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멀다.
그러나 가까워온다.
눈보라 속인 듯 안개 속인 듯 희미하다.
누굴까?
달마가 서쪽에서 오는 것인가!
(達磨西來意)
아니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니 곧 무궁무궁의 길인가!
(環中無窮)
검은 점은 그친다.
흰 여백만 남는다.
문득 유달산(儒達山) 기슭의 한 정원이 떠오른다.
그 정원의 돌연못 속에 눈동자가 하나 열린 채 떠있었다. 옛 주검이다.
누굴까?
<김지하 시인의 지상 달마展 ‘가을에서 봄까지’의 마지막 회입니다. 연재해주신 김지하 시인과 그동안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김지하 시인의 화랑 달마展 ‘지는 꽃 피는 마음’이 3월 2일(수요일)부터 13일(일요일)까지 인사동 학고재 화랑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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