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인 중에 사이클 타는 자가 하나 있는데
자기 얘기만 해서 사람들이 피한다.
그러나 나는 못 피한다.
남의 얘기를 들어주는 게 상담자가 하는 일이니까.
그가 왔다.
또 자랑하러 온 건데
무슨 얘기가 나올지 조마조마하다.
"저번 일요일에 강화까지 갔다 왔어요.
"왜?"
"동호인 사이클 경기대회가 있었거든요."
"으응."
"근데요. 시상대 못 올라갔어요."
"왜?"
"6등까지 올라가는데 7등 했거든요. 하지만 상 때문에 타는 건 아니니까."
"그럼 뭐 때문에 타?"
"자신과 싸우기 위해서죠."
"왜 싸워?"
"예를 들어 실내에서 하는 인터폴(인터벌인 듯) 훈련이란 게 있어요. 죽어라고 3분 밟고 1분 쉬는 건데요. 2분 50초 정도 타면 숨이 턱에 차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 더 이상 못 밟을 것 같아요. 그래도 참고 10초를 견디면 땀이 비 오듯 방바닥에 떨어져요."
"왜 그래야 하는데?"
"샤워하고 거울 앞에 서면 훨씬 젊어진 것 같으면서 엔돌핀이 솟거든요."
"아, 그래서 자신하고 싸우는 거구만."
"그렇죠."
"좋겠다! 넌."
"왜요?
"남하고 안 싸우니 여간 좋아!"
이빨도 멋쩍은지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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