라지니 학부모의 만족도도 높게 나타난 것 같다.

혁신학교, 좀 더 보완한다면...

이용환 : 혁신학교는 '지도에 없는 땅을 찾아가는 모험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혁신학교는 아직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다. 특히 교사들의 어려움이 크다.

▲ 류현진 숭곡중학교 교사 ⓒ프레시안(이명선)
류현진
: 첫 번째, 혁신학교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모두 참여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중시한다. 그런데 사실 교사들조차 이런 방식이 익숙하지 않다. 말은 '민주화, 민주주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아직 학교 전체 분위기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의사 결정을 하는데 서투른 것이 많다.

두 번째는 학부모님들의 불안함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이렇게 해서 우리 애가 외고를 가겠느냐", "왜 공부 못하는 학생에게만 관심을 갖느냐, 잘하는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라고 요구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학부모들의 이런 요구는 기본적으로 '입시에서 불리하지 않을까'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안혜경 : 학부모 입장에서 선생님께 묻고 싶다. 정말 궁금한데, 왜 앞서 가는 아이들을 더 끌어주는 학습을 할 수 없는 것인지.

류현진 : 일종의 나머지 공부를 해달라는 것인데 숭곡중에서 교사들끼리 의논한바 '우월반 편성은 안 된다'로 결론이 났다. 국영수 위주의 수업 대신 '토론반'은 있다.

안혜경 : 못하는 학생을 끌어주는 프로그램은 있는데 왜 잘하는 학생들을 더 이끌어주는 프로그램은 없느냐는 말이다.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보는 것이다.

이용환 : 좋은 지적이다. 혁신학교도 공교육 기관이다. 공교육은 모든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따라서 잘하는 학생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관리하고 이끌어주는 것이 오히려 공평하지 못하다고 보는 것이다. 혁신학교는 이러한 공교육의 목적에 충실하면서 뒤처지는 학생이 없도록 책임교육에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잘하는 학생들은 혁신학교에서도 발표나 학습 과정의 다양한 측면에서 성취감이나 칭찬 등 보상을 많이 받는다.

초등학교에는 이런 문제가 있다. 자율참여이긴 하지만 대회에 나가면 그 학생은 학교의 대표성을 갖게 된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그래도 학교를 대표해 나가는 것인데 학교에서 지도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부모가 지도하라는 것이냐, 아니면 사교육을 하라는 말이냐"라고 요구하는데 참 난감하다. 일정부분 책임이 있고, 관련 지도도 필요하지만 '혁신학교는 모든 학생을 위한 활동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신승민 : 혁신학교에서는 모둠활동을 주로 하는데 말이 많거나 장난을 치는 아이가 있으면 빨리 전파된다. 모여서 마주 앉아 있다 보니 같이 말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러면 선생님은 한숨을 쉬기도 하는데, 이렇게 한번 분위기가 흐트러지면 바로 잡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깨끗한 물을 진흙탕으로 만들기는 쉬워도 진흙탕을 깨끗한 물로 만들기는 어렵다.

또 하나는 혁신학교는 모둠활동을 통한 수행평가를 한다. 공부 잘하는 아이 한 명, 중간인 아이 한 명, 관심 없는 아이 한 명이 하나의 그룹을 형성하게 되는데, 누구 한 명이라도 못하면 다른 두 명도 점수를 못 받는다. 그러다 보니 공부 잘하는 학생이 종종 "선생님, 저 이거 혼자 하면 안 되겠느냐"고 묻게 된다.

김재환 : 비슷한데, 우리 반 같은 경우는 짝이 모른다고 물으면 서로 알려주면서 공부한다. 누가 떠들면 아이들이 스스로 주변에서 '조용히 하자'고 말한다. 모둠활동 중 자는 아이들도 있는데 서로 깨워준다. 다 같이 점수를 잘 받아야 하기 때문에 친구들끼리 도와주는 편이다. 잘하면 좋은데 어렵기도 하다.

이용환 : 학생만큼 교사도 고민하는 바다. 모둠활동은 협력해서 공부를 하며 시너지 효과를 얻고자 하는 것인데 한 명의 방해로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되기 때문에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협력하는 습관이 만들어지면, 중·고등학교에 가서 자연스레 이뤄지리라고 본다.

