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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르헨 차관설과 중국의 언론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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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르헨 차관설과 중국의 언론플레이

김영길의 '남미 리포트' <24>

칠레 APEC정상회담, 아르헨, 브라질 등 노무현 대통령의 남미방문을 앞두고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연일 한국이 대규모 투자를 할 것이라고 대서특필 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유력일간지들은 한국과 중국은 아르헨티나에 2백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갖고 있으며 오는 15일과 16일 구체적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지언론들은 구체적인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양국 정상들이 오는 15일과 17일 공동발표를 통해 알려지게 될 것" 이라고 밝히고 "중국은 철도ㆍ고속도로ㆍ교량ㆍ주택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엘사 아르헨티나 외무장관 역시 최근 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큰 규모는 아니지만 아르헨티나에 투자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현지언론들은 "한국이 아르헨티나에 2천만 달러 규모의 차관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하고 디폴트상태에 빠진 아르헨티나에 장기차관계획은 금액을 떠나 국제사회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될 것"이라는 논평까지 내놓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방문에서 어떤 보따리를 풀어 보일지는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러나 현지언론의 아시아 띄우기에 아르헨티노들은 한껏 기대된 모습으로 한국과 중국 정상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대규모 투자설이 아르헨 현지언론을 통해 일파만파로 퍼지자 중국정부는 지난 8일 12시(현지시간) 시내 쉐라톤호텔 컨벤션센터에서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중국정부의 국무원 공보실 양양 실장은 오는 16일 후진타오 주석의 방문을 앞두고 '중국을 더 가까이 알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번 주를 '중국 문화주간'으로 선포했다.

<사진1> 중국의 대 아르헨 투자가능성을 설명하고 있는 양양 국무원 공보실장.

중국은 9일부터 22일까지 아르헨 국립예술박물관에서 청동기유물전시회와 9일~11일 떼아뜨로 오페라 극장에서 운남성의 중국민속공연을 갖는다.

중국정부는 이 행사를 위해 상하이 국립박물관의 청동기 유물 전체를 아르헨티나로 공수, 5천년의 찬란한 중국고대문화를 아르헨티노들에게 보여줄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는 3백여명의 내외신기자들이 몰려 중국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으며 참석기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중국의 투자설이 사실인가 하는 것이었다.

양양 실장은 중국의 2백억 투자설이 사실인가 라는 질문에는 "아는 바 없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일정 부문의 투자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왜 아르헨티나를 선택했으며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우리 정부의 2백억 달러 투자설은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인해 부풀려진 감이 없지 않다"면서"현재 중국의 대외투자총액은 연 5백억 달러 정도인데 그 중 대다수는 미국에 편중돼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아르헨티나 2백억 달러 투자설은 그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2백억 달러는 우리 정부의 투자에 합당치 않는 큰 금액"이라고 단정짓기도 했다. 한마디로 당장은 가능성이 없다는 이야기다.

<사진2> 아르헨티나내의 중국 문화주간 선포를 알리는 중국정부 관료들. 왼쪽으로부터 장이 공보관, 양양 공보실장, 천씨에준 샹하이박물관장.

중국이 아르헨티나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상호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파트너임을 강조했다. 중국이 필요한 자원을 아르헨티나가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은 아르헨티나가 필요한 자금을 가지고 있음을 내비쳤다.

현재 중국이 아르헨티나 진출을 원하는 분야는 터널건설,(칠레국경)도로포장 등 건설분야와 에너지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신화사통신 부에노스아이레스 지국의 센 안 지국장은 필자에게 "이번 후진타오 주석의 아르헨티나 방문은 키르츠네르 대통령의 중국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이며 투자를 위해 방문을 한다기보다는 투자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현지조사차 오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아직까지 중국정부는 대 아르헨티나 투자에 대해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는 이야기다.

가뜩 기대를 품고 회견장을 가득 메운 현지언론들은 실망한 기색을 보이며 회견장의 유일한 한국기자인 필자에게 "그렇다면 한국의 2천만 달러 차관과 투자설도 한낱 해프닝에 지나지 않느냐는 질문공세를 펴기도 했다.

유럽 한 통신사의 특파원은 간담회가 당초 기대와는 다르게 알맹이가 없자 "아르헨티나에 중국문화 붐 조성과 후진타오 주석의 방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언론플레이에 아르헨 언론들이 놀아난 감이 없지 않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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