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도 나도 다 떠나고 끝내는 ‘봄’만이 남는다. ‘보는 행위’, 아니 ‘보는 자리’, 그 텅 빈 흰빛만 남는다.
안경까지 쓰고 보고 또 본다.
끝이 보인다.
달마의 끝.
이 연재도 끝날 때가 되었다.
실은, 한 수수께끼가 풀린 셈이다.
내가 젊었을 때 한 스님이 안경을 쓰고 다니는 걸 이상하게 생각했었는데 그 기이한 감정이 지금 여기 되살아난다.
왜 이상해 했을까?
내게도 우러러볼 높은 산등성이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이제는 참공부, 참문학, 참창조로 갈꺼다. 동화 쓰고 긴 세계여행 중에 가능하다면 시의 형태로 내 마음 속 잠언(箴言)의 움직임을 토해내리라.
안녕!
절을 내리기 시작한다.
나의 등산(登山)길의 첫 발걸음이다.
<김지하 시인의 화랑 달마展 ‘지는 꽃 피는 마음’이 3월 2일(수요일)부터 13일(일요일)까지 인사동 학고재 화랑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