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의 핵심측근중 하나인 염동연 열린우리당 의원(광주 서갑)이 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위성DMB(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 지상파 재전송 문제와 관련, 내년 2월로 결정 시기를 유보한 방송위원회를 ‘반국가단체’로 몰아부쳐 파문이 일고 있다.
***염 의원 “국가이익 저해하는 방송위는 반국가단체”**
염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 정보통신위원회 정통부 확인감사장에서 진대제 정통부장관을 상대로 “위성DMB 지상파 재전송 여부가 내년 2월로 유보된 것은 국익을 염두해 두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강하게 몰아세웠다.
염 의원은 “위성DMB는 지상파 방송과 경쟁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안관계이고, 더군다나 돈을 주고 콘텐츠를 사용하겠다는 것인데 왜 방송위가 이를 막고 있는가”라며 “이는 국익을 생각하지 않은 방송위의 이기주의”라고 주장했다.
문제의 발언은 뒤에 이어졌다. 염 의원은 국가보안법을 예로 들며 “국보법 내용에 반국가단체란 표현이 있는데 옛날에 이념이 있을 때에는 간첩이나 국가전복, 이런 것들이 반국가단체였지만 이제는 경제전쟁의 시대가 아니냐”며 “국보법에 따라 국가이익, 경제이익을 저해하는 방송위가 바로 반국가단체”라고 말했다.
염 의원은 이어 “정통부의 발표에 따라 관련 기업들이 위성DMB에 투자한 돈만 해도 모두 1조원에 달하고 있지만 서비스가 늦어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고 있다”며 “이것을 방관하고 있는 기관들이 반국가단체가 아니고 뭐겠냐”고 재차 방송위를 반국가단체로 규정했다.
염 의원은 “대통령께서 진 장관을 정통부 장관으로 임명했을 때의 본 취지는 정말 새롭고, 민간 CEO로서의 아이디어, 밖에서 봤던 공기관의 부족함을 개혁하라는 것이 아니었느냐”고 질타한 뒤, “반국가단체라는 지나친 용어를 썼지만 후회하지는 않으며, 국가 이익에 반하는 조직들은 정말 국민적 저항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방송위·방송계 반발, “특정사업자 뒤봐주기인가”**
이같은 염 의원의 발언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기관인 방송위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극언”이라고 반발했다.
방송위 한 관계자는 “지난 국감 때는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이 ‘자폭하라’는 극언을 하더니 이번에는 여당의원마저 막말로 독립 행정기관인 방송위의 위상을 실추시키고 있다”며 “방송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을 두고 특정사업자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런 발언을 하는 의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반발했다.
위성DMB 지상파 재전송을 반대해온 언론단체들도 격앙된 분위기다. 박병완 전국언론노조 DTV특별위원장은 “방송위가 반국가단체이면 방송위원들의 임명권을 가진 대통령과 국회의장, 정당 또한 반국가단체의 수괴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냐”며 “이와 더불어 염 의원의 논리대로라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신행정수도를 추진했던 대통령과 여당도 이제는 반국가 사범이 되고 만다”고 꼬집었다.
지역방송사들은 더 분노하는 분위기다. 염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지역의 한 방송사 관계자는 “위성DMB 지상파 재전송은 지역의 문화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커 모두가 반대해온 방송정책”이라며 “그럼에도 지역구 의원이 이같은 사정은 청취하지 않은 채 단견으로 특정사업자의 뒤를 봐주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망언”이라고 질타했다.
이들 단체들은 오는 25일 일제히 성명을 발표하고 염 의원의 발언을 규탄할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증폭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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