상원초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것부터 습관화하는 교육을 시킨다. 그래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 협력적 태도가 생긴다. 그렇게 남을 배려하면서 존중하고 협력하는 방식으로 공부한다. 과도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본다.

안혜경 : 고등학생인 아이도 모둠활동에 대해서는 불만이 있다. 왜냐하면 하는 아이만 한다는 것이다. 다섯 명 중 한두 명만 열심히 하고, 무임승차하는 아이도 있다. 그래서 차라리 혼자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류현진 : 숭곡중도 수행 평가가 상당히 높은 편인데, 그 중 모둠별 수행평가가 있다. UCC를 만든다고 하면, 교사가 의도하는 것은 협동이다. 또 예민하긴 하지만 점수화가 될 수밖에 없는데 A라고 해서 다 A를 주지는 않는다. 작품은 A지만 학생들끼리 상호 평가를 하게 한다. 어떤 역할을 했는지, 적극적이었는지 등을 스스로 표시하다 보면, 누가 열심히 하고 누가 덜 했는지 알 수 있다. 그렇게 차등을 둔다. 모둠활동을 하긴 하되, 점수를 보완하는 장치를 두는 것이다.

혁신학교는 '해피 바이러스'

이용환 : 주변에 "혁신학교에 다녀서 너무 행복하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웃음) 추상적인 것보다는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좋은지 말해보자.

류현진 : "너무 행복하다"라고까지 느껴지지는 않는다.(일동 웃음)

무엇보다 교사로서 성장하는 게 느껴진다. 올해 교사 생활 20년째인데, 전에는 스스로 굉장히 괜찮은 교사인 줄 알았다. 과거에는 학교가 교장·교감 선생님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혁신학교에 오면서는 '내 학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이것저것 하게 되는데, 하면서는 모르는 게 또 너무 많더라. 그래서 공부를 하게 됐다. 그런데 이런 공부를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동료 교사들과 같이한다. 혼자만 성장하는 게 아니라, 같이 한다는 느낌이 좋다.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들과도 함께하고 있다. 그래서 정말 행복하다.

신승민 : 아무래도 학생 문제는 학생이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주위에 문제가 많던 친구들이 변하는 것을 볼 때마다 '아, 혁신학교가 이렇게 좋았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선생님과 학생 사이가 좋아지는 것을 볼 때도 느낀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전에는 '다가가기 싫다'라며 선입견을 품고 있는 경우도 있었는데, 지금 혁신학교에 적응되면서 마음을 열 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 사귀면 안 되고, 피해야 하는 친구라는 인식이 바뀌었다는 게 놀랍고 신기하다. 인간관계가 더 풍성해진 느낌이다.

▲ 오류중학교 2학년 김재환 군 ⓒ프레시안(이명선)
김재환
: 친구들과의 거리감이 확실히 줄었다. 처음에 학교에 입학했을 때 다른 초등학교에서 온 친구들과는 갈라져 있었는데, 모둠 수업 같은 걸 하면서 서로 친해져 학교생활이 즐겁다. 혁신학교 2년 정도 되니까 화합하고 적응하는 데 익숙해지면서 친구의 친구로 엮이게 됐다. 학교가 경쟁의 장이 아니라 친구를 통해 스스로도 행복해지는 것 같다.

안혜경 : 학부모로서는 아이가 학교 가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더 바랄 게 없다. 또 학교 선생님들과의 관계도 다른 일반 학교와는 다르다. 최근에 문득 알게 된 게 있는데, 학교에 가면서 한 번도 선생님에게 차 대접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전에는 아이를 학교에 맡겼다는 이유만으로 죄인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은 선생님이 주는 차도 마시고 편안하게 이야기도 한다. 학교에 가는 게 벌 받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선사고에 가서 차 대접도 받을 뿐 아니라, 기분 좋게 마시고, 찻잔을 직접 씻고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학교를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이용환 : 혁신학교가 해피 바이러스인 셈이다.(일동 웃음)

혁신학교 만들기, "이제는 학부모가 나서야"

이용환 : 혁신학교가 좋다고 소문이 나면서 서울 강남 학부모들이 "우리학교를 혁신학교로 만바꿔 달라"는 연서명을 받아 교육청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혁신학교 지정 요건은 교사들의 동의 50%와 학부모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결국 학부모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좋은 학교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보는데 동의하시는지.

