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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피해자는 비정규ㆍ일용직 노동자"

민노당, 채무조정 '길거리 법률 상담'에 애달픈 사연 몰려

"자꾸 독촉장이 날라오고, 형사고소·지명수배 내린다는 전화가 계속오는데 어쩌죠?"
"독촉장에 판사 이름 있던가요?"
"아니오."
"판사 이름 없으면 아무 효력 없으니 신경쓰실 것 없구요, 카드연체로 형사처벌 받는 경우는 흔치 않으니 걱정마세요."

카드연체로 최근 추심을 받기 시작한 PC방을 운영하는 임모(42)씨는 반신반의하는 표정이다.

***'길거리 상담'에 쏟아지는 사연들**

<사진 1>

개인 워크아웃 신청후 1백25만 월급에서 42만원씩 떼고나니 다섯 식구 살림에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호소하는 버스운전사 김모(51)씨. 일당 5만원에 한달 꼬박 일해도 수입은 최대 1백50만원인데, 7천만원 워크아웃을 하면 매월 98만원씩 갚아야 하니 도저히 감당이 안된다는 간병인 박모(48)씨. 워크아웃을 신청하자니 최저생계비도 안 남고 안 하자니 추심에 미쳐버릴 지경이라는 법률사무소 직원 강모(29)씨.

민주노동당이 17일 명동 신용회복위원회 건물 앞에 차린 <개인별 채무조정 프로그램 찾기> 길거리 상담소에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신용불량자들이 줄을 섰다. 상담에는 변호사 4명과 오랫동안 상담을 해온 상근활동가들이 나섰다. 민주노동당은 2001년부터 불법추심 대처방법등 전화상담을 해왔지만 길거리 상담은 처음이다.

임동현 경제민주화운동본부 국장은 "채무자들이 거리에서 공개적으로 얼굴을 드러내는 걸 꺼릴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어서 놀랐다.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고 의지할 곳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사진 2>

***"고금리 채무자 대부분은 비정규·일용직 노동자"**

그는 "상담자 대부분이 월수입 1백만-1백50만 수입을 가진 비정규·일용직에 3천만원 이상의 빚을 진 채무자"라며 "우선 추심이라도 피해보자는 심정으로 워크아웃을 찾지만,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가혹한 변제조건으로 결국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며 길거리 상담에 나선 배경을 밝혔다.

그는 "신용회복위는 많은 사람들이 공적인 기관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채권금융기관들의 연합회로 채권자 중심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원금의 2~3배를 기본으로 이자를 지불해온 고금리 피해자들을 '도덕적 해이' 운운하며 방치하고 있다"며 "한해 개인 파산자가 1백60만명에 이르는 미국처럼 한국도 특별한 면책불허 사유가 없는 한 채무자를 사회적 구성원으로 복귀시키는 개인파산제를 확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3>

이선근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은 "6시간동안 70여명이 상담받는 등 반응이 좋다"며 "앞으로 길거리 상담을 확대하고 비정규직 노조 방문교육등을 활성화해 개인파산제를 홍보하고 공적 채무조정 프로그램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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