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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 "대부업계 연쇄도산 위기, 이자율인하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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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 "대부업계 연쇄도산 위기, 이자율인하 안돼"

민노당, "재경부 눈엔 '고금리'에 짓눌린 서민 안 보이나"

"불황으로 고리사채 피해자가 급증하니, 이를 조장하는 이자율 상한선(현행66%)을 낮춰야 한다"는 민주노동당 주장에 대해 재정경제부가 대부업계의 어려운 사정을 이유로 들어 반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재경부 "대부업자의 양성화로 서민자금 공급원 충실케 해야"**

민주노동당은 8일 논평을 통해 "재경부는 '고금리 보장을 통한 대부업체 양성화' 망상에 사로잡혀 대부업체 이용자의 절반이 빚 상환을 위해 다시 대부업을 찾는다는 악순환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사금융 횡포에 서민들을 방치하고 대부업자의 수익만 보호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민노당이 이처럼 발끈한 것은 박재식 재경부 보험제도과장이 6일 재경부 홈페이지에 게재한 '대부업 이자상한선 인하와 서민금융이용자 보호'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자율 상한선 인하에 반대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박 과장은 이 글을 통해 "최근 불황으로 고리 대부업자에 의한 서민들의 피해가 늘고 있으나 사금융에 대한 초과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상한선을 낮추면 대부업자의 음성화를 심화시켜 취지와는 달리 서민의 사금융 접근을 더욱 어렵게 하고 고리사채의 피해를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현행 이자상한에서도 영업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대형 대부업자마저 높은 자금조달 비용과 대출부실화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중소형 대부업자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일본도 지난 83년 대부업법 제정시 이자율 상한선을 연 109%로 정해 대부업자의 급격한 음성화를 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현 단계도 대부업자의 제도권 금융시장 편입과 지속적인 단속이 필요한 때"라며 "대부업자가 급전이 필요한 서민의 자금 공급원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민노당 "40%로 대폭 낮춰야"**

지난 2002년 제정된 대부업법은 3천만원 이하의 이자율을 연 66%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로 실제 수백%의 고리사채가 성행하는 등 고리사채 피해가 심각해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지난 6월 이자율 법정상한선을 40%로 낮추는 대부업법 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선근 민노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은 이같은 재경부 박 과장의 글과 관련, "사금융은 양성화가 아닌 규제의 대상임에도 고금리로 사금융업계를 유인하겠다는 재경부의 순진한 발상이 서민의 고혈을 쥐어짜고 있다"며 "현행 대부업은 연 66%의 폭리 취득을 합법화(3천만원이상은 어떠한 폭리도 합법화)하고 이를 상호저축은행에까지 확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재경부는 '일본의 최고이자율이 1983년 연 109.5%에서 1991년 40.4%, 2000년 29.2%로 단계적 인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지만, 이 조항의 목적은 실질적인 이자율 상한규정이 아니라 대출계약 자체를 금지하는 것인데, 재경부가 대부업자 옹호를 위해 사례 왜곡까지 서슴치 않고 있다"며 "일본은 83년 대부업법 제정시 △이식제한법 △대금업 규제 등에 관한 법률 △출자의 수납ㆍ예금 및 금리 등의 단속에 관한 법률로 강력히 '고금리 횡포'를 규제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이식제한법이란 가계대출시 원금 10만엔 미만은 연 이자율 20%, 원금 10만엔~1백만엔 미만은 연18%, 원금 1백만엔 이상은 연15%로 이자를 제한하고 그밖에 법정 최고이자를 초과하는 부분은 모두 무효처리한 법을 가리키며, 일본의 대금업규제법 역시 대부금액의 상한을 50만엔(한화 약5백만원) 또는 연소득의 10% 상당액으로 제한해 무등록업자 영업 및 과잉대부를 금지하는 등 대금업자를 철저히 규제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자랑스럽게 재경부가 내보이는 '정기적인 불법사채업자 단속' 역시 이제는 중소기업에까지 확산된 연 1백44% 고금리 앞에 무기력할 뿐"이라며 "정상적인 정부라면 서민에게 약탈적 사금융 이용을 권장할 것이 아니라 고금리 횡포를 규제하고 서민금융기관을 만드는 데 나서야 한다"고 '이자제한법 제정'을 촉구했다.

민주노동당은 또 최근 대부업계가 연쇄도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재경부 주장에 대해서도 현재 국내 대부업계의 상위그룹을 일본계 자금이 싹쓸이하고 있으며, 이들이 군인공제회 등 국내의 부동자금을 저리에 끌어들여 대부업을 하며 막대한 차익을 거둬 일본으로 송금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전혀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앞으로도 이 문제를 계속 공론화한다는 입장이어서 대부업 이자율을 둘러싼 민노당과 재경부간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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