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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은 한반도 '운명의 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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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2005년은 한반도 '운명의 해' 될 것"

[릴레이 인터뷰]권영길 "북핵-남북 돌파구는 남북정상회담뿐"

부시 2기 행정부 출범을 둘러싸고 전망들이 엇갈리고 전략들이 분분하다. 정치권도 이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프레시안>은 '미 대선 결과와 우리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4당 의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고, 우선 10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을 만났다.

***"2005년은 한반도 운명의 해"**

"2005년은 한반도의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의 해가 될 것이다. 미국의 '선제공격' 가능성은 기본방침이다. 이 점에 있어 네오콘과 비둘기파 사이의 큰 차이는 없다"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인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이번 미 대선은 안보 앞에서 어떤 논리도 무너지는 80년대 한국 대선을 보는 듯 했다"며 "미국의 일방주의 노선이 관철될 것임을 보여주는 선거"라고 평했다.

권 의원은 "이 외교안보라인에 네오콘이 들어서든 온건파가 배치되든 2기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고 북한의 대미접근도 마찬가지"라며 "오히려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북미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우려했다.

권 의원은 이어 "더군다나 북한은 북한인권법을 체제붕괴를 위한 직격탄으로 보기 때문에 더더군다나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북핵포기-체제보장'이라는 일괄적인 타결밖에 길이 없고, 여기서 우리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 여러 경로로 남북정상회담 준비하고 있을 것"**

그는 또 "북한은 노무현 정부를 'DJ 정부에 비해 미국의 입장과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며 불신하고 있다"며 "남북 교착 관계의 돌파구로 남북정상회담만큼 적절한 것이 없다. 정부도 충분히 회담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여러 갈래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본다"고 남북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6자회담에서의 역할과 관련 "미국과 중국은 양자간의 필요성에 의해 중국이 6자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둘은 장기적으로는 경쟁-긴장관계지만 단기적으로는 긴장관계 조성이 득이 되지 않는다고 볼 것"이라며 "그러나 MD라는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 체제를 추진하는 만큼 여기에 편입되면 중국과의 긴장이 불가피하다. 이에 확실히 우리가 거리를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라크 사태에 관해서도 "미국이 대규모 공습으로 팔루자를 평정할 순 있어도 점차 확산되는 저항세력과 완전히 떠나버린 이라크 민심을 잡을 순 없다"며 "이라크전이 장기화되면 베트남전 때처럼 미군은 발을 빼고 우리는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번 파병연장동의안 저지가 중요하다. 파병반대 의원들이 다시 모여서 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프레시안 : '부시 재선'이라는 미 대선 평가를 한다면.

***"미 대선, 안보 논리 횡행한 80년대 한국 대선 보는 듯했다"**

권영길(이하 권) : 미국의 힘에 의한 일방주의 외교노선이 계속될 것임을 보여주는 선거였다. 그 어떤 논리도 안보 앞에서 무너졌던 80년대 한국 대통령선거를 보는 듯했다. 9·11테러로 만들어진 미국인들의 테러 공포증이 부시 재선을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부시 2기 행정부가 좀더 유연한 외교정책을 펴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시적 현상일 것이다. 결국은 동맹국가와의 타협보다는 미국의 힘에 의한 외교를 추진할 것이다. 그런 조짐은 유럽쪽에서도 보이기도 하는데 오늘도 프랑스가 '동맹이 중요하긴 하지만 복종을 요구하는 것은 동맹이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프레시안 : 한미관계, 미국의 대북정책, 북한의 대미정책에 있어 특별한 변화는 없다고 보나.

권: 기존 틀이 유지될테고, 부시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은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북한이라는 존재는 미국에게 있어 '실질적인 위협지 되지 않는 선에서 악의 축으로써 남아줘야 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북한에 대한 미국의 궁극적인 목적은 어디까지나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개발계획 자체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의 '당근 없는 채찍질', 북한의 '벼랑끝전술' 계속될 것"**

북한의 '벼랑끝 전술'이라는 태도 또한 마찬가지다. 미국 정도의 강대국이라면 북한 정도의 나라에 당근과 채찍 정책을 펴야 한다. 그런데 미국은 당근없이 채찍질만 하고 있다는 것이 북한 생각이다. 더군다나 북한인권법은 북한 체제 붕괴를 위한 직격탄이라고 보기 때문에 북한은 체제보장이 없는 한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북핵포기-체제보장'이라는 포괄적이고 일괄적인 타결밖에 없다. 이를 6자회담을 통해 이뤄내야 하는데, 여기서 우리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미국과 북한에 이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프레시안 : 노무현 정부는 북한과 미국 양쪽 어느쪽으로부터도 신뢰를 못 얻는 것 같다.

권: 북한은 실제로 노무현 정부는 지난 DJ 정부와 다르다고 본다. 지난번 민주노총이 노동자대회 개최와 관련해 북한 실무자를 만났을 때 그 쪽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 땅을 밟지 못하는 장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한담이 아니라 북한정부의 노무현 정부에 대한 불신을 보여주는 발언으로 봐야 한다.

***'북핵해결'과 '남북교착' 깨뜨리는 돌파구로 남북정상회담 이뤄져야"**

북미관계의 악화 가능성도 충분한 만큼, 어쨌든 우리 입장에서는 최대한 대화와 협상의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북한의 6자회담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최선이다. 위기적 상황을 대비한 사전 예방 채널도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 가장 적절한 것이 남북정상회담이다. 회담 자체가 대화 무드 조성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미국이 바라지 않을 수도 있지만, 미국의 흔쾌한 동의 없더라도 꼭 이뤄지게 해야 한다. 6자회담의 몇 번의 회담 가지고는 성과를 낼 수 없다. 어차피 장기전이다.

