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 2일)을 이틀 남겨둔 30일, 결산소위원장 자리 다툼으로 진행되지 못했던 예결특위가 여야간 합의로 정상화됐고, 정무위 등 한나라당의 불참으로 파행을 겪었던 상임위도 정상화됐다.
예산심사 지연으로 여론의 비난이 가중되면서 여야가 이날 극적으로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것이지만, 처리현안도 산적해 있을 뿐더러 예산심사에 임하는 양당의 입장차이도 커 정기국회 종료일인 12월9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기는 불투명해 임시국회 소집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세균, "소위원장 줄테니 협조하라"**
예결특위 간사인 열린우리당 박병석, 한나라당 김정부 의원은 30일 오전 내년도 예산안을 12월9일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하고 그 내용을 명문화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여야는 이날 하루동안 종합질의 및 심의를 하고, 12월 1일부터 2일까지 경제부처 질의 및 심의, 3일부터 4일까지 비경제부처에 대한 질의 및 심의를 하게 된다. 이어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계수조정소위를 열고 9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
계수조정소위는 열린우리당 6인, 한나라당 4인, 비교섭단체 1인으로 하고 위원장은 열린우리당이 맡기로 했다. 결산심사소위는 열린우리당 3인, 한나라당 3인, 비교섭단체 1인으로 했다.
여야간에 쟁점이 되고 있는 결산심사소위원장은 사실상 한나라당에 넘어갔다. 정세균 예결특위위원장은 "야당이 국회 운영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예결위 정상화를 위해 결산소위위원장을 줄 수 있다"며 "다만 우리에게도 명분은 필요하다. 예를 들면 김덕룡 대표가 천정배 대표에게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등의 표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4대입법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우선 경제관련 입법이라도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열린우리당의 방침에 한나라당은 환영의 뜻을 표시하며 정무위 등 파행을 겪고 있는 국회 상임위의 정상화를 선언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생국회, 예산국회로서 국회 정상화에 협조한다"며 "그 동안 공전됐던 모든 상임위도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한나라, "예산 대폭 삭감"**
예결특위와 정무위 등 상임위가 정상화되긴 했지만 여야간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예결특위 양당 간사가 이날 합의문에서 빡빡한 일정을 잡아 놓긴 했지만 정무위, 보건복지위 등 개별 상임위 예산심사가 끝나지 않아 예결특위로 넘어가지고 못한 상황이라 일정대로 처리되기가 난망하다.
또한 예산안 심사에 임하는 양당의 입장도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정부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05년 예산안을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도 없고, 고통분담 노력도 없이 국민에게만 고통을 강요하는 총체적 부실예산"으로 규정하고 정부가 편성한 1백31조5천억원(일반회계기준) 가운데 세입.세출에서 각각 7조5천억원씩을 삭감, 내년 예산안 규모를 1백24조원 규모로 조정키로 방침을 정해 여야간 극심한 마찰이 예상된다.
기금관리기본법, 공정거래법 등 예산과 관련이 있는 경제 관련 법안에 대해서도 여야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회기 종료일인 12월 9일까지도 예산안을 비롯한 각종 경제관련 법안의 처리는 어려워 보여 회기 종료후 한달간의 임시국회 소집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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