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민노당 '자아비판' "사회경제 의제 설정능력 형편없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민노당 '자아비판' "사회경제 의제 설정능력 형편없다"

"건교위에 의원 없어" "진보진영의 경제통 사실상 전멸"

"진보진영에 경제전문가는 거의 없지, 열린우리당과의 관계는 갈팡질팡하지, 자식에게 죄짓는 듯한 박봉만 생각하면 암울하지..."

한 민주노동당 보좌관이 '험난했던' 지난 5개월을 회고하며 터트린 한숨이다. 민주노동당은 4일 보좌관ㆍ정책연구원등 실무자들이 모인 가운데 의정활동평가 워크샵을 열고, '거대한 소수'를 외쳐왔던 스스로에 대해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진보진영의 '경제통', 사실상 전멸"**

재경위 소속 심상정의원의 손낙구 보좌관은 우선 "우리가 '민생경제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은 했지만, 노동운동으로 잔뼈가 굵어 '나름의 경제철학'이 있을 뿐,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는 경제지식 자체가 턱없이 부족했다"고 한계를 토로했다.

그는 이어 "더더구나 당혹스러웠던 것은 시민단체활동을 하는 교수 한두 사람을 빼놓고 진보진영의 경제전문가 집단이 사실상 전멸했다는 사실"이라며 "경제학 전공자는 커녕 사회학ㆍ정치학등 비전공자들이 방향 차원에서 제시하는 경제담론으로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양가 원가공개와 부동산 투기 문제가 터질 때, 정작 건설교통위원회에 배정된 민주노동당 의원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우리는 우리의 근시안 또한 반성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민주노동당은 10명의 의원만 있는 까닭에 모든 상임위에 의원을 배치하지 못하는 까닭에 막판까지 건교부 배치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이다가 끝내 건교부에 의원을 배치하지 않아, 등원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기업도시 등 민생과 극도로 밀접한 초대형 현안이 잇따라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주도적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민주노동당의 사회경제 의제형성, 기대이하"**

김윤철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 상임연구위원도 "민주노동당의 사회경제영역 의제형성은 기대 이하였다"고 혹평했다. '담론정치' 차원은 물론 주목할 만한 직접 행동도 별로 없었고, 빈곤퇴치라는 의제도 선명히 살려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민주노동당의 현안대응은 사후대처 수준이고 이미 형성된 의제에 대한 입장 표명 정도를 넘지 못하고 있다"며 "저조한 일반 당원의 참여와 미비한 시스템화로 당의 활동이 몇몇 '선수'중심의 역량에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 보좌관은 또 "민주노동당은 당의 지향점과 달리 의외로 노동문제를 비롯한 일반인들의 직접적인 고통에 대해서는 무심하거나 모르고, 접근하는 관점과 대책도 겉돈다"고 지적했다.

'경제적 고통'에 대한 무감각은 당 실무자들의 급여문제로 이어졌다. 그는 "민주노동당의 실무자들은 다들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자기가 안 벌어도 되는 건지 유달리 돈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취약하다"며 "애를 키워봐야 그야말로 왜 운동이 필요한지 느끼고 그 때부터 '진짜'가 되는 건데, 당 구조가 그런 건실한 40대를 떠나보내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는 "술자리에서 '생계 때문에 도망가는 것은 죄가 아니지?'라고 말하게 만드는 상황에서 어떻게 지속적인 활동이 가능하겠냐"며 "동지의 축 처진 어깨에 아무런 답이 없는 당에서 계속 활동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할수록 암울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공조문제, 우리당은 단순명쾌한데 민노당만 복잡해"**

손 보좌관은 민주노동당이 등원 이래 '사안별 공조'를 강조하며, '무작정 양당에 반대하면 원내정치의 입지를 좁힌다'며 최대한 열린우리당과의 공조 여지를 남겨두려고 한 지도부의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이 민주노동당을 대하는 태도는 '한나라당 꺾는 데 도움되면 손잡고, 아니면 버리는 것'으로 굉장히 단순명쾌하다"며 "그에 비해 우리는 너무나 복잡하고 생각이 많은 것 같다"고 평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이 민주노동당을 평가하는 잣대가 개혁이니 진보니 하는 게 아닌 만큼, 우리도 단순히 접근해야 한다"며 "손 잡는 데 급급하지 말고 천천히 우리 입지를 넓히자"고 주장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