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로 취임 1백일을 맞은 김원기 국회의장은 최근 공정거래법을 둘러싼 정무위에서의 여야 대치로 몸싸움 등 구태가 재현될 조짐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격렬한 논쟁을 하고 때로는 아슬아슬할 정도까지 가는 것을 나쁘게 표현해서는 안된다"며 17대 국회에 후한 점수를 줬다.
***"지금 입법부는 독립성 확보했다. 거수기 아니다"**
김 의장은 이날 "정치가 변한 것이 국민들에게 잘 인식이 안돼 자화자찬인 감이 있지만 다시 강조한다"며 "17대 총선에서 각 정당별 공천이 대통령이나 당 총재의 개입 없이 투명하게 이뤄졌고, 총선도 관권개입이 전혀 없었다는 데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17대 국회이전까지 여당은 대통령의 거수기 노릇을 했고, 야당은 총재가 하라는 대로 했다"며 "그러나 의장이 임명하는 자리에서도 대통령이나 당에서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을 만큼 입법부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확보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국회라는 곳에서 격렬한 논쟁을 하고 때론 아슬아슬하게 가는 것을 나쁘게 표현해서는 안된다"며 "격렬한 논쟁이 있어야 사회적 갈등도 하고 수렴도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기본선을 넘어서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다시 옛날처럼 드잡이 싸움판이 되서는 국민들이 절대 좋게 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수결이 왜 날치기냐"**
김 의장은 정무위에서 공정거래법을 두고 여야가 대치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내가 나설까 생각도 했지만 가닥을 잘 잡고 해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여야가 막후에서 모든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장을 마련하고 의장으로서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국가보안법이나 과거사 관련 법 등 여야간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에 대해서도 "한도 끝도 없이 대치해서 아무런 일처리도 못하게 될 경우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도 "미리 상황을 예단해서 내가 어떻게 할 것이라고 말 할 수는 없지만 하는 데까지 협상을 하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물리적으로 막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수결이 왜 날치기냐"라고 여야 합의실패시 표결 처리 원칙을 밝혔다.
***"입법지원처 설치. 외교부와 의원외교 협의해야"**
한편, 김 의장은 최근 정부로부터 정책개발 및 입법활동 지원을 위해 1백억원의 예산을 배정받기로 한 데 대해서 시민단체 등의 비판이 일자 이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김 의장은 "국회 예산을 늘린다고 하면 '국회의원들이 하는 일도 없이 돈만 받는다'고 비판을 받았다"면서 "17대 국회에서 의원들의 의안발의는 4배가 늘었는데, 의안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예산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이 돈은 의원들에게 일률적으로 나눠주는 것이 아니고 입법지원처에서 실사를 해 의안을 낸 의원들에게 사후에 지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국회에 예산을 증액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견도 있었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 소리 마라. 국회가 활발해야 정부 개혁도 빨리 된다"고 이해찬 총리가 전한 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며 업적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의장은 의원들의 '외교활동 활성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의장은 "이 때까지 의원들의 외유는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다"면서 "내실 있는 의원외교를 하기 위해선 외교부의 추천을 거쳐 외국에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부와 의회의 협조를 통한 의원외교활동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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