안혜경 : 개인적으로는 동의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등학교 학부모들은 아직 혁신학교의 결과물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혁신학교의 확산도 일정 부분 제한이 있는 것 같다. 강남의 경우는 초등학교로 알고 있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적극 나설 수 있었던 것 아닐까.

류현진 : 주변의 한 중학교는 학부모들이 혁신학교로의 전환을 원하는데, 교사들이 원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변화에 대해 오히려 교사들이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깝다.

초등학교는 혁신학교인데 중학교나 고등학교는 혁신학교 없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혁신 벨트'라는 말도 나오는데, 숭곡중 주변에 있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가 혁신학교가 되면 좋을 것 같다.

이용환 : 비슷한 의미로, 학부모들이 연계교육에 대해 말한다. "혁신학교에 다니다가 다른 학교에 가면 학생들이 적응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학부모들이 바로 옆 상원중학교를 혁신학교로 만들어 달라고 하는데,(웃음) 이제는 학부모들이 만들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교사들이 좀 소극적이어도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면 교육청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교육 전반에 대한 사회적 인식부터 바뀌어야

류현진 : 현재 혁신학교는 자율학교로 지정되어 있다. 일반학교보다 더 많은 교과 과정의 자율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존의 교육시스템이나 평가시스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자율성이 좀 더 보장됐으면 좋겠다.

이용환 : 내신과 입시 등 '점수화'라고 하는 부분이 개선되어야 한다. 사라져야 한다. 그래야 교육과정이 다양화되고 지역에 맞춰 다양한 수업을 할 수 있다.

사회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공부라고 하는 것을 편협하게 바라보고 있다. 삶 자체를 배우는 게 공부인데 공부를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배우는 게 공부다'라는 협소한 인식을 갖고 있다. 학부모들이 혁신학교를 공부를 안 하는 학교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사회의식에 대한 반증이다. 언론이나 교육청에서 나서 '공부'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

신승민 :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평가하지 않으면 좋겠다. 모둠활동으로 친해졌는데 결국에는 점수화되기 때문에 예민해진다. 최근 음악 과목을 절대평가로 바꿨더니 훨씬 좋아졌다. 우리나라 교육이 전체적으로 절대 평가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류현진 : 학생의 인식이 교사보다 나은 것 같다.

이용환 : 교장인 나 역시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김재환 : 모둠별로 모여 앉는 자리 배치가 좋긴 한데, 선생님을 보기가 불편하다. 고개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다.(일동 웃음)

안혜경 : 인성교육이 장기적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알지만,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현재 입시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대입도 같이 고민해야 혁신학교가 현실성을 띠고 보다 많은 학부모들이 동참하게 된다.

이용환 : 가장 큰 딜레마다. 네덜란드는 대학을 꼭 가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없다. 대학을 가고 싶은 사람은 그야말로 학문을 하고 싶은 사람만 간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왜 대학을 가야 하지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학이 의무사항처럼 되어 있다. 그 사회적 인식이 변하지 않으면 딜레마는 계속될 것이다.

앞서 이야기 나온 것처럼 종합적인 사고력과 소통능력을 키우는 혁신학교의 교육방식이 현재의 입시제도에서도 결코 불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교육이 경쟁논리에서 벗어나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고 그에 걸맞는 입시제도의 변화도 필요하다. 하지만 역으로 지금 혁신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내용과 방식이 확산되면 시대에 맞는 입시제도로의 변화가 앞당겨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가져본다.

[공교육의 새 활로, '혁신학교']

학교 수업시간에 맨유를 수학적으로 분석한다고?

"1년에 방학이 4번인 학교, 가능합니다"
"혁신학교 덕에 엄마 · 아빠도 달라졌어요"
"혁신학교 1년…이런 건 고쳐주세요"
"집 통장은 마이너스, 아이의 웃음 통장은 플러스"
'스펙 먼저'라는 생각, 이젠 바뀌었어요"
숨 막히는 교과서, 수업 혁신으로 돌파!"
"교사가 수업과 학생 지도만 한다?… 꿈같은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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