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주먹 세계의 강자에 대한 호기심이 있다. 예를 들어 예전의 김두한이나 시라소니라 불린 이성순, 그리고 길은 다르지만 극진 가라데의 최영의 등등.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일반인들과는 워낙 다른 인생길을 갔던 사람들이고 많은 전설을 남기고 있기에 호기심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명리학을 연구하는 필자 역시 궁금한 것은 당연하고, 특히 그 사람들의 팔자가 어떤 유형인지에 대한 관심은 클 수밖에 없다. 어떤 팔자를 지닌 사람들이 이런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 또 그 방면에서 성공을 하는 것일까 하는 호기심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제법 많은 노력을 들여서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해왔다. 오늘은 그 일부를 소개한다.
먼저 사주를 하나 보기로 하자.
연 병신(丙申)
월 갑오(甲午)
일 갑인(甲寅)
시 경오(庚午)
1956년생 남자로서 대만 삼합회(三合會), 흔히들 트라이아드라 불리는 주먹 조직에서 용맹과 수법의 잔인성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어느 두목의 사주이다. 중국에서는 이런 조직을 흑사회(黑社會)라 부른다.
이 사람은 몇 년 전, 정확하게는 1997년, 대만 정부가 흑사회 소탕에 나섰을 때, 경찰과 전면전을 펼쳤던 연유로 해서 일약 명성을 떨치고 홍콩으로 잠입 피신한 후, 아직 종적이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붕괴되지 않고 살아남은 대만 삼합회 조직은 여전히 그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사실만 전해지고 있다.
일견 대단한 성깔을 지닌 것이 느껴진다. 태어난 달이 오월(午月)이니 상관(傷官)격 사주이다. 그리고 상관 자체가 불에 해당되고, 년간(年干)에 병화가 있고 시지(時支)에 오화(午火)가 있다. 아울러 년지와 시간에 신금(申金)과 경금(庚金)이 있어 흑사회의 길을 갔다.
주먹 세계의 사람들 사주를 보면 대부분이 이런 유형이다. 자신을 눌러오는 힘도 강하고, 동시에 그것을 물리치고자 하는 힘도 강할 때 폭력 행위가 있기 마련이고, 그로서 그런 길로 접어들기 쉬운 것이다.
그러면 모든 사람들이 잘 아는 김두한의 사주는 어땠을까?
연 무오(戊午)
월 무오(戊午)
일 갑진(甲辰)
시 미상
앞의 경우처럼 갑목이 오월(午月)에 나니 상관격 사주이고, 인수(印綬)가 보이지 않으니 부모 운이 빈약하다. 거기에 대운이 다섯 살부터 경신(庚申)운, 즉 편관(偏官)운이니 그것과의 투쟁에서 강인한 성격을 지니게 되었고 훗날 주먹계의 강자가 되었다.
이처럼 강렬한 성격을 가져다주는 근본 이유는 상관(傷官)이라는 기운이 있기 때문이다. 상관이란 문자 그대로 관(官)에 항거하는 기질을 뜻하는데, 이에 다시 관운(官運)을 만나면 관재수가 있거나 투쟁, 갈등의 기운이 증폭된다.
김두한의 경우 불이 상관이니 말 그대로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였을 것이다. 이런 팔자는 혈압에 문제가 있기 쉬운데, 아마도 사망원인도 그 계통의 질병이었을 것이다.
1954년 갑오(甲午)년, 갑목 일간이 같은 기운을 만나는 해에 민의원에 당선되고, 1963년 계묘(癸卯)년, 인수가 들어오는 좋은 해에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세상을 떠난 때가 1972년 11월 21일이니 임자(壬子)년 신해(辛亥)월 병진(丙辰)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을 상하는 편인(偏印)년에 강한 수기(水氣)가 식신(食神) 병화를 제압하여 세상을 등졌다.
그러면 현재 이 계통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사업기반을 가지고 활동 중인 어느 주먹 보스의 팔자도 한 번 살펴보자.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누구인지 밝히지는 않겠다. 몇 년 전 필자를 찾아와 상담을 한 적이 있어 알게 되었다.
