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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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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혼

[한윤수의 '오랑캐꽃']<514>

얼굴이 갸름하고 날씬한데다가
검은 옷에 진주목걸이를 해서 귀티가 나는
필리핀 여성이 왔다.
"저 어떡하죠?"
임신 9주란다.

같은 공장에 다니는 한국인 남성과
원룸을 얻어 동거하다가 임신이 되자 버림받은 거다.
시부모 될 분들한테 인사도 갔었다는데.

그 사내
남인수의 청춘고백처럼
믿는다 믿어라 변치 말자
고 했다가
봉오리 꺾어서 울려놓고 본체만체
하나 보다.

이제 혼인은 물 건너갔고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기를 뗄 건가 말 건가?
"뭐를 원해?"
"아기가 행복한 쪽으로요."
환장하겠다.
떼지 않겠다는 뜻이니까.
미혼모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데!

말이 잘 안 통해서
영어통역이 있는 일요일에 다시 오라고 돌려보냈다

일요일
그녀가 따갈로그 어를 하는 필리핀 신부님과 함께 왔다.
신부님과 동행한 것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지만
천주교 신자로서 아기를 떼지 않겠다는 확고한 표현이기도 하다.

이렇게 된 이상
힘껏 돕기로 했다.
하지만 나도 *별 수단이 없다.

답이 안 나온다.

*별 수단이 없다 : 안타깝게도 출산(예정일) 79일 전에 비자가 만료되므로 비자를 연장하는 게 급선무다. 그 다음에 친자 확인소송을 해서 승소해야 약간의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 이것이 내가 도울 수 있는 전부다. 그러나 여기까지 가는 것도 여러분의 도움이 없으면 어렵다. 선처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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