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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자 가족 "도박병은 약도 수술도 안듣는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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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자 가족 "도박병은 약도 수술도 안듣는 병"

[토론회]"노무현 정부는 도박 규제할 줄 알았으나..."

"저는 소외계층 끌어안겠다는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 도박산업을 규제할 줄 알았습니다. 도박이란 게 밑바닥 계층의 없는 사람들 돈 쓸어가는 거 아닙니까. 경마장이나 경륜장에 몰리는 사람들 대체로 노가다판 뛰는 사람들, 택시운전사, 오토바이 택배기사들, 집창촌 직업여성이 70% 이상입니다. 그런데 도박장에 날개 달아주는 노무현 정부를 보면서 처절한 심정을 느꼈습니다."

***"인생 역전 운운하는 도박 광고가 왜 그리 많나"**

서울 천호동에 사는 지모(남, 46)씨는 29살 때 경마로 도박을 시작했다. 그 후 17년간 경륜, 경정, 카지노등의 도박장을 전전하며 8억원의 재산을 탕진하고 직장도 가정도 잃었다. 지씨는 지난해 스스로 강원랜드에 '영구출입금지' 신청을 할 정도로 '도박 중독 탈출'을 원하지만, 지금도 건설현장에서 번 돈만 생기면 경마장에 가고 싶은 충동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씨는 "정부는 서울시 노숙자가 서울역 앞 2-3천명이 전부라지만 저는 실제로 10만명 가까울 거라고 본다"며 "그 사람들 다 24시 사우나, 고시원 전전하면서 80%이상이 경마, 경륜에 빠져산다. 제가 그 생활 해봐서 누구보다 잘 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이 정부에 세금을 왕창 내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지씨는 "경마, 경륜장도 카지노처럼 출입카드를 만들어 신용이 양호한 사람만 발급한다든지 하는 제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또 지하철에 인생역전 운운하는 도박 광고가 왜 그렇게 많냐. 순진한 사람 꼬드기기 쉬운 광고도 제한했으면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씨가 열변을 토한 곳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 사행산업의 실태와 개선방안' 토론회.

***도박중독자 가족들 "도박병은 약도, 수술도 안드는 질병"**

민주당 손봉숙 의원실에서 마련한 이 자리에는 남편이 월세 보증금까지 도박으로 날려 어린 두 자식을 데리고 살기 힘들어 여러 번 자살을 생각했다는 주부 최모씨, 사채까지 끌어와 도박을 하는 아들을 겨우 정신과치료를 받게 하고 본인이 빚을 갚아주고 있다는 이모씨등 도박중독자의 가족들이 증언대에 섰다.

이모씨는 "도박병은 겉은 멀쩡해보이지만 약을 먹일수도 수술을 할 수도 없는 질병"이라며 "마카오 원정도박 간다고 몰래 통장을 훔쳐 돈을 빼내고는 못가게 막으면 살기등등하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하냐"며 연신 흐느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한 해동안 경마등 합법화된 사행산업의 총 베팅액은 14조 9천여억원(고객환급금을 제한 총 지출액은 4조8천여억원)으로 27조 7천억원의 전체 레저산업 규모 중 54%를 차지한다.

***"정부가 당장 세수 마련 위해 병리적 징후 외면"**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이는 1999년도에 비해 3배이상 증가한 것"이라며 "정부, 지자체가 당장 부족한 세수 마련을 위해 가장 손쉬운 사행산업을 벌이면서 이로 인한 사회 병리적 징후를 외면하고 사행산업 확장에만 혈안이 돼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한국마사회의 2002년 연구용역보고서는 18세 이상의 전국 성인 남녀의 9%가 도박으로 인한 문제를 겪고 있으며, 3.8%(약1백30만명)가 병적 도박자라고 추정하고 있다. 동일한 통계기법으로 측정한 미국, 캐나다 호주가 2%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인의 도박 중독율은 2배 정도 되는 셈이다.

지난 2월 발족한 '사행산업을 걱정하는 의원 모임'의 33명의 의원들은 현재 사행산업을 규제하고 관리감독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놓은 상태다. 도박중독자와 그 가족들의 절규에 정부가 어떻게 답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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