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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동해' 표기 요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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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동해' 표기 요구하라!

우수근의 아시아워치 <30>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미국정부가 중앙정보국(CIA)과 국무부 등 주요 정부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그동안 ‘일본해’로만 표기해오던 동해의 명칭을 ‘동해’도 함께 병기하겠다고 한국정부에 전달해 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 는 세계의 많은 주요 웹사이트들이 CIA 자료를 사용하는 현상황에서 CIA가 동해를 병기하기로 한 만큼 이를 근거로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 변경을 요청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필자는 이미 다른 지면을 빌어 밝힌 바 있지만 아직도 전혀 시정되고 있지 않는 중국내에서의 일본해 단독 표기에 대해 최우선적 변경요청을 제안하고자 한다.

중국은 한반도를 어떻게 바라볼까? 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반도의 안정은 곧 중국발전에도 직결된다. 따라서 중국은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지지한다”
진심인지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한반도 문제 전문가 중국인의 말이다.

”한국은 경제가 잘 발전한, 살기 좋은 나라잖아요”
중국 기성세대들의 한국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인식 가운데 하나이다.

“한국영화, 음악, 디자인 등등 한국 것이 좋아요. 한국을 사랑해요!”
중국의 젊은 세대사이에 널리 퍼진 한국에 대한 인식이다.

실제로 필자가 재직중인 대학에서도 매일 점심ㆍ저녁 무렵에 틀어주는 교내방송에서도 한국노래가 심심찮게 흘러 나온다. 뿐만 아니라 거리에서도 철자는 틀리고 의미도 통하지 않는 어눌한 한글이 적힌 옷을 입고 활보하는 사람들도 자주 눈에 뛴다.

그렇다면 중국의 전통 맹방이던 북한에 대한 중국의 인식은?

"이제 북한은 중국에게 한낱 성가신 이웃에 불과한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와 같은 인식변화가 그대로 대북정책의 변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밝힌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중국인의 말인데 중국에서의 대북 인식을 잘 대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상이(비록 지나치게 단순화된 인상이 없지는 않지만) 바로 현재의 중국사회 저변에 흐르는 한반도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라 해도 무방할 것 같다.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인식전환은 불과 10여년 전인 1992년 8월의 한ㆍ중수교 이후 달라지기 시작한다. 당시만 해도 정치관계는 북한과, 경제관계는 한국과의 관계를 대등히 중시해오던 중국이었다. 그런 것이 점차 한국과의 경제관계를 더욱 중시, 양국의 정치적 관계로까지 발전하며 90년대 후반부터 불기 시작한 ‘한류(韓流)’ 로 이어진다. 그 결과 한ㆍ중 양국은 2003년 7월 노무현 대통령의 방중시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체결하게 된다. 불과 50여년 전에는 총칼을 들이대고 싸운 양국이 전 세계적 범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다음으로 중요하고 좋은 제2위 군(群)의 관계로 격상될 만큼 발전한 것이다.

하지만 동전의 한 면만 봐서는 안된다. 한ㆍ중관계를 이쪽에서만 바라보면 큰 오산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필자가‘뒤통수를 맞은 듯한’한가지 에피소드.

필자는 그 동안 25개국 이상을 다니면서 많은 외국인들과 교류하여 왔다. 그리고 이들 외국, 외국인들이 한국을‘작은 나라’ 라 호칭한 것을 들어 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몇 해 전, 북경을 방문했을 때 한국에 대해‘중국 옆에 위치한 작은 나라’ 라는 소리를 듣고 말았다. 그 때의 그 작지만 큰 충격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과연,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한편 중국 정가에서의 이러한 이중적 심리는 일반 중국 인민들 사이에서의 한국인식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중국은 일본을 몹시 싫어하며 비난하고 있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부정적인 인식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편으로는 씁쓰름한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들의 의식 저변에는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 즉 중국의 동쪽에 위치하여 대국 중국에 대한 예의를 다하는 국가의 ‘전통’을 지닌 작은 나라 한국이므로, 다시 말해 상대가 안되는 ‘아우’를 굳히 미워할 필요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한국이야 뭐, 경제적으로 조금 부유할 뿐인지 뭐,,,”
”글쎄, 경제발전,,, 한국문화,,, 그 외에 잘 모르겠는데,,,.”
”역시 우리 중국의 문화와 전통과 맥을 함께 하는 부분이 많구먼,,,.”

이러한 중국의 지도에는 아직도 동해가 일본해라 표기되어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중국 TV의 한국관련 프로그램중 북경주재 한국 대사관에서 한국인 외교관의 인터뷰 장면이 방영된 적이 있다. 그 때 이 외교관의 뒤 벽면에는 지도가 걸려 있었는데 우연히 비친 카메라에는 그 지도의 ‘일본해’ 라 적혀 있는 부분이 ‘동해’라고 쓴 종이로 덧붙여져 있는 모습이 생생히 들어왔다. 이쯤 되면 한국정부도 동해에 대한 중국의 표기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알고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할 말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인지….

현재의 국제정세는 우리로 하여금 싫건 좋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대중국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할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할 말 못하고, 당당히 요구할 것 요구못하는 것은 과연…. 정부는 중국정부에 대해 동해의 일본해 표기에 대한 부당성을 제기하고 시정을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이는 한국의 주권과 우리 국민의 자존심에 직결되는 문제가 아닌가.

한 일본인의 말이 떠오른다.

“한국은 일본에 대해서는 이것 저것 소리 높여 주장하곤 하는데 그러한 중국에 대해서는 과연 어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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