프레시안 : 노무현 정부의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보나.

권: 노무현 대통령과 외교관계자들도 정상회담 필요성에는 동의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정상회담은 사실상 미국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 방문도 미국과의 사전 협의가 있었을 것이다. 현재 정부 당국자가 정상회담을 언급하면 미국의 의사와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까봐 신중히 할 것이다. 그러나 이부영 의장이 대북 특사를 언급하는 등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보인 것은 정부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여러갈래로 시도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에게 '국민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정상회담 개최를 거부할 수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레시안 : 6자회담 이전 개최는 힘들지 않나.

권: 노무현 대통령의 '선북핵해결 후대화'라는 원칙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북미관계는 한 두해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2005년은 위기의 해가 될 것이다. '북핵해결'과 '남북교착'을 깨뜨리는 돌파구로 정상회담이 이뤄져야 한다. 회담은 적어도 6.15선언과 같은 수준이거나 이를 뛰어넘는 수준의 성과물을 포함해야 한다.

***"중국과 긴장 관계에 놓이는 MD편입 피해야"**

프레시안 : 6자회담에서 중국의 역할을 어떻게 봐야하나.

권: 미국도 중국도 양자간의 필요성에 의해 6자회담에서의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원할 것이다. 북핵문제 다음의 동북아 화약고가 대만독립문제다. 중국은 2008년 북경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 상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봤을 때, 대만과의 긴장국면이 결코 유리하지 않음에도 대만의 독립적 행보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의 이러한 무력 사용 불사는 미국이 또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미국이나 중국은 장기적으로는 경쟁 관계지만 단기적으로는 긴장 예방조치 차원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6자회담을 통해 서로간의 실리를 취하려고 할 것이다.

프레시안 : 한국이 MD체제에 편입되면, 자동적으로 중국과 긴장관계가 되는 것 아닌가.

권: 미국을 경제적으로 추월할지도 모르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적 입장은 분명하다. 다만 단기적으로 중국과의 충돌이 미국에 득이 되지 않는다고 볼 것이고,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이라는 틈바구니에서 우리의 위상을 분명히 하고 한미일 군사 삼각동맹체제가 가시적으로 구축되는 부분에서 거리를 분명히 둬야 한다.

***"네오콘이냐, 아니냐는 별 의미 없다"**

프레시안 : 미 외교라인의 구성과 그에 따른 우리의 외교안보라인의 교체도 관심사다.

권: 인맥 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기본적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의 기본틀은 외교적 압박이다. 다른 방안이 없을시 선제공격도 가능하다는 것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기본 방침이다. 네오콘 인사냐 아니냐는 한미관계의 결정적인 변수가 아니다. 어떤 인사가 들어서더라도 미국은 6자회담이나 북한인권법을 통해 북에 대한 압박을 계속할 것이다.

2005년 한해는 정말 북미관계나 한반도의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의 해다. 북한은 남한이 미국의 앵무새쯤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우리가 독자적인 목소리를 가져야 한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선제공격과 무력사용은 막아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미국에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대화와 협상 통로를 가지고 풀어야 한다.

프레시안 : 남북관계의 돌파구 방안의 하나로 개성공단을 거론하기도 한다.

권 :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치해 있는 전략적 요충지에, 남북한 공동으로 마련한 경제협력의 틀은 매우 중요하고 성공해야 한다. 다만 개성공단은 현재 초보적 단계다. 2백만평에 15개정도 공장밖에 조성이 안 돼 있다. 개성공단이 2005년 위기를 막아주지는 못할 것이다.

***"미국은 계속 언론으로 '강경발언' 흘릴 것"**

프레시안 : 2005년이 위기의 해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북핵의 3자이전시 레드라인 설정'이라는 요미우리 보도는 어떻게 보나.

권 : 그런 말들에 대해 정부가 일희일비하면 안된다. 미국은 계속 언론에 강경발언들을 흘릴 것이고 내년이면 더한 발언들이 얼마든지 쏟아질 것이다. 이 치고 빠지고 치고 빠지는 과정에서 강도가 계속 높아질 것은 틀림없다. 단견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은 금물이다. 그리고 요미우리 보도 자체도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미국의 기본적인 방침이다. 클린턴 정부도 실제 선제공격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나.

프레시안 : 부시 재선이 확정되자마자 미국은 이라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퍼붓고 있다. 파병연장동의안에 대한 정치권 움직임은 어떤가.

***"'파병반대' 의원들 다시 뭉치기 시작했다"**

권: 파병반대의원모임소속 의원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미국이 팔루자를 평정해도 저항세력은 붕괴 안된다. 저항세력은 김선일씨 피살 때보다 더 확산됐고, 임시정부는 완전히 이라크 국민들로부터 버림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베트남전쟁 때처럼 빠져나올 수 있지만 한국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파병연장동의안 반대는 중요하다. 나는 빈 라덴이 부시를 택했다고 본다. 케리가 되면 미국의 이라크 철수도 가능하고 그러면 알카에다의 미국을 이유로 한 자기 존재 강화는 힘들게 되는 것이다. 알카에다는 미국을 더욱 구렁텅이로 빠뜨려서 이슬람의 승리를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프레시안 : 미국의 적자 해소를 위한 약달러 정책은 어떻게 보나.

권: 미국의 약달러정책은 이미 유럽은행 등이 반발하고 정부개입 얘기도 나오는 등 유럽 쪽에서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어 지속되기는 힘들 것 같다. 다만 미국이 중국의 위안화에 대해 절상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우리는 중국과의 교역이 크기 때문에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중국도 쉽게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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