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서 봄까지(題字 넣기)
그림 넣기
꽃을 보는 것은 쾌락이다.
꽃을 보는 스님의 행동은 파계다.
그러나 한 선학자(禪學者)는 말했다.
‘아름다움을 보는 것은 죄가 아니라 참선이다.’라고.
그러매 꽃을 보는 것은 곧 꽃이 피는 것, ‘봄’이다.
봄은 참선이다.
그러나 봄에 절문이 닫혔으니 웬일일까? 절문이 닫혀 꽃잎마저 떨어지니 나그네 갈 곳이 도무지 어디멘가?
꽃은 지는데 절집은 오래 닫혀있어 봄을 찾는 나그네 돌아가지 못한다.
바람은 둥지 속 학 그림자를 흔들고 구름은 참선하는 스님 옷자락에 스며든다.
서산(西山) 큰 스님의 시다.
절집마저 닫혀있는 한계상황에서 아마도 참다운 반야(般若. 진리)가 터져나오리라.
<김지하 시인의 화랑 달마展 ‘지는 꽃 피는 마음’이 3월 2일(수요일)부터 13일(일요일)까지 인사동 학고재 화랑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