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가 오는 5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위성DMB(디지털 이동 멀티미디어)의 지상파방송 재송신을 허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방송사노조들이 크게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방송위, 전방위 로비에 굴복했나"**
방송사노조협의회(방노협)에 소속된 KBS, MBC, EBS 노조 대표자들과 지역방송협의회 소속 지역방송사 노조 대표자들은 지난 9월 30일 오후 긴급연대회의를 갖고 오는 4일 오전 11시 서울 목동 방송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선언하기로 결정했다.
방노협 한 관계자는 "애초 방송위는 지상파방송 콘텐츠의 재송신을 반대해 왔으나 매우 불투명한 이유로 갑자기 입장을 바꿔 '자율경쟁'쪽으로 채널정책 방향을 틀었다"며 "이는 항간에 떠도는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콥과 모회사인 SK텔레콤의 전방위 로비 의혹이 사실이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통신재벌이 세운 TU미디어콥이 자신들이 추진하고 있는 위성DMB 사업에 지상파방송의 콘텐츠를 사용하는 것은 공영방송사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로서 방송 공영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행위에 다름 아니다"라며 "이에 방송사노조들은 4일을 기점으로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방노협과 지역방송협의회는 4일 기자회견 뒤 추석연휴로 잠시 중단했던 방송위원회 로비농성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또 방송위 전체회의가 열리는 5일에는 방송위 앞에서 대규모 피켓시위도 준비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도 4일 오전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방송위, 사업자 선정 앞서 채널정책 먼저 꺼내 화 자초**
방송위가 위성DMB 사업자의 선정에 앞서 지상파방송 재송신 문제를 먼저 결론짓기로 한 것은 오랫동안 같은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의 예를 거울삼아 사업자 선정 뒤 불거질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방송위의 움직임은 오히려 방송사들을 자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미 위성DMB 사업이 TU미디어콥에 의해 독점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채널정책을 먼저 결정하는 행위 자체가 TU미디어콥을 지나치게 감싸고 있는 것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현상윤 전국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미 수 차례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졌듯이 통신재벌인 SK텔레콤과 TU미디어콥은 올해 말 상용서비스를 앞두고 언론학계에 적지 않은 뒷돈을 대주며 대응논리를 개발해 왔다"며 "더군다나 지난 7월까지만 해도 반대입장이었던 방송위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이나 정치권과 심지어 산업자원부까지 나서 심심찮게 TU미디어콥을 옹호하고 있는 것에 대해 방송계는 강한 의혹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수석부원장은 "위성DMB 사업에 지분을 투자하고 있는 MBC와 SBS 또한 방송사노조들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며 "방송사 경영진들은 지금이라도 공영방송의 책무를 다시 각인하고 국민들에게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상파DMB 개발에 힘써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