연 경자(庚子)
월 병술(丙戌)
일 병오(丙午)
시 무술(戊戌)
태어난 날이 병화(丙火)이고 지지(地支) 구성이 강렬하며 시에 무토(戊土) 식신(食神)이 있어 용감한 성격임이 분명하다. 사주에 있는 한 점 자수(子水) 정관(正官)이 무력하니 흥분하면 자제가 잘 되지 않는 면이 있어 그 세계와 인연이 닿았다.
하지만 이제는 나이도 40대 중반에 자녀도 있는 관계로 합법적인 사업을 하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하고 있다. 주먹계의 인물답게 강인함과 단순성을 지닌 인물이다.
일간이 병화(丙火)인 인물 중에 주먹 세계는 아니지만, 무예를 통해 이름을 날린 인물이 있다. 바로 몇 년 전 작고한 최영의씨다.
사주를 살펴보자.
연 임술(壬戌)
월 정미(丁未)
일 병신(丙申)
시 미상
극진 공수도로 유명한 최영의 선생 역시 미토(未土) 상관격이고 일간이 병화(丙火)다.
사주에 임수(壬水) 편관이 있고 미토 상관이 있어 격투기를 바탕으로 입지전적인 인물로 명성을 떨쳤다.
일간이 병화이다 보니 일본과 좋은 인연이 되었다. 이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음양오행이 을목(乙木)이기 때문이다. 1947년 정해(丁亥)년에 무도대회에서 우승한 후, 1956년 병신(丙申)년에 자신의 무술 학교인 대산도장(大山道場)을 열었는데, 재미난 일이다.
태어난 날이 병신(丙申)일인데 병신(丙申)년 같은 기운의 해에 도장을 열었으니 하는 사업이 순탄하고 발전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것이다. 필자가 그간 여러 번 얘기했듯이 사업을 하거나 자신의 길을 갈 때는 자신의 기운과 같은 해에 시작해야 성공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이 경우에서도 확인이 된다.
1994년 4월 26일에 사망했는데, 이 또한 해가 갑술(甲戌)년 편인운이어서 그런 것이다. 나이든 다음에 맞이하는 편인운은 이처럼 건강에 각별 조심해야 하는 해가 된다.
얼마 전 최영의씨의 일생을 그린 ‘바람의 파이터’란 영화가 있었는데 흥행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에 대해 친일이냐 아니냐를 놓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데, 필자는 그를 무예가 좋아 평생 무도를 추구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병화이다 보니 한국인이지만, 그를 성장시킨 토양은 일본이었던 것이다.
이로써 주먹 세계와 무예 세계에서 이름을 날렸거나 그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낸 네 사람에 대해 팔자 유형을 분석해 보았다.
이것 말고도 필자는 주먹계에 몸을 담았거나 아직 현역으로 활동 중인 사람들의 사주를 제법 많이 알고 있다. 연구 차원에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조사한 것이다.
연구 결과 공통된 점은 대부분이 상관(傷官)이라는 기질이 강한 사람이 지나치게 자신을 옥죄어 오는 운을 만날 때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그런 세계와 인연이 닿는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인 명리서에는 ‘상관이 관을 보면 그 재액이 헤아리기 어렵다’고 일컫고 있지만, 이처럼 본인의 원기가 강할 경우에는 그 세계에서 오히려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이 연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필자는 명리학을 실증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그간 많은 유형의 인간상들을 접해왔다.
이 글처럼 주먹 세계에 몸을 담게 된 사람만이 아니라, 한때는 무당이 되는 사람의 팔자가 궁금해서 미아리 무당 집들을 찾아서 전전한 적도 있다.
그런가 하면 살인 사건을 저지른 사람들은 어떤 성격에서 그리고 어떤 운에서 그런 일을 저지르게 되는지가 궁금해서 열심히 교도소를 들락거리면서 면담을 하기도 하고 봉변을 당한 적도 있었다.
또 재작년에는 트랜스젠더는 어떤 유형의 사람들이 맞이하는 운명인지를 알기 위해 이태원의 게이 바를 들락거리면서 열심히 사주를 수집하기도 했다. 그 결과 트랜스젠더가 되는 타입의 팔자 유형을 이제는 상당히 자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 이 점에 대해 글을 쓰고도 싶지만, 그 분들에게 상처가 될까 싶어 망설이는 중이다.
사실 이런 연구는 끝도 없고 한도 없는 것 같다. 더욱이 혼자의 힘으로 많은 분야를 다 조사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니 누굴 탓할 것도 없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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