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이사장직 사퇴로 새 이사장 후보를 물색하고 있는 정수장학회가 지난 11일에도 비밀리에 이사회를 개최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부산일보노조와 지역 시민단체들은 "세 번째 밀실이사회 개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위원장 김승일)에 따르면, 정수장학회 이사진 4명은 지난 11일 회의 장소와 시간 등을 일체 외부에 알리지 않은 가운데 비공개 이사회를 열어 새 이사장 선임을 위한 논의를 벌였다는 것. 그러나 이사진은 이날도 적임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산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수장학회는 이에 앞서 지난 5일에도 서울 모처에서 비밀리에 이사회를 열어 '밀실이사회 개최'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이사회에는 새 이사장 후보로 남덕우 전 국무총리와 신현확 전 국무총리의 이름이 거론됐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비공개 이사회 개최와 관련해 부산일보지부는 13일 성명을 내어 "그 어느 조직보다 투명해야할 공익재단이, 또 입만 열면 이미 사회로 환원돼 있다던 정수장학회가 이사회를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이는 이사회 이면에 '박정희, 육영수'로 대변되는 군사독재의 잔재가 남아있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부산일보지부는 "우리는 사실상 박근혜 전 이사장이 선임한 현 이사들끼리 신임 이사장감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적어도 박 전 이사장의 그림자를 걷어냈다고 자신한다면 새 이사장 선출은 시민의 상식과 여론에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일보지부는 또 "우리는 그동안 부산일보 구성원들에게 이사 추천권을 달라고 요구해 왔다"며 "이 시점에서 이사 4명이 끙끙댈 것이 아니라 차라리 장학회 사업에 이바지하고 있는 부산일보 구성원들에게 선임권을 넘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부산일보지부의 성명서 전문이다.
***<이사장 선임권 우리에게 내놔라>**
정수장학회가 지난 11일 또 기습·밀실이사회를 열었다. 이사들은 이날 역시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최근 정수장학회 이사들은 1주일이 멀다하고 모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박근혜 이사장이 이사직에서 물러나던 날부터 벌써 3번째다. 더구나 하나같이 회의 장소와 시간을 전혀 공개하지 않은 비밀결사 같은 모임이었다.
그 어느 조직보다 투명해야 할 공익재단이, 입만 열면 이미 사회로 환원돼 있다던 정수장학회가 이사회를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국민들의 온갖 불신과 의혹을 감수하면서 꼭꼭 숨어드는 정수장학회는 무엇이 그리 꺼림칙한가? 떳떳하게 나서지 못하는 이사회의 이면에 '박정희, 육영수'로 대변되는 군사독재의 잔재가 남아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사실상 박근혜 전 이사장이 선임한 현 이사들끼리 신임 이사장감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현 이사진이 재단을 개혁할 수 있는 전향적인 인물을 내놓지 않으면 정당성 시비에 휘말릴 것이다. 정수장학회 이사회는 공론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이사장을 어떤 인물로 내세울 것인지 시민의 상식과 여론 앞에 물어야 한다. 적어도 박근혜 전 이사장의 그림자를 걷어냈다고 자신한다면 말이다.
우리는 부산일보 구성원들에게 이사 추천권을 달라고 요구해왔다. 이사 4명이 끙끙대지 말고 장학회의 사업에 이바지하고 있는 부산일보 구성원들에게 선임권을 넘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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