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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일 의장, 지율스님에게 '침묵'의 삼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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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일 의장, 지율스님에게 '침묵'의 삼배

법륜스님 "남북문제 등 어려운 문제 많은데 이 정도도 못푸나"

한나라당 박세일 정책위의장은 31일 97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지율스님을 찾았다. 박의장을 맞은 정토회 대표인 유수스님과 지도법사인 법륜스님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다"며 "정치권에서 해결 방안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박세일 "정치적으로 해결 못하면 정치인으로선 큰 책임"**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정토회관을 찾은 박세일 정책위의장은 외부인사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지율스님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대신 유수스님과 법륜스님을 만난 박 의장은 "많은 분들이 아주 걱정을 많이 한다"며 "목숨을 걸고 호소하는데, 정부가 조금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문제를 풀 수 있지 않았을까. 심정이 참담하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성직자가 97일 동안 목숨을 걸고 호소해야 사회가 귀를 기울이냐는 생각도 들었다"고 자성한 뒤, "꼭 이렇게까지 왔어야 하나. 정부가 좀 더 성의를 보일 수 없었을까"라고 지적했다.

박 의장은 "나도 정부측에 연락했는데, 자기들은 할 건 다했다고 하더라"면서 "마음이 문제이다. 좀더 마음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생명을 건 호소에 우리 사회가 정치적으로 해결을 못하면 정치인으로서 큰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장과 동행한 박재완 제3정조위원장은 "민주노동당 조승수 의원이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촉구 결의문에 서명해달라고 해서 서명을 하고 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법륜스님은 "여당 의원들을 잘 설득해 달라. 이것도 반쪽으로 해선 안되지 않냐"고 초당적 대처를 주문했다.

***법륜스님 "국회에서 해결해준다면 매일매일 국회에 빌겠다"**

법륜스님은 이날 박의장에게 "고법스님과 만나서 (지율스님 문제에) 나서게 됐다"면서도 "대책이 있어서 모인 것은 아니고, 도저히 그냥 있을 수가 없어서 나섰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어쨌든 참회나 해보자고 한 것"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호소했다.

그는 "더 이상 행정적인 문제도 넘어갔고, 정치적으로 크게 해결해야 한다"며 "지푸라기라도 붙잡아 부탁한다. 눈에 눈물밖에 안난다"고 눈시울을 붉히며 호소했다.

그는 "남북문제 등 훨씬 어려운 문제도 많은데, 우리 사회가 이정도로 해결책이 없나"며 "내가 아는 사람에게 전부 부탁했다. 중이 돼서 내가 사회에 빌 일이 있겠나 싶었다. 그런데 해결책이 없으니 빌 수밖에 없지 않나. 국회에서 건의한대로 해주겠다면 국회를 향해 매일매일 빌겠다"고 호소했다.

***법륜스님 "지율스님 돌아가시면 사회 전체가 책임져야 된다"**

법륜스님은 지율스님과 관련한 세간의 오해에 대해서도 답답해했다.

그는 "이 문제는 사안에 대한 오해가 굉장히 많다"면서 "(지율스님은) 막무가내의 사람이 아니다. (스님의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율 스님은 최소한의 요구를 하는 것"이라며 "1년은 해야 할 환경영향평가를 3개월만이라도 해 달라. 그리고 환경영향평가를 하는 동안만이라도 외곽공사는 해도 되지만 본 공사만 중단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사고로 죽는 것도 아니고, 우리의 문제제기가 안 받아들여진 것도 아니다"면서 "(정부와) 합의한 적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와대 쪽에선 '자기들이 할 일은 다했다'고 한다. 그래서는 죽는 사람을 못 살리지 않냐"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고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정부측 사고의 전환을 요청했다.

그는 "한 사람이 죽으면 종교인, 시민단체, 정부, 정치권은 그 동안 뭐했냐는 말을 들을 것"이라고 원망 섞인 말을 덧붙이며 "이것을 해결 못하고 지율스님이 돌아가시면 사회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거의 최악의 상황까지 왔다"**

법률스님은 31일 현재, 단식 97일째인 지율스님의 건강상태를 "거의 최악의 상황까지 왔다"고 전했다.

그는 "지율 스님이 어제 오후엔 의식을 잃었었는데, 오늘 오전 11시에 가서 보니 조금 기력을 회복하셨더라"고 전했다. 그는 "어제 지율스님을 아는 친지들이 왔는데 얘기도 못하고 울다가 갔다"면서 "나도 살리려고 여기에 모시고 왔는데, 도로 죽게 만드나 싶어서 울었다"고 말했다.

독실한 불교신자이기도 한 박세일 의장은 30여분간 유수스님과 법륜스님을 면담한 뒤 취재진과 동료 의원들을 물리치고 홀로 단식중인 지율스님을 찾아 삼배를 한 뒤, 무거운 표정으로 정토회를 나섰다. 이날 방문은 박 의장과 박재완 제3정조위원장,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의 정두언 의원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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