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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과거사 조사 중립기구' 합의, 조사대상 놓곤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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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과거사 조사 중립기구' 합의, 조사대상 놓곤 '신경전'

우리 "9월중 친일법 처리" vs 한나라 "현대사연구소 재설치"

여야가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한 중립적인 기구 구성에는 접근을 했으나, 조사대상을 두고 여당은 친일진상규명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야당은 해방이후 과거사 규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 "친일법개정안 9월중 통과", 한나라 "현대사연구소 부활해야"**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친일진상법의 개정안을 즉시 심사해서 9월 중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대표는 23일 상임중앙위원회 회의에서 "16대에 통과된 친일진상규명법이 9월22일 발효를 앞두고 있다"면서 "이미 우리당은 개정안을 만들어 제출해 놓고 있는데, 종전 법안이 발효된 후에 다시 개정하면 법적 안정성을 해치게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천 대표는 "9월22일날 개정된 형태의 법이 발효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즉각 이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한나라당 박세일 여의도연구소 소장은 이날 이와 관련, 문민정부시절 설치됐다가 없어진 '현대사연구소'의 재설치를 주장했다. 현대사연구소의 조사대상은 해방이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지난 19일 박근혜 대표가 친일뿐 아니라 해방이후 친북-용공세력까지 모두 조사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소장은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95년 광복50주년 기념사업회가 학술세미나 이후 현대사 사료가 부족해 정리에 문제가 있는 만큼 국내외 광범위한 자료수집과 사실규명을 위한 연구소 설립을 정부에 요구, 97년 정신문화연구원내에 현대사연구소가 설치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교육부 장관이 안병영 현 교육부총리 겸 인적자원부 장관이고 연구소장은 한승수 연세대 교수가 맡았다"며 "이 연구소는 학자가 중심이 돼 해방이후 사료를 수집하고 사실 확인도 상당히 했지만 98년말 예산지원이 안돼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대사연구소를 재설치해 학자들이 국내외 사료를 수집ㆍ정리하고 사실확인을 한 뒤 필요한 경우 국회에 보고서를 내고 입법을 요구하는 순서가 옳다"며 "국회는 그 때 입법이나 예산지원 조치를 하는 것이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현대사연구소 재설치 방안을 조만간 박 대표에게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립적 기구' 구성엔 의견 접근**

이처럼 조사대상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펴고 있는 여야는 그러나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한 중립적인 기구구성에는 일정 정도 의견 접근을 이뤘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과거사 특위의 국회 설치에 대해 "얼마든지 유연하게 처리 할 수 있다"고 밝혀 한나라당과의 의견차를 조율해 나갈 뜻을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국회 산하의 과거사 특위 설치를 제안한 데 대해 수용의 뜻을 밝힌 열린우리당에 비해, 그동안 한나라당은 국회밖에 독립적 기구를 설치해 운영해갈 것을 요구해 왔다.

천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과거사 진상조사의 뜻은 특위를 국회의 정치적 영향력 아래에 두자는 것이 아니라 국회가 지원하는 기구를 두자는 것이고 독립성과 전문성이 갖춰져야 한다고 본다"며 "독립적으로 만들어서 진상조사 하자는 것에는 여야간 의견이 접근됐으니 계속 협상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부영 당의장 역시 "과거사 바로잡기는 곁가지로 나가 본말이 전도되는 일 없이 충실을 기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혀 한나라당과의 불필요한 논쟁은 피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도 이날 상임운영위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이 정치색이 배제된 국회 밖의 제3의 기구를 통해 역사를 조명하자는 우리 안을 수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여당과의 의견접근이 이뤄진 사실을 밝혔다.

그러나 김 대표는 "역사 조명을 담당할 기구가 국회 기구는 물론이고 정부기구화해서도 안된다"며 "의문사위원회의 경우에서 봤듯이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세력의 코드를 맞추기 위해 여러 가지 월권과 이탈행위를 경험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박근혜 대표는 "역사 평가는 역사학자들의 몫이지, 정치인들의 몫은 아니다"라며 "정치인들은 정치적인 목적으로 역사를 재단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를 쓰게 될 것"이라고 중립성 확보를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표는 "지금 야당은 당리당략적으로 하는 것도 없고, 발목도 잡지 못한다"며 "집권당은 정권도 잡고 있고 다수당으로 의회까지 주도할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국론분열과 나라의 여러 문제에 대해 다수당, 집권당인 여당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과거사 문제의 공을 여당에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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