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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근 "한심스런 날치기", 우원식 "한나라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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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근 "한심스런 날치기", 우원식 "한나라 가라"

우리당 의총서 국보법 단독상정 놓고 갈등 재연

국가보안법 폐지안 기습상정을 둘러싸고 열린우리당내 보수세력의 반발로 갈등이 재연됐다.

*** "천정배, 당선된 이래 제일 잘했다"**

7일 열린우리당의 의원총회는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출발했다. 회의 시작 전부터 의원들은 전날 법사위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며 국보법 폐지안의 상정을 자축했다.

의사진행을 맡은 정청래 부대표는 국민의례에 평소엔 건너뛰던 '묵념' 순서를 챙기면서 "국보법에 억울하게 스러진 민주호국영령을 위헤 숙연하게 묵념하자"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수를 치며 맞아드리자"는 정 부대표의 제안에 따라 오랜만에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선 천정배 원내대표는 "어제 법사위에서 국보법 폐지안과 형법 보안완이 적법하게 상정됐다"며 '적법'을 힘주어 강조했다. 천 대표는 "일각에서는 상정이 아무런 의미 없는 일이라 폄하하지만 한나라당이 기를 쓰고 막으려고 했던 것이 우리의 노력이 의미없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다"며 전날 법사위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천 대표에 이어, 당내 '급진파'로 꼽히는 임종인 의원이 토론자로 나오면서 의총 분위기는 한층 고무됐다.임 의원은 "열린우리당 아주 잘하고 천 대표 매우 잘했다. 천 대표가 지난 5월 당선된 이래 어제 제일 잘 했다"며 천 대표를 추켜세우며 발언을 시작했다.

임 의원이 "한나라당은 다수의 힘을 인정치 않고 생떼를 쓰며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다수결의 원리를 부정했다"며 한나라당을 비난하고, "어제 법사위의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국보법 제정 이후 65년만의 쾌거라고 하지만 나는 1925년 치안유지법 제정 이후 80년만의 쾌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친일, 반민주 독재 세력에 맞서는 민주세력의 적자임을 만천하게 드러낸 쾌거"라고 자평하자, 앉아있던 의원들이 "잘한다"며 박수를 쳤다.

임 의원이 "어제 내가 단채 신채호 선생이, 지하에 계신 문익환 목사가 '천정배 잘했어'. '최재천 잘했어' 칭찬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특유의 입심으로 분위기를 띄우자 일부 의원들은 폭소를 터뜨렸고, 이에 임 의원이 "우리는 옳으니 반드시 승리한다"며 주먹쥔 오른 팔을 높이 들며 발언을 마무리하자 의원들은 다시 한번 박수로 동의를 표했다.

*** "천정배, 엉터리 통과에 만족할 때냐" **

웃음과 박수로 화기애애하기 그지없던 의총 분위기는 그러나 다음 토론을 신청한 '안개모'의 안영근 의원이 단상에 오르면서 한 순간에 얼어붙었다.

안 의원은 자신의 발언 차례가 됐음에도 정청래 부대표가 임 의원의 발언을 부연하며 마이크를 넘기지 않자 "사회자는 사회를 봐라. 이렇게 훈계 많이하는 사회자는 처음본다"며 정 부대표의 말을 끊고 마이크를 잡았다.

안 의원은 "꼭 4년전 자민련과 민주당의 연합정권 시절 어제와 같은 일이 있었다. 당시 자민련 의원수가 15명으로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명이 되지 않자 민주당은 교섭단체 요건을 완화하는 법안을 냈고 당시 천정배 원내부총무가 이를 날치기 통과시켰다"며 국보법 폐지안의 기습상정에 빗대어 포문을 열었다.

안 의원은 "이로 인해 국회는 파행을 맞았고 민주당은 결국 자민련에 의원 꿔주기로 상황을 무마할 수밖에 없었다"며 "어제 사태가 합법적이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라 감정싸움식의 날치기 상정 이후 넘어야할 산이 더 많아 졌다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특히 "천 대표는 국보법 당론을 정하면서 이번 정기국회내 이뤄내겠다 약속했지만 처리가 난망해 보인다"며 천 대표를 겨냥한 뒤, "4대입법의 처리과정이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정기국회내 처리하지 못한데 대해 천 대표가 책임질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엉터리 통과에 스스로 만족해선 안된다"며 천 대표를 비난하기도 했다.

***우원식 "안영근, 한나라당으로 가라"**

안 의원이 발언 도중 전날 사태를 '날치기', '엉터리 처리' 등으로 폄하하자 자리에 앉은 의원들은 "왜 저래?", "어디서 날치기라 그래?"라며 언성을 높였다.

안 의원이 말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오자 국보법의 즉각 폐지를 주장하며 전날 법사위에 참여하기도 했던 우원식 의원은 "안영근, 한나라당으로 가라"고 외치며 회의장을 나갔다. 이에 의원 10여명이 우 의원과 함께 자리를 떠 안 의원의 발언에 불쾌감을 표했고, 그러자 안 의원은 우 의원 등뒤에다 대고 "뭐가 까불고 그래"라며 언성을 높여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평소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던 천 대표도 마무리 발언을 통해 "개혁과제를 둘러싼 이견이 많지만 우리의 장점이라 생각하고 동지애를 기반으로 해소해야 한다"며 "오늘 이런 원칙에 다소 위반하는 장면이 있었지만 변화와 개혁이라는 동일목표를 이루려는데 전술상의 차리일 뿐이라 애써 이해하고 싶다"고 말해 안 의원의 발언에 편찮은 심경을 드러냈다.

*** "양해구해야할 사람이 자랑하니 답답해"**

안 의원은 의총장을 나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어제 뉴스를 보다가 하도 한심해서 한 마디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의총에서 서로 공치사로 천 대표를 떠받드는 걸 보이 속이 뒤틀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안 의원은 "속에 쌓아뒀던 얘기가 빨리 나온 것"이라며 표현이 다소 격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양해를 구해야할 사람이 자랑하고 앉았으니 가슴이 답답하다"고 천 대표를 비난했다.

안 의원은 "오늘 의총은 정기국회내 4대입법을 처리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어제 국보법도 그런 식으로 기습상정한 데 대해 천 대표가 미안해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약속하기 위한 자리였지 서로 공치사할 자리는 아니였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국보법 처리에 관해서는 "시간 끌수록 이걸로 다른 일을 못하니 빨리 마무리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편법으로 상정해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면 모르지만 엉터리 결과밖에 안 나온다"며 전날 처리에는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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