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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중국은 왜 사회주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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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중국은 왜 사회주의인가?!

우수근의 아시아워치 <18>

얼마전 상하이의 한 명문대학 종신교수이며 마르크스ㆍ레닌주의, 모택동주의 및 중국특색 사회주의론의 대가인 한 노교수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후 필자는 동석했던 30~50대의 중국인 교수들과 후속적인 대화의 장을 갖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는 아무런 격의없이 다양한 대화가 오고갔는데 이 자리를 빌어 필자는 중국에 관한 오랜 의문 중의 하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질문해 보았다.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라고들 하는데, 사실 나로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자본주의와 도대체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이런 느낌은 중국생활을 하면서 더욱 강하게 느끼게 되었는데…. ”

“??”, “…..” 필자의 짧은 우문(愚問) 하나가 십수명의 흥겨운 대화에 일순 찬 물을 끼얹게 되었다.

국민당과의 대립 속에 항일시기도 겪어가며 1949년, 장졔스의 국민당 정부를 대만으로 쫓아낸 뒤 드디어 광활한 대륙에 오성홍기를 휘날리게 된 신중국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뚱. 이때부터 중국은 사회주의 신중국으로 바뀌게 되며 맑스ㆍ레닌이즘을 기초로 한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노정을 다져나가게 된다.

그로부터 30년이 채 안된 1970년대 후반의 중국. 대륙은 ‘개혁개방의 설계사’라 불리며 이후 중국 경제성장의 기초를 닦은 덩샤오핑에 의한 또 다른 사회주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런데 그가 이끌던 당시의 중국식 사회주의는 다음과 같은 그의 발언으로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다.

1. 1970년대의 백묘흑묘론(白猫黑猫論). 이미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검은 고양이건 흰 고양이건 쥐만 잘 잡으면 훌륭한 고양이다라는 의미. 이를 통해 그의 실용주의 철학을 잘 읽을 수 있다.

2. 1980년대의 사회주의 만능부정론(社會主義不能當飯). 아무리 사회주의라도 인민을 배부르게 하지 못하면 뜯어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여하한 교조(敎條)에도 속박됨이 없어야 한다는 그의 사회주의 수정론 철학을 읽을 수 있다.

3. 1990년대의 발전도리론(發展就是硬道理). 스스로 최고라 자부해도 객관적으로 열등하면 결국 조소꺼리밖에 될 수 없으니 발전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발전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자는 그의 실사구시 철학을 읽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상철학에 힘입어 덩샤오핑의 중국은 마오쩌뚱의 중국과는 다른 모습을 지닌 또 하나의 신중국으로 거듭나게 된다. 실제로 1992년에는 마오쩌뚱의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라는 슬로건하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론’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그리고 덩샤오핑 집권 이후 또다른 30년을 보내고 있는 오늘날의 중국.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하지 않았는가? 실제로 2,3개월이면 거리의 지도가 확 바뀔 정도의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오늘날의 중국에게 30년이란 세월이 지니는 무게는? 앞에 말한 필자의 의문점은 바로 이와 같은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마오쩌뚱 당시 중국의 사회주의와 오늘날 중국의 사회주의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생겼을 것이다. 아울러 비록 중국 공산당은 아직까지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해 “경제활동이 공급과 수요의 원칙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동일하나 중국은 소유제와 분배제, 경제의 거시적 조정이라는 차원에서 자본주의와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것이 과연 실제적인 차원에서 무슨 차이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필자의 질문에 의해 일순 경직되었던 분위기는 누군가의 발언에 의해 곧 다시 풀리며 이번에는 중국 지식인들 사이에서의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인식의 토로로 이어진다.

“음, 정말 뭐가 다르지?! 자네는 아는가?”

“글쎄, 음,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라, 생각해보니 또 그러네….”

“…사실, 사회주의니 자본주의니를 떠나서 각국마다 다른 특색이 있는 것일 뿐 아닐까”

“맞아, 같은 자본주의 사회라도 미국과 일본의 그것들도 꽤 다르지 않은가”

그리고 이러한 중국인들의 토로는 마지막으로 땅샤오(黨校), 즉 중국 공산당 간부 육성학교 교수의 다음과 같은 한마디에 모두가 한바탕 왁자지껄 웃는 가운데 결말지어진다.

“공산당이 사회주의라니까 사회주의이지, 뭐, 다른 것이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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