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詐欺)**
모든 생물 가운데 유일하게 인간만이 지닌 멋진 기술. 인간은 그 기술을 쓰기도 좋아하고 그 기술에 당하는 것 역시 싫어하지 않는다.
“까마귀는 훔친다. 여우는 속인다. 족제비는 등쳐먹는다. 하지만 인간은 사기 친다. 사기는 인간의 운명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 ‘사기술’ 첫 부분에 나오는 구절이다.
한술 더 떠 그는 “인간은 사기 치게끔 되어 있다. 이것이 목표이자 대상이고 끝이다. 이러한 이유로 어떤 사람이 사기 쳤을 때 우리는 그가 ‘해냈다’고 말한다.” 라고 덧붙인다.
사기의 아홉 가지 요소로 그는 세세함 흥미 인내 정교함 대담성 초연함 독창성 건방 끼 그리고 ‘씩 웃음’을 꼽는데 어떤 사람이 잠들기 전 한번, 씩 웃는다면 그는 그날 사기 치기에 성공한 것이란다.
이것이 포의 비아냥거림에 불과할까?
아니지. 오늘 우리 주변을 둘러보라. 그리고 사기 당하고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들과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오늘 해냈지.’라며 한번 씩 웃는 사람들이 누구인가를 떠 올려보라. 분명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가.
오, 진실한 사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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