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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독도문제 해결에 성의를 보여라!

우수근의 아시아워치 <25>

조용할 만하면 다시금 되풀이되는 독도문제. 한동안 잠잠하다 싶었더니 시마네현의 '다케시마(竹島)의 날' 이란 조례제정과 주한 일본 대사의 독도발언으로 한일 양국은 또다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독도문제는 양국에 있어 어쩔 수 없는, 과연 언제까지고 식지 않는, 아니, 식을 수 없는 불씨일 수밖에 없는가. 반드시 그렇지 만은 않다고 생각된다. 원인을 알면 처방(해결)도 가능한 법. 즉, 독도문제가 지금과 같이 험악하게 된(영토분쟁의 불씨가 된) 그 원인을 찾아 제거하면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독도문제에 대해서는 적어도 역사적 측면과 국제법적 측면이라는 두가지 방향으로부터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하는 이와 같은 관점에서 필자가 행한 연구조사 결과 얻어진 필자의 견해이다(참고로 필자는 일본 게이오대학 법학대학원 재학시인 1997년, 이하와 같은 취지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먼저 역사적 접근.

독도가 한국영토임을 증명하는 데 활용가능한 고지도나 고문서(이하, 고문헌)중 최고(最古)의 것은 한국 것이며 이들 고문헌의 양(量) 또한 한국 측에 유리한 것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렇지만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일본 측에 유리한 것들도 적지 않게 존재한다. 아울러 독도가 한국측 영토임을 인정하는 일본측(혹은 일본인)에 의해 제작된 고문헌은 존재하나 반대로 일본영토임을 인정하는 한국측(혹은 한국인)에 의한 것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번에도 1785년 일본의 지리학자 하야시 시혜이(林子平)에 의해 제작된, 북위 39도에 울릉도와 독도(우산국)가 하나의 큰 섬으로 그려져 있는 '조선팔도지도(朝鮮八道之圖)'가 공개되지 않았는가.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역사적으로 독도는 일본측이 아닌, 한국측 영토일 개연성이 훨씬 높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니 다름아닌 이들 고문헌의 입증문제. 다시 말해 이들 고문헌이 증거자료로써 과연 얼마만큼의 무게를 지닐 수 있으며 대부분 수백년전에서 백년 전쯤에 제작된 이들에 대한 신뢰도를 과연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이들 고문헌은 독도의 영유권 주장에 대한 방증자료는 될지언정, 1차적이며 직접적인 증거자료로는 활용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다음으로는 국제법적 접근.

필자는 독도문제에 관한 한 이 분야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2차대전 패전후의 일본영토 규정에 관한 연합국(연합군 총사령부 포함)의 몇가지 문서와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과의 기술상의 차이, 그리고 그러한 차이가 빚어지게 된 경위와 이에대한 미국측의 의도를 알게 되면 독도문제는 의외로 쉽게(논리적으로는)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선 다음을 참조해보자.

- 1945년의 포츠담 선언(제8항)

카이로 선언의 제조항은 이행될 것이며 일본국의 주권은 혼슈, 홋카이도, 큐슈, 시코쿠와 우리들이 결정하는 제 소도에 국한될 것이다.

- 1951년의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제2조)

일본국은 한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를 포함한 반도의 모든 권리, 권한 및 청구권을 포기한다.

연합국은 위 포츠담 선언(…우리들이 결정하는 제 소도에 국한…)에 의거,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 체결 전까지 이와 관련한 몇가지 문서를 작성했다. 그 중의 하나가 1949년에 발행한 “연합국의 구 일본 영토 처리에 관한 합의서”. 이 합의서의 제3항은 “한반도 본토와 그 주변의 모든 섬을 한국에 반환한다”고 규정, 그 속에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와 더불어 독도를 지칭한 ‘리앙쿠르트(Lianccout)’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에 새로 발견된, 역시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 준비과정에서 작성된 지도에도 독도는 한국영토임이 명기되고 있다. 이 지도는 미국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영국 외무성(Foreign Office) 산하 조사국(Research Bureau)에서 1951년 3월에 제작, 미국정부에 통보한 평화조약 초안에 포함된 것이라 한다. 그런데 그 지도상에는 선으로 표시하고 있는 일본영토에서 독도를 명확히 배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 문안을 위해 작성된 연합국측의 문서에는 거문도, 울릉도와 함께 독도를 (일본이) 한국 측에 반환해야 할 섬으로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사정이, 샌프란시스코 조약 체결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일본이 반환해야 할 영토로 일관되게 규정되던 독도가, 정작 중요한 샌프란시스코 조약문에서는‘돌연’자취를 감춰 버린다. 돌연한 행방불명한 대한 아무런 이유나 설명도 없이 독도라는 명칭은 사라지며 그 때부터 독도는 한일의 불씨로 화하게 된 것이다. 이를 둘러싸고 현재 한일간에는 일본의 로비에 의한 실종이라는 한국측 주장을 비롯, 더욱 세세한 자료조사 결과 일본영토임을 알게 되었기에 삭제하였다는 일본측 주장 등, 아전인수격 해석이 분분하다.

독도문제는 바로 이 부분을 명확히하면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즉 한일간의‘독도문제’는 조약상 독도라는 표기의 돌연 실종으로부터 기인된 것이므로, 그 해결은 당시 조약문을 작성한 미국측이 왜, 어떠한 이유로 독도를 돌연히 누락시켰는지, 단순실수(이와 같은 중차대한 국제문제에 단순실수라고는 상상하기 힘들다)였는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이었는지 등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관련자료의 공개로부터 비롯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미국은 독도문제로 인해 우방인 한국과 일본간의 마찰과 반목을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된다. “언제까지나 필요할 때면 양국사이를 갈라놓기 위한 갈등의 씨앗으로 남겨 둔 것”이라는 ‘미국의도설’(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은 일본영토에 대해 이처럼 애매하게 규정함으로써 독도문제(한ㆍ일)뿐 아니라, 북방 4개 섬문제(러ㆍ일), 조어도문제(일본명: 센카쿠열도, 중ㆍ일)의 불씨가 되고 있기도 하다)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아니, 차제에 독도문제의 해결을 통한 한ㆍ일 두 우방국의 결속강화를 위해서도 미국은 관련자료를 공개하며 해명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

아울러 우리는 일본에 의한 “독도 망언”이라는 반복적인 현상에만 분노하지 말고(미국의도설에 의하면, 이 또한 미국의 의도대로일 뿐이다), 불씨를 제공한 미국에 대해 관련자료 공개와 해명을 요구하는 등 더욱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해 나가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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