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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KBS "감사자료 유출자, 수사의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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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KBS "감사자료 유출자, 수사의뢰하자"

민주 손봉숙 의원, "듣고 있자니 참 이상한 상황" 빈축

"KBS의 개혁으로 손해 보는 음험한 작전세력들이 자꾸 내부 비밀을 유출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
"악의적인 유출이다. 유출 경로 파악을 위해 수사당국에 의뢰하는 것도 검토해 보겠다." (강동순 KBS 감사)

21일 KBS 결산승인안 심사를 위해 열린 국회 문광위에서는 최근 문제가 된 'KBS 공금 유용 사건'의 초점이 엉뚱하게 '문건 유출의 경위'로 변질되며, '수사 의뢰'까지 거명돼 빈축을 샀다.

***우리당 "월급은 KBS에서 받고, 한나라당 위해 일하는 사람들 있다" **

이날 오후 회의는 한나라당 불참속에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민주당 손봉숙 의원만 참석한 채 해당 안건을 심의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요구한 자료 제출이 불성실하다"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KBS 정연주 사장이 사퇴할 때까지 결산심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열린우리당 간사인 우상호 의원은 "최근에 월급은 KBS에서 받고, 일은 한나라당을 위해 하는 사람들이 KBS 내에 있다고 한다"며 KBS 간부의 공금 유용 문제가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에 의해 폭로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기업들은 의도하지 않은 자료가 유출되면 내부적인 감사를 통해 유출 경위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재발방지에 만전을 기한다"며, 정 사장에게 "심기일전해 내부 기강을 확립하라"고 당부했다.

정청래 의원 역시 "KBS는 자료 제출에는 소극적이고 자료 유출에는 적극적"이라며 자료유출을 문제 삼았다. 그는 "KBS 개혁으로 손해 보는 음험한 작전 세력들의 비밀 유출을 경계하지 않으면 개혁이 물 건너갈 수 있다"며 이번 문제를 '반 개혁세력에 의한 작전'으로 규정한 뒤, "비밀을 유출한 사람들로 인해 KBS 개혁에 찬물이 끼얹어지지 않도록 유출자에 대한 형사고발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같은 '반개혁 세력'이 공채 출신이 아닌 '낙하산' 입사자 중에 있다고 확신한 듯, "낙하산으로 입사한 직원들의 인사 기록을 조속한 시일 내에 서면으로 제출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KBS "정보 유출자 색출 위해 수사 의뢰도 검토" **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이같은 '엄호'에 이번 사건으로 공신력에 큰 손상을 입었을 뿐 아니라 오랜 숙원인 '수신료 인상'마저 물건너갈 위기에 빠진 KBS측도 적극 화답하고 나섰다.

정연주 KBS사장은 "KBS내 의사소통 구조는 사장을 '양두구육'이라 표현하는 문건이 게시판에 버젓이 올라와 있을 정도로 활짝 열려 있다"며 "내부고발이란 사내 언로가 모두 막혀 자정이 불가능할 때나 하는 것이지 현재처럼 언로가 활짝 열려 있는 상황에서 한 비밀유출을 내부고발이라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본다"며, 외부유출자를 '내부고발자'가 아닌 '반개혁세력'으로 규정했다.

강동순 KBS감사 역시 "정상적이라면 사내 언로를 통해 해결했어야 할 문제가 사장에게 보고되기도 전에 외부로 나간 데에는 악의적인 의도가 있다고 유추된다"고 주장했다. 강 감사는 이번 자료유출에 대해 "매우 자괴심을 느끼고 심각한 상황"이라며 "의원들 말씀대로 필요하다면 유출자 색출을 위해 수사 당국에 수사 의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수사 의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손봉숙 의원 "국민 알권리 충족했으면 고맙지, 유출경로 중요하냐" **

이처럼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KBS 측이 '공금유용자 엄단'이 아니라 '비밀 유출자 색출'에 열을 내는 상황은, 곧장 민주당 손봉숙 의원의 빈축을 샀다.

손 의원은 "KBS 사장이 직원더러 내부단속을 잘 하자고 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중시해야할 국회의원이 KBS 더러 '문을 좀 더 꼭꼭 닫아라' 주문을 해도 되는 거냐"며 "듣고 있자니 참 이상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손 의원은 "그 자료가 악의적인가, 아닌가는 유출된 자료를 분석해서 거짓된 사실로 누군가를 모함한 것이면 악의적인 것이고 사실이라면 어떻게 유출됐는지와 상관없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정보가 아니냐"고 반문한 뒤, "자료가 사실이냐 아니냐는 우선 조사하고 판단할 일인데 무조건 뭉뚱그려서 KBS 개혁을 막기 위한 악의적인 유출이라며 앞으로는 문을 잘 닫으라고 하면 우리는 앞으로 무슨 자료로 일을 하냐"고 KBS를 감싸고도는 우리당 의원들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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