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민주노동당 대변인 '광주 발언' 물의로 사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민주노동당 대변인 '광주 발언' 물의로 사퇴

"부적절한 비유로 광주주민 상처준 책임 지겠다"

잘못된 광주비하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의 사표가 29일 최고위원회를 거쳐 김혜경 대표에 의해 수리됐다.

박용진 대변인은 24일 광주에서 발생한 수능부정 사건을 가르켜 '광주학생들의 놀라운 조직력은 남다른 데가 있는 것 같다'며 광주학생 의거에 빗댄 개인칼럼을 인터넷 매체 '진보누리'에 올려 물의를 빚은 책임을 지고 29일 "부적절한 비유로 광주지역 주민들에게 상처를 준 책임을 지겠다"며 사표를 제출했었다.

박 대변인의 글은 네티즌의 거센 비판을 받은 데 이어 전남일보 등 기사에 인용되면서 광주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샀으며, 민노당 전남도당과 광주시지부도 이에 대해 "박 대변인의 사퇴 등 중앙당 차원의 분명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이와 별도로 "박 대변인은 광주로 직접 내려와 사죄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박 대변인은 26일 당 홈페이지에 올린 공개 사과문에서 "지역을 폄하하거나 광주 지역이 품어온 자랑스런 학생운동의 역사를 훼손하려는 뜻은 전혀 없었다"며 "논란의 와중에 마음의 상처를 입고 분노하셨을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으나,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사표를 제출했다.

김혜경 대표는 이와 관련 "광주 지역의 반발 정서가 거셌고 이에 대해 박용진 대변인이 '본인이 책임지겠다'는 의사가 커 사퇴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이날 박용진 대변인은 김창현 사무총장과 최규엽 최고위원과 함께 광주시지부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연 뒤, 사회단체 등을 방문해 해명에 나섰다.

다음은 24일자 개인 칼럼에서 문제가 됐던 부분과, 26일의 공개사과문 전문이다.

***박용진의 여의도통신(11.24)**

광주학생들 대단하다.
그 좋은 머리로 공부를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든다.
광주지역의 학생들이 뭉치면 어쨌든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사건 하나씩을 꼭 만들어냈다. 일제시대 광주학생의거가 그것이고 8~90년대 이름을 날렸던 남총련이 그것이다. 세월이 흘러 학생들이 수능부정으로 이름을 날리는게 좀 머쓱하지만 광주학생들의 놀라운 조직력은 남다른 데가 있는 것 같다.
하긴 군대 장군님들 진급심사에 온갖 부정과 파문이 일고 있다.
이래저래 출세하고 잘살기 위해 사회 지도급들이 명예와 정의를 아랑곳없이 부정을 저지르는 세상이 어떻게 우리 학생들에게만 돌멩이를 던질 수 있을까.
학생들에게 어떻게든 성공만 하면 되는 세상임을 보여주는 기성세대가 학생들의 행동에 혀를 차고 손가락질 할 수 있겠는가 싶어 씁쓸하다.

***공개 사과문(11.26)**

광주시민들과 학생들, 자랑스러운 광주지역 학생운동의 전통 앞에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제가 지난 11월 24일자로 작성해서 <진보누리> 개인 칼럼란에 올린 글에 대해 많은 분들이 비판과 걱정의 말씀을 보내오셨습니다.

제 글이 본뜻과는 달리 광주지역 주민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고 광주지역 학생운동의 전통을 훼손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저 역시 이런 지적과 비판을 인정하고 반성하고자 합니다.

우선 이번일로 심려를 끼치게 된 광주시민들과 광주지역 학생여러분들에게 죄송한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전남일보 등 일부 신문의 기사에서와는 달리 지역을 폄하하거나 광주지역이 품어온 자랑스런 학생운동의 역사를 훼손하려는 뜻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제 글이 오해를 가져올만한 시점에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부적절한 비유를 했다는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특히 이번 수능부정 사건으로 황망하고 놀라셨을 학생들과 학부모님 등 지역주민의 정서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던 것은 단지 글뿐이 아니라 제 스스로가 그랬던 것 같아 더욱 죄송스럽습니다.

문제가 된 글의 부분은 군대장군진급심사 부정 뿐 아니라 출세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사회 지도급 인사들이 판치는 세상과 성공만 하면 되는 세상임을 보여주는 기성세대가 학생들만 나무라고 학생들의 행동에 돌멩이를 던질 수는 없는 일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구구한 해명보다 논란의 와중에 마음의 상처를 입고 분노하셨을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다시한번 죄송합니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작성해서 지인들에게 발송하는 칼럼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 대변인이라는 직책으로 활동하는 사람으로 광주전남지역 당원동지들에게 곤혹스러움과 실망감을 남기게 될 것 같아 몸둘 바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공개사과문을 제가 글을 올린 [진보누리] 칼럼란과 이메일을 발송했던 지인들에게 보내고 당 게시판에 공개하여 제 사과의 뜻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원들의 비판을 무겁게 듣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저 역시 가슴 속 깊이 자랑스러워하고 있고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는 일제하 광주학생운동과 남총련 운동의 전통에 누가 되는 것 같아 죄송스럽고 마음 무겁습니다.

함께 학생운동을 했던 남총련 동지들에게 이 글을 빌어 개인적이면서도 공식적인 사과의 말씀을 다시 드립니다.

2004. 11. 26. 박용진 드림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