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중국정부는 9년만에 중국의 기준금리를 0.27%포인트씩 전격 인상, 세계경제계에 파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전격조치는 중국경제의 과열 및 부동산투기로 인한 사회ㆍ경제혼란 악화 우려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지속적으로 과열 억제책을 전개해 왔으나 상하이와 광저우 등 대도시의 경제성장률은 오히려 15%에 이르는 등 경제의 고공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브레이크 풀린 폭주기관차 처럼 질주하는 중국경제, 문제는 그 성장의 과실이 각종 내부문제를 더욱 심화시키며 마치“2010년 중국 위기론”을 부추기는 듯하다는 데에 있다. 2010년의 중국 위기론이란 과연 무엇인가? 중국의 <중국청년보>, <중국공상시보> 그리고 <송화강>에 실린 내용을 중심으로 이에대해 간단히 살펴본다.
얼마전 중국에서는 <국가발전개혁 위원회> 주최로 각계 전문가 98명이 모여 이른바 “2010년 중국위기론”에 대해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중국이 당면한 10가지 문제를 잘 해소하지 않으면 앞으로 커다란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세미나였다. 여기서 중국의 위기 가능성을 2010년 전후로 보는 이유는 2010년까지는 중국의 사회ㆍ경제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이며 중국의 중기전략 목표 실행여부도 바로 이 시기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역동적인 시기이니 만큼 예측불허한 변화의 가능성도 높을 것이라는 논리이다.
전문가들은 위기 가능성 분야에 대해 사회위기, 취업위기, 농업위기, 금융위기, 빈부격차위기 등과 같이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과 함께 환경위기, 국제화 위기, 신뢰회복 위기, 국내정치 위기 등도 들고있다.
사회위기란 현재 화약고와 같이 데워져가기만 하는 농민꽁(農民工,취업을 위해 정처없이 도시로 유입한 농촌인력)들에 의한 문제를 의미한다. 그들은 불법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도시에 거주하면서도 도시민과 같은 기초적 생활보장, 의료, 교육, 복지 등의 혜택이 전혀 없는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다. 이로 인해 한 직장에서 한 솥밥을 먹고 지내는 도시민과의‘차별대우’에 나날이 민감해지고 있는데 이를 시급히 해결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치닫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노동비용의 대폭 증가가 수반되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이는 곧 국제시장에서 중국 노동경쟁력의 상실로 이어지므로 중국정부로서는 결국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음으로 중국의 환경위기란 중국은 점차 수질, 대기, 토양오염과 함께 수자원 고갈 위기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는 국민건강 손상 뿐 아니라 경제발전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이다. 국제화의 위기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당초 예상치도 못했던 문제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 및 사회발전의 심층적인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또 이를 통해 외국자본이 누출될 수 있으므로 미리 대비하라는 충고적 내용이다.
다음으로 신뢰회복 위기인데 중국의 전문가들은 중국정부의 관리능력 부족, 기업과 개인에 대한 낮은 신용도, 정부정책의 효율성및 투명도에 대한 신용부족 등이 중국사회에 잠재된 위기중 하나라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이러한 신용위기는 경제ㆍ사회발전및 개혁추진에도 큰 장애가 되며 인민들의 자신감 상실로까지 번져질 수 있으므로 정관계에 만연한 부패를 시급히 발본색출해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제언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신뢰회복 위기는 중국의 국내정치와 상관관계속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이 모든 것을 종합, 최악의 시나리오를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도시로 유입한 농민꽁들의 박탈감과 실업및 이로 인한 범죄악화 등의 문제는 그들의 고향지역과 연계되어 여기저기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고 이는 신용위기라는 도화선에 불을 지피며 전 중국대륙으로 일파만파 비화된다. 이 과정에서 중국인들은 “중국은 안돼…”라는 자기비하 속에 자신감을 상실하게 되며 중국대륙은 걷잡을 수 없는 악순환의 고리속으로 빠져든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전문가들의 충고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과장되었다는 반론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참가한 전문가들은 이와 같이 “위기의식의 결여가 바로 오늘날 중국이 당면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며 즉각적으로 반박한다. 아울러 위기의식 결여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인민이 직접 중요 정책결정에 참가하는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과 같이 인민의 의사가 소외된 정책결정 시스템하에서는 인민들의 일탈, 다시 말해 인민들의 방관자화 현상이나 탈국가주의, 개인주의 확산등은 하등 이상할 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와 같은 “2010년 중국위기론”에 대해서는 현재 찬반 양론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분명한 점은, 중국인들도 이제는 그들 스스로가 그들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토론하고 제언할 정도로 중국이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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