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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NSC차장, "'작계 5029' 거부, 주한미군도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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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NSC차장, "'작계 5029' 거부, 주한미군도 이해"

'동북아 균형자론' 두고 한나라-이종석 설전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은 18일, 북한 정변 발생시 군사적 대응방안을 상정한 '작계 5029' 수립을 추진하다 NSC가 이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NSC의 고의적 유출" 의혹을 제기하자 "언론에 보도된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로 현재 어떤 경위로 유출됐는지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못박았다.

이 차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측에서도 보도와 관련해 NSC의 고의 유출 의혹을 제기한데 대한 반박성격도 있는 것으로, 이 차장은 또 "작계 5029와 관련 주한미군도 상당히 이해를 하고 있다"고 미측이 불만을 표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종석 "작계 5029 거부, 주한미군도 이해"**

이 차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작계 5029'와 관련한 보도에 대해 "올해 2월부터 모 월간지에 취재가 들어왔고, 2월호에 실린다고 해서 NSC와 국방부가 국익에 저해가 된다는 이유로 막았다"면서 "그런데 최근 보도가 됐다. 지금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너무 예민해서 관계국과 비밀을 최대한 지켜야 하는 사안이 언론에 흘러나간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는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의 질의에 "노출되고 흘러나간 것은 대단히 문제로,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차장은 작계 5029 추진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선 "작전계획은 전쟁에 대비해서 만들어 지는 것"이라며 "전쟁이 아닌 상황에서 계획을 수립하고, 또 대한민국의 주권 행사와 상치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거부 이유를 댔다. 그는 "개정계획 수준으로 가는 것이 마땅하고 작계로 가는 것은 안된다는 게 NSC판단"이라며 "국방부의 각 수준에서 미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작계 5029는 단순히 북한과의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주한미군 쪽도 상당한 정도 (우리 입장을) 이해한 것으로 국방부를 통해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북한의 정변과 같은 사태가 났을 때는 어떻게 대비하는가'는 열린우리당 홍재형 의원의 질문엔 "어떤 상황이 발생했다는 가정을 할 때 대비는 국가가 한다"고 원론적으로 답한 뒤, "군사대비를 할 영역은 한미연합사간 논의를 하게 되는데, '작계 5029'는 그러한 수준의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이종석 "동북아 균형자론, 야당과 언론이 과민 반응"**

한편 이날 국방위에선 동북아 균형자론과 관련해 한나라당과 이 차장 사이의 팽팽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동북아 균형자론은 실체도 없고, 우리가 할 능력도 없고, 이해하기도 어렵다"고 맹비난했지만, 이 차장은 "이해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려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갈등이 있는 양쪽을 조정할 수 있기 위해선 그만한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양쪽에서 이용을 당하고 팽(烹)당한다"며 "단순히 국방비만 비교해도 우리는 일본의 3분의 1, 중국의 4분의 1, 미국의 25분의 1이고 경제력과 외교력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균형자론은 자주와 개혁의 마수에 걸려있는 젊은이들이 보기에 굉장히 매력적인 용어"라고 국내정치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차장은 "18-19세기 힘의 논리를 바탕으로 한 강대국 균형자론에 근거한 주장"이라고 몰아붙이며 "경제, 문화, 외교 등 모든 국가역량을 다 활용해 여러 관계 속의 균형과 조정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시 송 의원이 "일본이 그런 능력이 없어서 안하고 있는 것이냐"고 캐묻자 이 차장은 "일본은 침략세력의 경험을 갖고 있어서 단순한 현상유지가 아니라 평화를 지향하는 균형자 역할은 일본이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이 "그래도 국민들은 이해를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이 차장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를 안하려는 것"이라고 한치도 물러섬이 없자, '강성' 송 의원마저도 "사무차장과 말해서 이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빈정댐'으로 질의를 마쳤다.

같은 당 박진 의원도 "이 차장은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해 '장기적 비전과 거시적인 안목속에서 나오는 갈등에서 평화로 가는 경향성을 의미한다'고 말했는데, 왜 이렇게 어렵게 얘기하느냐"고 묻자 이 차장은 "어렵게 얘기하지 않았고 국민의 65~70%도 공감했다. 되느냐 마느냐로 넘어가면서 어려워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박 의원이 "언론과 야당이 과민반응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냐"고 묻자 이 차장은 "그렇게 보고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盧 "균형자론, 아무 역할 못한 1백년전처럼 돼선 안된다는 의미"**

한편 이 차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 균형자론'을 제기한 배경에 대해 "1백여년전에 열강의 한반도 침략과정에서 아무 의미와 가치에 대한 존재조차 없었던 우리 역할에 대해 반성하고 앞으로는 그렇게 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이 차장은 전했다.

이 차장은 구체적인 균형자 역할에 대한 예를 들어보라는 질문에 "동북아 한-중-일 3국이 교과서와 역사문제로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데, 우리가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주도적으로 개최해 의논을 모을 수 있으면 그것이 균형자 역할"이라고 답했다.

노 대통령이 터키 방문중에 한미관계와 관련해 "한국국민인데 미국 사람보다 더 친미적인 사고 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국내 친미파를 비판한 발언도 이날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은 '전형적인 편가르기'라고 주장했지만 이 차장은 "미국에서도 한미관계에 이상이 없다는데, 국내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 답답한 심정을 밝힌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차장은 "지난 2년간 주한미군 감축, 용산기지 협상, 이라크 파병 등을 할 때마다 한미간에 굉장한 불협화음이 있는 것처럼 말들을 하는데, 올해 1월 미 정부기관의 보고에서 동맹간 조정이 제일 원만히 잘 되는 나라로 한국이 꼽혔다"며 "작은 사안에 대해선 소리도 나지만 크게 보면 발전하고 있는데, 작은 사안만을 두고 왜 동맹관계를 깨려고 하니 답답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차장은 "대통령 말은 일반적으로 미국과 친하게 지낸다는 '친미'를 말한 것이 아니다"며 "한미동맹에 이상이 없는데 여러 군데서 이상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미국보다 더 미국적'이라고 말하는 것 외에 뭐라고 말할 수 있겠냐"고 노 대통령을 적극 두둔했다.

그러나 박진 의원은 "정부가 친미와 반미를 분열해서 정치적인 목적을 얻으려는 것 아니냐"며 "방위비 분담. 작계, 탄약물자. 전략적 유연성. 자이툰 부대 병력 감축 등에서 계속 불협화음이 나는 것에 국민들이 불안한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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